지난해 6월 인천항에 도착해 보세창고에서 잠자고 있던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선생(1917~1995)의 흉상이 드디어 고향 통영으로 왔다.
통영시는 5일 통일부의 반입 허용 통보를 받고 김상영 문화예술과장을 인수 책임자로 한 인수팀을 아침 일찍 인천세관으로 보내 오후 2시경 통관절차를 끝내고 6일 오전 도천테마공원에 위치한 윤이상기념관에서 실물을 공개했다.
▲ 통영으로 옮긴 윤이상 선생 흉상을 개봉하고 먼지를 털어내 손질하고 있다.
이 흉상은 평양 윤이상 음악연구소가 소장한 흉상을 윤이상평화재단에서 북한 만수대창작사에 의뢰해 제작한 복제품으로 고인의 실제 모습을 가장 잘 표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실물 크기는 가로 54cm, 세로 49cm, 높이 83cm 규모며 무게 85kg의 동(銅)으로 견고하고 육중하게 만들어 졌다.
통영시는 오는 19일 도천동에 문을 여는 도천테마공원내 윤이상기념관에 흉상을 전시하고 일반에 공개할 계획으로 좌대 제작에 들어갔다.
통영시와 윤이상 평화재단은 종전에 제작.전시한 윤 선생의 흉상이 고인의 생전 모습과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평양 윤이상 박물관에 전시된 흉상 복제품의 반입을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북측으로부터 흉상을 기증받아 작년 6월4일 인천항까지 운반했으나 흉상 도착 직전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정부가 반입을 보류하는 쪽으로 방침을 바꾸면서 흉상은 인천항 보세창고에 장기간 보관돼 왔다.
물론 통일부의 허가를 받고 추진한 일인데 그만 막판에 국정원이 반입을 불허하는 바람에 그만 창고에 유치되게 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도천테마공원내 윤이상 전시기념관이 개관을 앞둔 시점에서 흉상 전시가 불발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자아내며 통영시가 난감해지게 됐다.
▲윤 정씨가 아버지 흉상을 만지며 살아 생전을 회상하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이군현 국회의원은 국정원을 비롯한 관계기관에 반입 허용을 수차례 촉구하며 빠른 시간내의 통관에 대한 당위성을 주장해 결실을 보게 됐다.
윤이상 선생은 생전에 고향땅을 밟는 게 소원이었다고 한다. 사후에 흉상으로나마 고향땅에 오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한일이 아닐 수 없다.
한편 `윤이상 기념관`에는 선생의 흉상외에도 지난해 10월 독일 베를린을 방문해 가져 왔던 선생이 생전에 연주하던 첼로와 유학 때 사용한 여권, 키홀더에 항상 가지고 다니던 작은 태극기 등 유품 148종 412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 윤이상 선생이 생전에 사용했던 `첼로`
▲ 윤 정씨가 통영시 관계자들과 함께 아버지 유품 전시를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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