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당명 당내 반발, 박근혜 특유의 ‘뭉개기’로 진압
새누리당(구 한나라당)이 7일 새 당명에 부합할 새 로고와 상징색 등을 결정한다.
당초 이날 의총은 새누리당이란 새 당명에 반발하는 일부 의원들의 요구에 의해 열리는 의총이지만,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새누리당에 대한 가․부 결정이 아닌 새 당명에 맞는 새로운 이미지를 결정하는 자리여서 개명된 당 이름은 그대로 갈 것으로 보인다.
당명과 관련해 의총이 열리는 만큼 ‘새누리당’이란 당명은 일종의 해프닝으로 끝날 것이란 기대감도 없지 않았으나, 사안에 따른 당내 반발에 부딪혀 왔을 때마다 박 비대위원장 특유의 문제 해결 스타일인 ‘뭉개기’가 이번에도 드러난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의총을 거쳐 9일 상임전국위원회, 13일 전국위원회에서 당명 개정을 최종 의결한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신한국당이 이전부터 당의 상징색이었던 파란색을 버리고 새로운 색깔을 입힐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새누리당은 새 당명이 결정된 지난 한주 누리꾼들로부터 한껏 조롱을 들어야 했을 뿐 아니라, 당내에서조차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홍정욱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새누리당의 ‘새 세상’이나 한나라의 ‘큰 나라’나, 철학적 깊이에서 뭔 대단한 차이가 있나?”라며 “쇄신은 당명이 나쁘거나 내용이 부족해서 못했던 게 아니며, 핵심은 변화의 의지와 결단인 것을”이라고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전여옥 의원도 “새 당명을 좋아하는 사람은 박 위원장과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 밖에 없다”며 “1%를 위한 정당이라는 걸 이렇게 보여줘야 하나”라고 대놓고 반대했다.
정두원 의원은 “21세기에 눈치 보면서 할 말도 못하고 있는 게 우리 당의 현주소”라며 “논란이 대강 마무리 될 것”이라고 말했고, 전여옥 의원도 “말하나 마나 반응이 있어야지”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 한나라당에서 이름을 바꾼 새누리당이라는 이름이 생소한지, 야당 의원들도 아직까지 입에 붙은 ‘한나라당’이라는 이름을 쉽게 버리지 못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박기춘, 김학재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새누리당’을 거론할 때마다 습관적으로 ‘한나라당’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