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보이지 않은 힘에 휘둘리고 있어…불쌍하다”
민주통합당이 4.11 총선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 심사까지 마무리된 직후 만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이에 대한 불만을 품고 지도부가 사퇴 의사를 표명하는 등 지도부 체제의 균열을 가져오고 있다.
박영선 최고위원이 21일 최고위원직과 ‘MB정권 비리 특위’위원장직도 동시에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명숙 대표 주변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며 “이들로 인해 한 대표가 공천과정에서 힘들어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최고위원직을 사퇴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보이지 않는 힘’이란 당내 신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486 그룹(40대, 80년대 학번, 6월 항쟁 세대)으로 추정 된다.
이인영 최고위원, 사퇴한 임종석 전 사무총장 등이 이 486 그룹에 해당한다. 박 최고위원은 임종석 전 사무총장의 공천 철회와 전혜숙 의원의 광진갑 출마 사퇴를 강하게 주장했었다.
박 최고위원의 사퇴 카드는 이들 486 그룹에 대한 강력한 ‘비토’인 셈이다.
박 최고위원은 경제 민주화를 위해 경제민주화 특위 위원장인 유종일 교수와 19대 국회 최우선 과제인 검찰개혁을 위해 민주당이 영입한 검찰 특수통 출신 유재만 변호사를 비례대표 후보명단에 넣을 것을 강력히 요청 됐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박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사퇴의사를 피력했으나, 지도부에서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 최고위원은 21일 오전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한 대표도 불쌍한 분이시다.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흔들리고 있다”고 뼈 있는 말을 남겼다.
한편, 유종일 교수의 경우 처음 전주 덕진에서 출마를 준비하다, 당 지도부가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해 서울에서 출마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과적으로는 어느 지역구도 공천을 받지 못했고, 비례대표 명단에도 들지 못했다.
유 교수도 이날 박 최고위원과 같은 방송에 출연해 “민주당 지도부가 문제”라며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의 압승이 예상 됐는데, 공천 과정에서 지도부가 선거를 힘들게 만들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편, 민주당은 20일 비례대표 명단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당 최고위원회의, 당무위원회의를 여러 번 거치며 내부 의견을 조율하는 데 심한 진통을 겪었다.
그 과정에서 애초 예정됐던 청년 비례대표 후보자 중 20대 남, 녀 2명은 당선권과 거리가 먼 27,28번에 배정하는 등 민주당이 인재 영입을 하면서 구상했던 총선 구도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인물들이 공천 되면서 급격한 혼란을 겪고 있다.
당 지도부가 혼란스러운 당 내부 상황을 정비하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