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에게는 근력운동이 아닌 걷기, 달리기, 수영 등 유산소운동이 적합한 운동으로 알고 있다. 근력운동을 하다가 자칫 잘못하면 더 큰 부상을 당할 수 있고, 운동 효율이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근력운동이 노년에게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점차 힘을 얻고 있는 추세이다. 구릿빛 피부에 울퉁불퉁한 식스팩까지는 아니지만 분명 노년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근육이 필요하다. 이에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본부장 정남호)는 노년에 있어 적절한 운동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감소하는 근육
노년기에 접어든 사람들의 목표는 무엇일까? 누구나 화려면서도 아름답고 즐거운 노년의 삶을 추구할 것이다. 이런 노년을 보내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능력도 필요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상생활을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체력이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여행을 하거나 손자 ‧ 손녀와 놀아주거나 옷 갈아입기, 목욕, 물건 들기 등의 일상생활을 스스로 처리하며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근육의 힘이 필요하다. 하지만 근육의 양과 힘은 20~25세에 최대에 이른 후 30세를 전후해서 근 세포의 노화가 시작된다.
50세가 되면 근 세포 내 단백질 합성속도가 분해속도보다 느려져 근육이 급격하게 퇴화가기 시작해 20~25세 때보다 10% 정도 감소하고, 65세경에는 25~35%, 80세경에는 40%이상 감소해 일상생활을 위한 기본체력마저 잃는 경우도 있다. 근육은 크게 2종류로 나눌 수 있다.
짧은 시간에 큰 힘을 발휘하지만 쉽게 피로해지는 하얀색을 띄는 속근과 오랫동안 수축이 가능하면서 피로가 느리게 오는 빨간색의 지근이 있다. 노화는 속근섬유의 국부적인 손실 혹은 위축을 일으킨다. 70세 이상 노인들에게서 지근섬유의 평균 면적은 15~20% 감소한 반면, 속근섬유는 40%나 감소한다. 속근섬유는 등과 허벅지 근육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
근육의 노화원인은 근육세포의 감소, 남성호르몬·DHEA·성장호르몬 등의 아나볼릭계통 호르몬 감소, 나이가 들어감에 따른 활동량 감소, 모세혈관의 밀도감소로 인한 근육 내 산소 이용량 감소 등이다.
◇ 젊어서부터 시작하면 좋은 근력운동
노년기의 근력감소는 활동량을 감소시키고, 신체 기능 저하와 낙상의 증가를 가져온다. 특히 다리 근육은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인체 근육의 30%를 차지하는 다리의 근육량 저하는 곧바로 활동량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낙상은 노인들에게 신체장애, 심지어 죽음에 다다르게 할 수 있으며, 노인에게 치명적인 고관절 골절의 90%는 넘어져서 발생한다. 넘어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대퇴사두근(허벅지)의 근력, 근신경기능, 이동능력을 개선시키는 운동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노년에도 근력을 유지하려면 가능한 젊어서부터 근력운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젊었을 때 근육을 키워 놓으면 나이가 들어 근육이 감소해도 생활에 필요한 근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단백질 합성작용 기능이 저하되어 근육을 키우는데 오랜시간이 걸리고, 위험부담도 크다. 20~30대에는 2주만 근력운동을 하면 근육이 10~15%커지지만 60세 이후에는 12주 이상 운동해야 10% 정도 커진다.
더욱이 나이가 들면 근육과 뼈를 연결하는 건(腱)이나 인대의 탄성이 감소해 근력운동으로 인한 부상 위험도가 크다.
◇ 노년의 근력운동 방법
노년에게 있어서 근력운동은 울퉁불퉁한 근육을 만들기 위한 운동이 아니라 생활근력을 유지하기 위한 근력운동이 바람직하다. 처음에는 기구에 익숙해지는 기간으로 기본적인 호흡법, 사용하는 근육군, 운동 후 회복을 위한 스트레칭 등 기본기를 익힌 후 여가의 일부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때 동기부여가 된다면 근력운동을 지속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 운동경험이 적고, 근력운동의 지식이 부족하다면 비교적 가벼운 강도에서 반복회수를 늘려가면서 시작하는 게 좋다.
가급적이면 근력운동은 운동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체계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몸에 큰 무리를 주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운동 전문가와 함께 할 수 없다면 약간의 피로가 올 정도로 운동을 한 후 휴식을 취하고 다시 하는 게 좋다.
운동 회수는 1주일에 3~4회, 1시간 이내가 적당하다. 근력운동은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노년에는 운동 후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줘야 근육 경직과 근육통 등의 통증을 예방할 수 있다.
◇근육을 위한 단백질 섭취도 중요
일본의 교토여대 연구팀은 노년에 기력을 잃지 않고 혼자 돌아다닐 수 있으려면 평소의 음식섭취가 매우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팀은 47~59세의 남성 1,042 명과 여성 1,274명을 대상으로 19년 동안 육류, 생선, 달걀의 섭취와 다른 생활습관을 조사한 결과 적어도 1주일에 두 번 이상 단백질 음식을 먹은 사람들이 저게 먹은 사람들에 비해 신체기능이 훨씬 좋다는 결과를 얻어냈다.
즉, 중년 때 단백질 섭취를 충분히 하면 근육이 강해져 노년이 되어도 생활근력을 잃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