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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정화.리분희 `19년 만의 재회` 불허한 통일부 ‘빈축’
  • 정치부 김현정 기자

“현정화, 리분희 만났다면 남북관계 경색 해결에 상당한 기여 했을 것”

 

『“동무, 우리 꼭 우승하자우!”』

 

깡마르고 키만 삐쩍 큰 여자 선수가 옆에 서 있는 파트너에게 결연한 눈빛으로 투박한 한 마디를 건넨다.

 

옆에서 듣고 있던 마찬가지로 깡말라 키만 삐쩍 큰 그러나 눈빛만큼은 매서운 선수가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화답을 보낸다.

 

이후 상대편에서 받아친 탁구공이 테이블 오른쪽 모서리를 찍고 그대로 넘어가 앳지가 되는 줄 알았던 그 찰나의 순간 우승하자는 말에 화답하듯 작고 가벼운 공을 받아친다.

 

▲ 출처; 영화 코리아공식 홈피

 

바로 영화 ‘코리아’의 한 장면이자, 실제로 있었던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 대회 결승 경기의 마지막 장면이다.

 

1991년은 남,북이 분단이후 최초로 하나가 된 해였다.

 

남과 북이 탁구 단일팀을 이뤄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해 우승을 거머쥐었다.

 

세계 국제대회에서 각자 태극기를 달고 대한민국의 대표선수 혹은 인공기를 앞가슴에 달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대표선수가 아닌 한반도 기를 가슴에 달고 코리아의 대표선수로 뛰었다.

 

한국의 여자 탁구의 대표 선수 현정화 선수(현 대한탁구협회 전무)와 북한의 여자 탁구 선수 리분희(조선장애인협회 서기장) 선수였다.

 

이 선수들은 이미 40대 중년이 됐지만 서로를 그리워하고 추억하는 마음은 여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영화 ‘코리아’ 개봉에 맞춰 중국에서 현정화. 리분희 만남 직전 통일부 제지로 실패

 

영화 ‘코리아’에서는 배우 하지원 씨가 남한의 현정화 선수 역할을 맡았고, 배우 배두나 씨가 북한의 리분희 선수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현정화 선수와 리분희 선수는 199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재회한 뒤 19년 동안 만나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통일부(유우익 장관)가 남.북 여자 탁구선수 단일팀이 세계선수권 우승을 했던 실제 사건을 영화화 한 ‘코리아’의 실존 인물 현정화 선수와 북한의 리분희 선수의 만남을 불허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이명박 정권 이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의 피살 사건을 비롯해 천안함, 연평도 포격 사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경색국면이 계속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2012년 영국 런던 올림픽을 약 2달 앞두고 영화 ‘코리아’가 1991년의 감독을 떠올리면서 민간 차원의 남북 경색관계 해결을 위한 시도가 다각도로 계속되고 있다.

 

영화 ‘코리아’의 제작사는 개봉 일에 맞춰 현정화 선수와 리분희 선수의 만남을 추진했지만 통일부의 불허로 성사 직전에 취소되고 말았다.

 

지난 8일 베이징에서 북한 장애니 선수들과 훈련 중인 리분희 조선장애인체육협회 서기장을 찾아가 만날 계획이었지만 통일부가 막판에 ‘늦춰달라’며 제동을 거는 바람에 무위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에 현 전무는 당시 만남이 무위로 돌아가자 영화 ‘코리아’제작사의 대표에게 “꼭 다시 만나고 싶다.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빠른 시일 안에 만나기를 기대한다. 노력해서 꼭 만나러 가겠다”는 말을 남겨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통일부.국방부, MB정부 세계는 신냉전체제로 재편 움직임 이는데도 대북관계 마냥 손 놓고 있는 ‘무능 끝판왕’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 한반도평화 특위 정청래 간사는 10일 민생안정특위 회의에서 “통일부의 이런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영화 코리아의 실제 주인공인 현정화 선수와 리분희 선수의 만남이 성사됐다면 경색된 남북관계를 푸는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며 “통일부는 불허를 다시 재고할 것을 요청 드린다”고 촉구했다.

 

 

뿐만 아니라 통일부는 민주통합당 한반도 평화 본부가 19대 국회 개원전이라도 통일부와 국방부를 대상으로 남북관계 경색 문제 타결을 위한 만남을 요청했으나 불허 한 바 있다.

 

정 간사는 “통일부의 국방부의 오만한 태도를 성토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같은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앞으로 좌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한편, 1945년 해방 후 국방부 장관(김관진)이 오10일 일본을 방문해 한.일 협정을 체결하고 남북관계와 동북아를 둘러싸고 신냉전체제로 전환되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도 우리 정부가 대북 관계 개선을 위한 어떤 제스처도 보이지 않고 손을 놓고 있는 무능한 모습을 보이자 비난이 일고 있다.

 

민주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 정부는 김정은이 나타나도록 사진 한 장 구하지 못하고 김정일이 서거할 당시에도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칫솔질을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가 거짓말로 탄로 났다”고 연일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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