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수위를 넘어선 김두관의 문재인 때리기, 벌써부터 눈살찌푸리는 유권자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주자 김두관 후보의 행보가 위태롭기 짝이 없다.
김두관 ‘반짝 기대주?’
민주당 지지자들은 김 후보에게 ‘어게인 2002 노무현’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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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의 ‘돌풍’을 기대하며 일찌감치 당내에서는 원혜영, 김재윤, 민병두 의원과 2002년 당시 가장 먼저 민주당에서 노무현 지지선언을 했던 천정배 전 의원 등 정통 호남계 의원들이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캠프에 합류했다. 김 후보의 매력에 18대 국회에서 여성 국회의원의 매력을 물씬 뽐낸 전현희 전 국회의원이 대변인으로 합류하기까지 했다.
경남도지사직을 사퇴하고 대선 출마 선언 이후에는 2%대 불과했던 지지율이 5%대로 껑충 뛰어 오른 가하면, 캠프 대변인이 민주당 대의원 조사에서는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후보를 꺾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상기된 모습을 보였다.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진짜 김두관이 일을 내는가?` 하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민주당 취재 기자들도 지지율 차이가 큰데도 김두관이냐, 문재인이냐 쉽게 판단이 서지 않았다.
김두관, 손학규, 정세균 후보측에서 주장하는 결선투표제가 받아들여지자, 민주당 한 인사는 “잘못하면 (결선투표제를 수용한) 문재인이 독배를 마실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인사나, 민주당을 취재하는 기자나 최종 후보가 누가 될지 확신 하지 못하는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김두관 돌풍 기대감이 본격적인 대선 경선에 들어가기도 전에 팍삭 쪼그라들 기미가 감지되고 있다.
김두관, 계속되는 ‘헛발질’ 단순 실수 인가?
김 후보의 연이은 헛발질 때문이다.
경선 룰을 놓고 손학규. 정세균 후보와 담합을 이뤄 완전국민경선제를 주장하면서 이 같은 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경선 보이콧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는가 하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오히려 정치적 주가가 상승한 정동영 상임고문이 자신을 지지 선언했다고 경솔하게 언론에 공표해 정 고문이 급히 ‘엄정 중립’ 입장을 밝히며 진화에 나서는 ‘헤프닝’까지도 크게 보면 단순 실수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러나 안철수 원장의 책 출간과 <SBS 힐링캠프> 출연 소식이 전해지자 경쟁자로서 각을 세우는 정도를 넘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때는 생떼 쓰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질 정도였다.
짧은 시간 안에 당내 경선을 통과해야 하는 김 후보로서는 출마 선언 이후 반짝 급등하던 지지율이 또 다시 답보 상태에 머무르자 갑갑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사적인 방송 오락 프로그램에까지 출연을 시켜주지 않는다며 형평성 운운 하는 모습은 김 후보의 사안에 대한 객관적 판단력을 의심케 할 정도였다.
김두관, 네거티프 전략으로 승부?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김 후보가 아직까지 중앙 정치에 적응을 못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여기까지는 김 후보에 대한 신선한 기대감이 한 풀 꺾이는 정도에 불과했지만, 이후 경선후보 합동 토론회에서 보여준 문재인 후보에 대해 무차별 공격을 가하는 모습은 실망을 넘어 여론을 분노케 하고 있다.
특히, 김 후보가 아슬아슬하게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23일 있은 첫 합동토론회에서 문재인 후보를 향한 ‘비문’ 주자들의 십자포화는 이해 못할 바 아니나 김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신 분으로서 노 대통령의 비극에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문 후보를 몰아세운 것은 패착 중의 패착이었다.
이 같은 말이 김 후보가 처음 한 말도 아니다. 조경태 후보가 대선 후보 출마 선언이후 문재인 때리기 선봉에 서면서 가장 먼저 했던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조경태 후보의 입에서 나온 말과 김두관 후보의 입에서 나온 말은 무게감이 다르다.
조경태 후보는 친노이긴 하지만 친노세력으로 볼 수 없다. 친노 세력과 각을 세우고 있는 사실은 굳이 비밀도 아니거니와 조경태 후보는 참여정부에서 어떤 혜택도 입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정치적 금도를 넘어선 발언에 면죄부를 가지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참여정부에서 장관을 지냈고, 노무현의 정신을 계승한다고 공헌한 김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실망을 넘어 여론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험악해지는 여론 “어떻게 김두관이...”
김 후보의 이 같은 발언 이후 민심의 반응은 험악했다.
진보적 성향의 한 포털사이트의 카페 회원인 닉네임 ‘치명적인******’는 “막말도 정도껏이지 수준이 드러난다”는 댓글을 달았고, 또 다른 회원 ‘***심판!’은 “김두관 가면 갈수록 실망이다. 괜찮은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도를 넘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 `midnight ****‘은 “리틀 노무현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이사람 검증 안 되고 무존재였는데 어느 순간 리틀 노무현이라면서 막 그럴 때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맹비난했다.
이 밖에도 더 심한 욕설까지 곁들인 비난의 글들이 줄을 이었다.
‘어떻게 다른 사람도 아니고 당신이...’라는 반응이다.
금도 넘어선 ‘대북송금특검법’ 공격...민주당에서도 ‘도 넘었다’는 반응
급기야 25일 있었던 광주.전남 합동연설회에서 금기사항이나 다름없는 “참여정부의 대북송금 특검법은 잘못된 것”이라고 했을 때 반응은 더욱 격했다.
먼저 말을 꺼낸 건 손학규 후보지만, 손 후보의 출신이 새누리당의 전신 한나라당인 점을 아는 국민이 받아들이기에는 같은 말이지만 김 후보와는 급이 다르다.
‘돌풍’ 기대주인 김 후보는 이미 손 후보와 정치적 체격 자체가 달라졌다는 방증이다.
미래와 인물을 보고 투표하는 광주, 전남의 민심을 감안했을 때 민주당의 최종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광주 민심을 꼭 얻어야 하는 절박함은 이해 못할 바 아니나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를 갈라치기 하려는 그 속셈은 치졸하기 짝이 없다는 반응이다.
더군다나 ‘대북송금 특검법’으로 직접적인 책임을 지고 실형을 살고 온 DJ의 복심 박지원이 민주당의 원내대표로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공격은 필요에 따라 어느 때는 ‘민주정부 10년’이고 어느 때는 김대중, 노무현 갈라치기 하는 모습이 곱게 받아들여 질 리 만무하다.
적어도 ‘대북송금 특검법’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사람은 박지원 원내대표 뿐이다.
이럴수록 국민들은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그 반사 효과로 외부에 있던 안철수 대세론만 굳어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
민주당내 한 인사도 “도를 넘었다”는 반응이다.
‘문재인으로 질 것인가, 김두관으로 이길 것인가’ 눈살 찌푸리게 할 만다는 홍보물 논란
더군다나 김 후보가 이날 선보인 홍보물은 ‘김두관 실망’의 정점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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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을 콕 찝어 ‘문재인으로 질 것인가, 김두관으로 이길 것인가’라는 문구는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문재인 캠프 측 문용식 대변인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두관 후보는 문재인 후보가 적인가요? 너무 심하잖아요?”라고 불쾌한 심경을 내비췄다.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이에 대해 김두관 후보측 정진우 대변인은 “김두관 후보 홍보물의 카피가 문제가 아니라 정작 문제는 문재인 후보의 경쟁력 없음”이라며 뭐가 문제냐는 식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측의 홍보물 논란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후보가 나경원의 전철을 밟게 되는 것 아니냐는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지난해 10.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박원순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전략으로 일관하다 ‘1억 피부과’ 한 방에 훅 간 전적이 있다. 이후 ‘1억 피부과’를 폭로한 ‘나는 꼼수다’ 제작팀과 시사주간지 <시사IN>의 주진우 기자와 소송전을 펼치다 19대 총선에 출마도 하지 못한 채 현재는 정치 재기가 불투명해 진 처지다.
“김두관 박근혜쪽에서 보낸 첩자인가?”
김 후보의 선거 홍보물 논란이 일자 트위터 이용자 ‘레인메이커 @mettayoon`은 “문재인으로 질 것인가, 김두관으로 이길 것인가가 정권교체를 원하는 주요 관심사가 아니라 문재인으로 이길 것인가, 안철수로 이길 것인가’가 큰 관심사일 뿐”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소설가 공지영씨도 트위터를 통해 “이건 아니죠. 김두관의 적은 오로지 문재인인가요? 진짜 이건...”이라고 비판했다.
트위터 이용자 Johnny K ‘미권스’(@kzaanf****)도 “김두관의 슬로건 위험 수준”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 네티즌(닉네임 피부*)은 카페 게시판에 댓글로 “네거티브로는 이길 수가 없다”며 “나경원 진 거 보라”고 쓴소리를 날렸다.
다른 이용자 ‘마음**’는 “김두관 자신도 이번엔 안 되는 거 알고 이미지 메이킹해서 차기 노리는 것 같다”며 “(그러나 나는) 차기에 야권 단일후보로 만에 하나 김두관 후보가 결정된다 해도 절대 안 뽑을 것이다. 이번에 추한 모습 제대로 봤다”고 맹비난했다.
또 다른 이용자 더블 ****는 “차기엔 박원순 시장이 짱짱하게 버티고 있어 이번 경선이 김두관 인생의 마지막 리즈시절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 ‘우린같은꿈을꾼***’는 아예 “이 분 저쪽에서(새누리당 박근혜 캠프) 보낸 첩자냐”고 농담 섞인 음모론을 제기하기 까지 했다.
대부분 20,30 젊은 세대들의 반응이라 김 후보 측에서는 긴장해야 할 대목이다.
정치에 적극 참여하는 젊은 세대들은 현재의 힘든 상황도 상황이지만 ‘이기기 위해서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 정글 사회’와 ‘피도 눈물도 없는 정치적 공세’에 환멸을 느낄 대로 느낀 세대이며 이러한 사회가 바뀌기를 누구보다 열망하는 세대다. 이 지점이 바로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원장의 ‘패자에게 요람이 되는 세상’, ‘낡은 체제의 타파’가 만나 폭발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김두관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 비해 경쟁력 있는 점으로 뽑힌 부분이 바로 ‘권력에 대한 강한 의지’였다. 문재인 후보가 숱하게 지적 받았던 부분이 바로 권력에 대한 의지가 안 보인다는 것이었다. 만약에 김 후보가 이 점을 더욱더 부각시키기 위해 무분별한 공격성을 선거 전략으로 택했다면 ‘명백한 패착’이다.
예비 경선은 어떻게 통과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본선에서 마저 이러한 선거 전략을 고수 한다면 김 지사가 그토록 주장했던 결선 투표를 치르기도 전에 1차 본선에서 문재인 후보에 과반 이상 득표를 몰아주는 사태가 발생하게 될 것이다.
김두관, 2007년 이명박VS박근혜 경선과열 반면교사로 삼아야...
김 지사는 2007년 한나라당의 박근혜 후보와 이명박 후보의 경선 과정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필요가 있다. 당시 이명박 후보측에서는 박근혜 후보와 최태민 목사의 사적인 관계를 황색저널리즘 수준의 치정관계로 몰아가는 경선 과열로 여러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당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이 같은 경선과정을 지켜보면서 “이렇게 독한 경선은 처음 본다”고 고개를 내두른 바 있다.
김 지사는 이 점을 새겨들어, 경선 과열과 경선 흥행은 다르다는 점을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