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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례로 본 `명절 스트레스 파경'
  • 한창식 기자
배우자 배려ㆍ가사노동 분담이 `예방책`
 
민족 최대 명절인 한가위를 맞아 반가운 친지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이지만 배우자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부족할 경우 자칫 명절이 파경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판례를 통해 확인됐다. 

6일 대법원에 따르면 `명절 스트레스`가 부부간 갈등을 격화시켜 이혼으로 연결된 사례가 최근 적지 게 발생했다.

1984년 결혼한 김모씨 부부는 올 5월 서울가정법원에서 13년간의 단란했던 결혼 생활을 마감했다. 남편 김씨 집안의 맏며느리였던 아내 이씨는 명절이나 제사 때가 돌아오면 음식을 차리고 궂은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늘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래서 최근에는 명절이 돌아와도 시부모 댁으로 잘 가지 않았고 가더라도 음식 준비가 다 끝날 무렵 빈손으로 들르곤 했다. 김씨는 이런 아내의 태도에 항상 불만이었고 이를 계기로 이후에는 아내의 일거수 일투족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남편과 아내는 사소한 문제로 자주 다퉜고 결국 법원에서 이혼에 이르렀다.

결혼한 지 15년이 된 K(여)씨도 맏며느리여서 혼인 이후 명절 때마다 시댁에 가느라 친정에 가지 못하는 것이 불만이었다.
 
의무만 강요당한다고 생각하고 있던 K씨는 2002년 추석 때 동서는 친정으로 가고 자신 혼자 집안일을 하게 되자 기분이 크게 상했다.
 
이러던 참에 시어머니, 시누이와 말다툼을 벌였고 여기에 남편까지 가세해 `집안 분위기를 망쳐놓는다`며 자신을 질책했다. 화가 난 K씨는 이듬해 집을 나와버렸고 결국 두 사람은 2004년 합의이혼했다.

서울에 사는 이모씨는 지난해 2월 설 명절 기간에 다른 형제들이 집에 찾아오지도 않고 제사도 제대로 지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화가 나 가족 4명이 사는 자택에 불을 질렀다가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대구에 사는 이모씨는 2000년 부인의 친정에서 제사를 마치고 음복을 한 아내가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린다는 이유로 심하게 폭행했다가 경찰 조사를 받고 기소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교회에 다닌다는 이유로 제사를 거부해 가족의 따돌림을 받았다`, ` 제사를 지낼 때나 성묘를 갔을 때 다른 가족이 있는 자리에서 모욕감을 주는 언사를 했다`는 등의 사유가 원인으로 작용해 법원에서 합의이혼하는 사례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남녀 모두 배우자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와 여성들도 함께 즐거운 명절이 되기 위한 가족간 대화, 가사노동을 분담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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