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경 순경 / 고성경찰서 경무계
때 이른 봄을 재촉하듯 포근한 날씨와 함께 마트에서 부모의 손을 잡고 신학기 준비물을 사려는 아이들의 모습을 종종 보고는 한다. 아이들 손에 들린 캐릭터 가방과 어설프게 집어든 연필을 보며 같이 온 부모들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연신 주위를 살핀다.
이렇듯 봄 신학기가 다가오고 예비소집 일을 준비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는 반면`` 예비소집 일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이른바 제2의 ‘신원영아동’들이다. 신원영 사건은 ‘평택아동학대살해 암매장사건’이라고 알려진 것으로 우리에게 추웠던 겨울 만큼이나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게 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같이 우리네 기억 속에서 잊혀만 갔다.
아동학대 근절을 위해 경찰과 여러 기관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작 필요한 것은 이웃주민이나 동급생들의 아주 작은 관심과 참여이다. 이미 교육청에서도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예비소집일 참석 전수조사를 하고 있고 경찰에서도 졸업식 뒤풀이 사고예방과 신학기 아동학대예방을 위해 직접 학교로 나가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참여하고 관심을 보이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계절에 맞지 않은 옷을 입었거나 예비소집 일에 참여하지 않은 아이`` 또는 우리 아이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 말수가 적고 겁이 많으며 상처가 있는 아이들을 눈여겨 살펴보자.
우리 주위에는 새로운 시작으로 들떠 있어야 할 아이들이 차디찬 학대에 휩쓸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모두의 관심으로 그들에게도 지금 이 순간 봄이 오고 있다는 것을 절실히 알려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