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인터넷뉴스

  • [연재]굴복하지 않는 고려인의 용기를 기억합니다-1
  • 고성인터넷뉴스2019-04-01 오후 06:34:32


이 글은 고려인 독립운동 기념비 건립비용 모금을 위한 기획 연재 글로 펀딩 사이트 <같이가치>에 함께 실리는 글입니다.


고려인독립운동 기념비건립 국민추진위원회- 김신 출처.jpg

   

(1) 연재를 시작하며/ 고려인`` 어디 사람이니?

국경 너머의 고려사람

   

1863`` 연해주 노보고르드스키 국경감시소 담당관은 군() 총독에게 짧은 보고를 한다.

   

<한인 13가구가 빈곤과 굶주림`` 착취를 피해 비밀리에 남 우수리스크 포시예트 지역의 치진헤에서 농사를 짓고 있고`` 이곳에 정착해 살게 허락해줄 것을 요청한다>

   

이 보고서는 뒤에 러시아 극동 지역의 한인 거주 사실을 담은 최초의 공식문서가 된다. 당시는 조선 말기`` 같은 해 12살 왕(고종)이 임금에 오른다. 몇 해 뒤 대홍수가 북부 지방을 덮치고 굶주린 사람들은 세금수탈이 없는 기름진 땅을 찾아 어디든 가야 했다. 국경은 문제가 될 수 없었다.

   

연해주 지역에는 어느새 러시아인보다 더 많은 조선인들이 모여 살게 됐다.(1890년 말 러시아의 인구조사에 따르면`` 조선말을 하는 사람이 26``005명이라 한다.) 이들은 공동체를 이루고 벼농사를 지으며 자신들을 고려사람이라 불렀다. 러시아어로는 카레이스키(корейский). 번역하면 코리아사람. 우리는 이들과 그 자손을 고려인이라 부른다.

   

안중근 의사.jpg

 

반복되는 삶`` 잊어진 이야기

   

150년 뒤`` 고려인들은 다시 한국 땅을 밟는다. 강제 이주와 소비에트 연방 붕괴와 같이 이들을 둘러싼 역사는 삶의 터전을 자꾸만 휩쓸어 가고`` 이주의 역사는 끝나지 않는다. 이들의 증조모는 조선에서`` 조부모는 극동 연해주에서`` 부모는 중앙아시아에서 태어났다. 도돌이표처럼 그 자신은 부모가 조선 땅이라 부르던 한국에 온다. 종일 낯선 땅을 일구던 고려인 1세의 역사는 변두리 공장 담장 안에서 되풀이된다.

   

일터에서는 이들에게 물어온다. “어디 사람이냐.” 우즈베키스탄 () 국적을 가졌으나`` 러시아 말을 쓰고`` 조선의 문화를 지녔다. 답하지 못하고 서툰 한국말로 되묻는다.

나는 러시아 사람인지`` 우즈베키스탄 사람인지`` 한국인인지.”

   

그의 혼란은 이곳에선중요하지 않다. 국내 8만 명이 있다고 추정되는 고려인들을 우리는 본 적 없고 만난 적 없다. 체류자격이나 비자와 각종 정책은 고려인들을 공단 옆 가난한 동네에 몰아넣고`` 값싼 노동력으로만 있게 한다.

   

부모를 따라 한국에 온 고려인 4세는 역사 수업시간에 물었다고 한다.

선생님`` 안중근 의사도 고려인이라는 사실 아세요?”

(안중근 의사는 1907년 연해주로 건너가 의병에 가담했다. 고려인 1세대라고 부를 만하다. 당시 연해주 일대에 항일의병으로 참가한 고려인 수는 10만 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럴 수도 있겠구나`` 그저 그 한마디. 교사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외국에서 왔기에 말이 어눌하고 가정형편이 좋지 않은 학생이 하는 소리일 뿐이다. 아이가 할머니에게 듣던 수많은 고려인 선조들의 이야기는 이곳에머물지 못한다.

   

연해주 고려인(한인) 마을 모습.jpg

 

어디 사람`` 존재하는 사람

   

이야기는 머물지 못해도 사라지지 않는다. ‘내가 어디 사람인지묻는 이들은`` 그러나 1세대 고려인을 기억한다. 항일항쟁에 참여했다는 자부심`` 강제이주의 슬픔`` 개척의 자부심`` 변주를 거듭해오며 지켜낸 문화와 공동체이 모든 이야기들은 가슴에 켜켜이 쌓여 자신들의 역사와 정체성`` 그러니까 고려인을 만들어 왔다.

   

수업시간에 손을 들어 안중근 의사를 내뱉은 고려인 4세는 고려인이 여기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이들의 지나온 역사는 이야기되지 않고`` 이들의 현재는 말해지지 않는다. 우리의 무심함과 이들의 존재가 연재를 시작한 이유이다. 4세대에 걸친 고려인의 역사와 현재 삶을 여덟 차례의 이야기에 담고자 한다.

   

다음 이야기 : 3차례의 이주`` 3세대의 기억(1)

   

고려인은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등) 지역에 살고 있는 한민족이나 그들의 후손을 이르는 말입니다. 조선말과 일제강점기에 연해주 지역으로 대규모 이동하여 정착`` 이후 1937년에 러시아 극동지역으로 강제 이주 되는 비극을 겪기도 했습니다. 현재 한국을 포함 세계 여러 곳에 80만 명의 고려인이 있다고 추측합니다.

   

고려인 독립운동 기념비건립비용 모금을 위해 기획 연재합니다. 펀딩 사이트 <같이가치>에 함께 기재합니다. 고려인 독립운동 기념비는 연해주 지역에서 이뤄진 고려인의 항일항쟁 역사를 대한민국 땅에 적어내리는 기록입니다. 낯선 땅에서 굽히지 않고 삶을 지켜낸 이들`` 더 나아가 자유와 독립을 위해 싸웠던 그러나 이름 없이 잊힐 수밖에 없던 수많은 이들을 기억하는 작업에 함께해주시기 바랍니다. 고려인 독립운동 기념비 건립 5만 명의 건립자가 돼 주십시오.


_ 고려인독립운동 국민추진위원회

   

후원참여 : 신용협동조합 131-017-209819 안산희망재단

기념비 건립 모금을 위한 스토리펀딩 사이트 바로가기 (https://together.kakao.com//fundraisings/63892)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