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축자원화 센터! 말 그대로 가축의 분뇨를 재활용해 자원화 한다는 시설이다. 재활용, 자원화, 참 좋은 말이고 의미 있는 말이다. 화학비료가 없던 옛날에는 영농을 하는 농가라면 누구나 소 돼지 한 마리씩 길러 그 분뇨를 재활용해 퇴비로 사용했었다. 가축분뇨를 축적했던 옛 헛간은 바로 농업의 근간이었던 것이다.
지금도 생명환경농법, 무농약농법, 오리농법, 무항생제농업, 유기농법 등 갖가지 친환경농업에서도 건강한 농산물 생산을 위해서는 질 좋은 퇴비의 활용이 필수라고 할 수 있다. 버리면 쓰레기요, 쓰면 자원이다. 돼지분뇨의 경우 이제껏 바다에 버려왔다. 말 그대로 쓰레기였고 환경을 해치는 주범이었다. 그렇지만 예전처럼 잘만 쓰면 가축분뇨는 폐기물이 아니라 우리가 먹고 사는 것을 해결해주는 1차 산업에서 가장 소중한 자원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대형화돼가는 축산전업 농가나 영세한 농가나 가축분뇨를 재활용하기는 점점 어려워져만 간다. 버릴 수도 없고 제대로 쓰지도 만만찮다. 퇴비 살포기가 4~5천만 원, 트랙터만 해도 5~6천만 원이다. 가축분뇨를 운송하고 살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에도 너무나 열악한 조건이다. 이런 면에서 경축자원화센터는 축산업, 농업, 수산업, 환경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다.
문제는 님비(NIMBY)현상이다.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 해도 우리 마을만은 안 된다는 마을 주민의 심정. 잘 안다. 하지만 그것은 혐오시설일 때 이야기다. 조금만 생각을 바꾸자. 경축자원화센터는 소위 ‘똥공장’이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농어업과 축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소중한 자원을 제공하고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자원화시설이다. 주민들의 반대를 대화와 타협으로 잘 풀어 경축자원화시설을 건립하고 잘 운영하는 곳이 전북 무주를 비롯해서 몇 군데가 있다.
혐오시설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면 견학부터 다녀오자. 시설 가까이 있는 마을주민들이 땅값도 더 오르고 오히려 활력이 넘치는 마을로 변했다고 좋아하는 모습도 확인하고 오자! 반갑게도 이미 견학을 다녀오신 분들은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쉽지 않을 결정을 내려야 할 주민들을 위해 고성군에서도 주민들의 숙원사업 등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우리 고성이 경축자원화 시설로 인해 분열이 아니라 이를 극복함으로서 화함과 소통의 대명사로 거듭나기 바란다. 그리고 축산강군, 농업강군, 어업강군으로 발돋움할 계기를 마련하기 바란다. 후손들에게 물려줄 깨끗한 환경은 말할 것도 없다.
고성군농업경영인 회장 손상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