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인터넷뉴스

  • 농업인의 날 빼빼로 선물한 관공서
  • 한창식 기자2010-11-12 오전 7:09:28

11월입니다. 11월하면 언뜻 가을의 낭만을 떠올릴 수도 있겠습니다만 고성이 고향이거나 농촌에서 태어난 사람들이라면 언제부턴가 11월은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많은 사람들이 시름에 젖는 시기라는 사실을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이제 또 농민들은 군청 앞마당에 쌀가마니를 쟁여놓고 붉은 띠를 머리에 두르고 한 가마니라도 더 팔아보려고 처절한 하루하루를 보내야 하는 시기가 됐습니다.


이런 지경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희한한 경우가 생겼습니다. 고성 관내 어떤 관공서에서 `농업인의 날`인 오늘`` 해당 관서를 찾은 시민들에게 빼빼로를 선사하는 사은 이벤트를 벌였다는 겁니다.


독자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날이 갈수록 농민들의 삶은 팍팍해지고 농업농촌이 살길을 못 찾아 어떻게 하면 경쟁력을 갖추고 험난한 FTA를 넘을 것인지 힘들어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디서 왔는지`` 추수를 마치고 수매가격 결정으로 분주한 오늘 11월 11일이 하필이면 밀가루로 만든`` 그저 길쭉 하기만한 빼빼로를 먹고 주는 날로 돼 버렸는지요?


정부에서는 1996년 11월 11일부터 이날을 ‘농업인의 날’로 선포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있고`` 일부 민간에서는 또 이날을 ‘가래떡 데이’로 이름하며 쌀 소비를 촉진하는 운동을 벌이는 이 마당에 그것도 관공서에서 공공연히 ‘빼빼로 데이’를 기념한다면서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빼빼로를 선물로 주었다는 것 아닙니까?


더 가관인 것은`` 해당 관공서에서 고객들에게 빼빼로’를 나눠주고는 저희 고성인터넷뉴스에 ‘미담사례’가 있다며 해당 관공서 직원이 전화로 제보를 한 뒤`` 이 내용을 이-메일로 보내오기까지 한겁니다.


그저 웃고 넘어가기가 쉽지 않았고`` 앞으로는 이 문제의 밀가루로 만든 ‘길쭉한 과자를 먹고 주는날’을 좀 없앴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같은 시각`` 고성군청의 어떤 과에서는 해당 과를 찾는 시민들을 위해 팥고물을 얹은 ‘시루떡’을 내 놓은 것을 보았습니다. 같은 관공서라도 이렇게 다를 수가 있었습니다. 그 시루떡이 어떤 이유로 손님 앞에 나와 있었는지는 몰라도 농업인의 날인 오늘을 염두에 두고 손님에게 내놨던 떡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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