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대폭발의 비밀
소원주 지음/사어언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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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0세기에 백두산이 폭발했다. 당시 백두산 일대를 거점으로 광범위한 동북아의 패권을 쥐고 있던 발해가 그즈음에 멸망했다. 그리고 발해와 관련된 대부분의 자료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해동성국을 자랑하며 맹위를 떨치던 고구려민족이 역사 속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것, 지은이는 일본의 화산전문가 마치다교수의 논문과 자신의 연구에 근거해서 비교적 일반인도 볼 수 있는 백두산 화산 폭발의 비밀과 관련된 책을 내놓았다.
올해 일본해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이 일본의 ‘도호쿠지방’이라 일컫는 북해도 남단 일본 북쪽지방이다. 바로 그곳은 백두산으로부터 동쪽으로 멀리 1,000킬로 이상 떨어져있다. 백두산의 화산재가 서풍을 타고 동쪽 일본으로 건너가 지층 속에 퇴적돼있었다. 백두산화산폭발은 서기 이래 전 세계에서 가장 커다란 폭발이었다. 그러나 중국이든 일본이든 아니면 당시 고려에도 백두산 화산폭발에 대한 기록은 아예 없다. 왜 그런 일이 발생했을까?
저자는 역사와 지질학을 연관 지으며 발해의 멸망과 백두산 폭발이 관련됐음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10여년 가량의 차이가 발생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백두산이 두 번에 걸쳐 폭발했다는 일본 퇴적층 일부 연구자들의 자료를 접하기도 하면서 학술서에 가까운 이런 종류의 책이 이렇게 술술 넘어갈 수도 있도록 흡인력 있게 집필했다.
화산과 관련한 풍부한 해설과 백두산, 그리고 당시의 역사를 비교해가면서 하얀 머리의 백두산이 이고 있었던 것은 백설의 눈 더미가 아니라 백색 화산재였음을, 백두산이라는 명칭이 고려 이후부터 시작됐음을, 발해 유민들의 고려 흡수과정에 대해, 그리고 백두산의 미래에 대해 나름의 견해와 연구결과들을 풀어 놓는다. 결국 백두산은 여전히 숨 쉬며 활동하고, 언젠가는 다시 폭발 할 수도 있음을 알린다. 노쇠한 화산이 아닌 청년 화산 백두산에 대해 분석해 놓은 책.
최근 북한과 관련된 거의 모든 정부 간 교류나 민간 교류가 경색됐다. 그러나 백두산 화산 연구는 여전히 남북과 중국, 일본이 공동으로 진행 중이다. 중국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백두산의 화산 관련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으며, 일본 역시 이에 대한 전문가 파견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남쪽에서 그리고 북쪽에서 면밀한 연구와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여전히 묻혀있는 발해의 사라진 역사에 대한 공동 연구가 필요하다. 이 책, 전문 연구서에 가깝기는 하나 일반인이 볼 수 있을 만큼 쉽게 써놓았다. 한번쯤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