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용 /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정책실 객원교수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신천지에 우호적 태도를 보이는 미통당 사람들과는 별도로`` 신천지에 대한 마녀사냥이 진행 중이라고 우려하는 사람이 더러 있습니다.
일단 마녀사냥은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첫째``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가 대중적이다. 둘째`` 마녀가 아닌데도 마녀로 몰려 박해받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은 첫 번째는 충족하나 두 번째는 ‘아직 아닌’ 국면입니다. 물론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마녀사냥’으로 비화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는 걸 막기 위해 신천지에 대한 혐오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으나`` 제 생각은 다릅니다.
전에도 썼지만 ‘본래적 의미의 혐오감’은 개체 및 집단의 건강과 안녕을 지키기 위해 형성된 인간의 본능적 감각입니다. 뜨거운 것을 피하고 날카로운 것을 조심하며 더러운 것을 멀리하는 건 인간 ‘본능’에 속하는 태도입니다. 이런 태도는 교육과 계몽으로 억제할 수 없고`` 억제할 필요도 없습니다.
지금 짚어야 할 건`` 신천지에 대한 대중적 혐오가 고조되는 현상이 과연 오해와 편견에 따른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에서 자기 종교를 속이고 접근하여 포교하는 건 ‘사기’라고 봐야 합니다. 이른바 ‘정통 교단’에 의해 이단이나 사이비로 규정된 종교가 여럿 있지만`` 그들 모두가 자기 진짜 종교를 숨기고 사기꾼 같은 방식으로 포교하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최근 코로나 감염증이 유행하는 상황에서 ‘일부’ 신천지 교도가 보여준 반(反) 인간적 태도는 대중의 비난을 받아 마땅합니다. 자기들의 개인적`` 집단적 이해관계를 공동체 전체의 안녕보다 앞세우는 종교집단과 그 신도들이 자기 일신과 가족 및 사회 전체에 심대한 해악을 끼친 사례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이런 종교집단들이 내부로부터 파열하면서 사회에 큰 해를 끼치는 때는 주로 ‘교주’가 사망할 때였습니다. 교주가 사망하면 늘 내분이 일어났고`` 그때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죄 없는’ 신도들이었습니다. 장담하건대`` 신천지 교주도 결코 영생하지 못합니다. 그 이후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신도들에 대한 경고를 멈추어서는 안 됩니다.
물론 신천지 교도라고 해서 해고하거나 폭행하는 등의 ‘물리적 박해’를 가하는 일이 생겨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하지만 ‘공론의 비판’은 필요합니다. 당장 ‘신천지에 대한 혐오를 멈추어라’라고 외치는 건 올바른 태도가 아닙니다. 오히려 신도들에게 ‘경고의 신호’를 계속 보내는 것이`` 인류애와 지성을 배신하지 않는 태도라고 봅니다.
전우용 /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정책실 객원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