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쯤부터 느닷없이 ‘海上王國 소가야’ 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다. 이거 어디에 근거해서 이렇게 고성군을 ‘海上王國’이라고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실제 海上王으로 알려진 ‘장보고’가 활약했던 완도군의 경우 장보고가 청해진을 설치하고 해적을 물리치고 해상권을 장악하며 해상무역을 이끌었던 역사 사실이 있고`` 완도군이 섬이기도 해서 ‘해상왕국’이라고 자랑해도 누가 무슨 말을 못 할 지경에 있지만 차마 그렇게 흰 소리를 하지는 않는다. 침소봉대 하지 않으려는 태도다. 그런데 도대체 고성군이 해상왕국이라니 이거 너무 지나치지 않은가.
소가야가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2천 년 이상이 지났지만 아무 소리 없다가 오늘에 와서 느닷없이 ‘소가야 고성군이 2천 년 전에는 海上王國이었다’고 하니 이게 무슨 일인가 말이다. 안타깝게도 우리가 그토록 자랑하는 ‘소가야’는 역사에 남아 있지 않다. 다만 흔적으로 삼국사기에 고성군을`` 고사포국(古史浦國)이나 고자국(古自國)으로`` 삼국지 위지 동이전 변한조에는 고자미동국(古資彌凍國)이라고 표기하고 있고`` 일본서기에는 고(구)차국(古(久)嵯國)이라고 이를 뿐이다. 우리가 편년체나 기전체 형식의 책을 읽어 역사를 알게 되는 것처럼`` 언제 누가 나라를 세우고 다음 왕이 누구고 사회제도가 어떻고 어느 나라와 전쟁을 치고 따위의 소가야역사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는 말이다.
海上王國이라고 이르려면 탐라국(제주)`` 우산국(울릉도)처럼 실제 바다 위에 따로 떠 있는 섬나라라야 그렇게 불러도 무방할 것 아닌가. 그런데 고자미동국은 섬이랬자 자란도 와도 정도인데`` 거기서는 질그릇 쪼가리 하나 나온 것 없으니 海上王國은 일찌감치 틀린 말이다.
아마도 역사학자가 가야시대 이야기를 하다가 ‘바닷가에 있었으니 해상활동도 활발하게 벌였을 것이다’는 말 정도를 흘린 것을 ‘海上王國’으로 크게 부풀렸지 않을까 싶은데`` 그런 과감함이 있다면 당장 엉터리 ‘소가야’란 이름부터 바꾸고 볼일이다.
내 스스로 나를`` ‘작기도 하거니와 힘도 없다’고 ‘小’를 붙여 ‘小가야’라고 했을 리 만무한 이놈의 ‘小’자부터 떼 내고 자랑스럽게 ‘우리는 고자미동국’이라거나 ‘고차국’이라거나`` ‘고성가야’다 하고 외치는 게 더 급한 일인데도 허상을 좇아 海上王國이라고 하니 이게 무슨 일인가. 고성에도 향토사학자들이 있고`` 역사를 공부한 사람들이 있고`` 문화원이 있을 텐데 이런 터무니없는 이름을 붙여도 왜 아무 말이 없는가.
海上王國으로 이를 바에야 먼저 ‘小가야’에 붙어 있는 ‘小’자부터 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