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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떠오르는 녹색자원에 주목하자.
  • 고성인터넷뉴스2010-02-09 오전 7:52:30

LG경제연구원 이광우

 

저탄소 녹색성장을 뒷받침하는 녹색자원의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녹색자원에서는 자원민족주의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장기적으로 공급 부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가 절실하다.

 

지구 온난화 방지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하는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에는 신재생 에너지 산업 등 녹색산업이 주요 성장 동력으로 정착되고 가정이나 사무실의 녹색화가 진전되면서 우리 경제와 생활 모습 역시 상당 부분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는 에너지와 제품을 구성하는 자원의 수요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저탄소 녹색성장은 장기적으로 자원 가치도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화석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급격히 낮아지기는 어렵지만 신재생 에너지의 사용 확대 등과 함께 리튬, 희토류 등의 녹색자원이 상대적으로 각광을 받게 될 것이다.

 

 

이들(<표 1> 참조) 녹색자원 없이는 태양전지, 전기 자동차 등의 차세대 녹색산업도 성장할 수가 없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뒷받침하는 녹색자원

 

작년 말에 개최된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코펜하겐 회의)는 원칙적인 합의에 그쳤지만 앞으로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고 석유 부족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간기후변화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증가세가 현 수준을 이어간다면 금세기 말에는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에 비해 최대 6℃ 가까이 오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MIT는 5℃ 이상 상승(52% 확률)을 예상하고 있다.

 

환경경제학자인 스턴 교수(런던 정경대)와 노드하우스 교수(예일대)는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6℃ 상승할 경우 세계 GDP 대비 환경 피해액이 각각 6.6%와 8.7%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그림 1> 참조).

 

 

 

또한 원유 공급이 중장기적으로 부족해질 것이라는 예상도 세계 경제의 미래를 더욱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IEA와 EIA 등 주요 에너지 전문기관들은 신규 대형 유전의 발견이 부진한 가운데 개도국을 중심으로 석유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원유 공급 부족 사태가 초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구 온난화, 원유 공급 부족 등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탄소 배출량 절감, 신재생 에너지 사용 확대 등 저탄소 녹색성장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친환경 성장 기조 확대는 녹색자원에 대한 의존도를 더욱 높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녹색자원 수요, 2015년부터 빠르게 늘듯

 

저탄소 녹색성장 확산에 따른 친환경 기술들의 발전은 녹색산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혀 정부의 특별한 지원 없이도 자력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미국에 소재한 신흥 기술 및 산업 예측 전문 기관인 TechCast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력 저장 부문의 기술이 2020년 이전에, 대체 에너지, 전기 자동차, 스마트 그리드 부문의 기술이 2025년 이전에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그림 4> 참조).

 

 

따라서 주요 녹색산업의 부품 분야와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에서 녹색자원이 새로이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탄소 녹색성장에 큰 역할을 담당할 녹색산업의 주요 부품으로는 그린 자동차용 전기 모터, 발전용 모터, 태양전지용 패널, 2차 전지, 배기가스 저감 장치, LED 등을, 신재생에너지로는 태양 에너지, 풍력 에너지, 바이오매스 에너지, 연료전지 등을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러한 주요 부품들의 핵심 원료인 실리콘, 니켈, 리튬, 인듐, 희토류 등의 희소금속과 신재생에너지를 위한 태양, 바람 등의 자연 자원, 사탕수수, 콩, 야자열매, 녹조류 등의 식물 자원 등이 녹색자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녹색자원에 대한 수요는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IEA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바이오매스 제외)와 바이오 연료의 수요가 각각 400%, 286%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석유는 22.4% 증가 예상).

 

또한 산업 컨설팅 기관인 TRU Group, 시장 조사 기관인 Research and Markets는 2020년까지 리튬과 희토류의 수요가 2차 전지, 풍력 발전기,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보급 확대로 인해 135%, 233%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그림 5> 참조).

 

 

앞서 살펴본 TechCast의 기술 전망에 따르면 희토류,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의 수요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본격적으로 양산되는 시점인 2015년부터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그림 4> 참조).

 

또한 2020년 초부터는 인듐, 셀레늄, 몰리브덴 등의 수요가 대체 에너지의 그리드 패리티 진입으로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전략적 중요성 확대되는 리튬, 인듐, 희토류, 백금족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녹색자원 중에서도 특별히 눈여겨 봐야 할 자원들이 있다. 희소성, 공급 불안정성 등 공급 여건에 따라 자원의 가치가 특별히 높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표 1>에 나온 광물들을 대상으로 가채연수(Reserve Production Ratio, R/P 비율), 3대 매장국 비중, 3대 생산국 비중 등을 통해 희소성과 공급 불안정성을 평가하였다. 가채연수가 낮을수록 광물의 희소성이 높아지며, 생산 및 매장 집중도가 높을수록 공급 불안정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평가 결과, 희소성에서는 리튬(가채연수, 10.7), 인듐(24.1)이 높게 나왔다. 또한 3대 매장국 비중 기준으로는 백금족(98.7%), 리튬(90.7%)이, 3대 생산국 비중 기준으로는 희토류(99.5%), 백금족(90.1%)이 높게 나왔다(<그림 6> 참조).

 

 

이를 종합해 보면 희소성 측면에서는 리튬과 인듐이, 공급 불안정성 측면에서는 희토류, 백금족(백금, 팔라듐) 등이 특히 불안정한 녹색자원이라 할 수 있어 이들 자원에 대한 전략적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칠레 등이 녹색자원 부국으로 등장

 

전략적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녹색자원들을 다량 보유하고 있는 중국, 칠레,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이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에 녹색자원 부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녹색자원 부국들은 녹색자원을 통해 녹색산업 육성 및 경쟁력 강화를 계획하고 있다.

 

확인매장량을 기준으로 리튬 부국으로는 칠레와 중국, 인듐 부국으로는 중국, 희토류 부국으로는 중국과 구소련 국가 및 미국, 백금족 부국으로는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러시아가 있다(<표 2> 참조).

 

 

특히 중국은 리튬(생산량 세계 3위), 인듐(생산량 세계 1위), 희토류(생산량 세계 1위) 등 세 종류의 주요 녹색자원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어 세계 최대 녹색자원 부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또한 볼리비아는 리튬 매장량이 추정매장량 기준으로 세계 매장량의 절반(49%)이나 되기 때문에 경제성이 확보되고 개발 기술이 발전한다면 세계 최대 리튬 부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주목 받고 있다.

 

녹색자원 부국들은 풍부한 녹색자원을 통해 국내 녹색산업의 육성과 경쟁력 강화, 해외 자본 유치 등에 주력하고 있다. 세계 최대로 추정되는 리튬 매장지(우유니 소금사막)를 보유한 볼리비아는 리튬 개발을 위해 해외 자본 유치를 희망하고 있으며 2018년까지 자동차 배터리용 리튬 가공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중국의 경우 국내 녹색산업에 희소금속을 우선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희소금속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희소금속 수입을 중국에 크게 의존하는 나라들로서는 수급 차질을 겪으면서 녹색산업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녹색자원에서 고개 드는 자원민족주의

 

이러한 녹색자원 부국 중에서 중국, 러시아, 볼리비아 등을 중심으로 녹색자원에 대한 자원민족주의가 본격적으로 대두될 전망이다. 자원민족주의는 자원 개발 투자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자원 생산 단가의 상승을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자원의 공급 부족이나 가격 상승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이다.

 

희소금속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은 희소금속에 대한 외국 기업의 자원개발 참여 제한에 이어 지난 해 9월부터는 희토류의 수출 제한을 강화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는 녹색자원에 대한 자원민족주의를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은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호주 등에서 광물 기업 인수를 시도하면서도 볼리비아와 자원개발 협력을 강화하는 등 공급력 확대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에너지 자원을 중심으로 자원민족주의를 추구하고 있는 러시아와 볼리비아는 녹색자원에 대해서도 동일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볼리비아는 2009년 초에 헌법 개정을 통해 리튬 자원을 국유화하였고, 러시아는 2008년에 지하자원법을 개정하면서 자원개발 통제를 강화한 바 있다.

 

이에 대응해 일본은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의 중소형 녹색 자원국을 대상으로 자원개발에 노력하고 있으며 미국은 채산성 부족으로 폐쇄했던 광산의 재가동을 계획하고 있다.

 

미국의 Malycorp는 채산성 부족으로 가동을 중지했던 Mountain Pass 광산을 재가동하여 2012년부터 희소금속을 생산할 계획이다. 일본의 경우, ODA(정부개발원조) 등 정부의 자원외교를 바탕으로 인도,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 아시아와 잠비아,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국가들을 중심으로 녹색자원의 개발과 선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일본은 폐기물에서 희소금속을 추출하는 도시광산 개발을 확대하면서 녹색자원의 재활용에도 적극적이다.

 

녹색자원 개발 역량의 강화 필요

 

저탄소 녹색성장의 밑거름이 될 녹색자원은 장기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자원민족주의로 공급 확대가 부진해지는 등 공급 불안정성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희소금속 자급률이 12%에 머물고 있어서 녹색자원의 전략적 중요성 확대에 대비해야 한다.

 

우선, 녹색자원 수요가 본격적으로 확대되어 전세계적으로 개발 경쟁이 더욱 가열되기 이전에 녹색자원 개발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하여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중소형 녹색자원 보유국을 대상으로 리튬, 인듐 등 전략적 중요성이 큰 녹색자원에 대해 우선적으로 개발하는 선제적인 개발 계획도 고려해 볼만하다.

 

다음으로는 희소금속 개발 및 가공 역량을 적극 강화해야 할 것이다. 녹색자원에서 개발 경쟁이 고조되면 희소금속 가공 기술력은 큰 경쟁력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자원 보유국들이 기술 전수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녹색산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해서 실천 가능한 분야를 중심으로 중장기 기술 개발 로드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또한 희소금속의 수급 통계 구축이 필요하다. 수급 통계는 수요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면서 수급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통계가 정기적으로 집계되고 있는 반면, 희소금속에 대해서는 그러하지 못한 실정이다.

 

한편 희소금속의 가격 상승과 재활용 기술의 발전 등으로 채산성 확보 가능성이 높아진 도시광산의 활성화도 필요하다. 도시광산 활성화는 희소금속의 자급률을 높여주고, 국내 도시광산 활성화 과정에서 습득한 기술, 운영 능력은 해외 도시광산 개발 참여 시 경쟁력으로 활용될 수 있다. 도시광산 활성화를 위해 희소금속 재활용 기술력을 강화하는 등 재활용 시스템의 기반을 다지는 노력이 필요하다.

 

끝으로 신기술 개발에 따른 녹색자원의 수요 변화에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예상하지 못했던 획기적인 신기술이 개발될 경우에는 녹색자원의 가치가 크게 변할 수 있다. 따라서 신기술 개발 동향, 녹색자원 수요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또한 리튬, 인듐 등 희소 녹색자원을 대체하는 기술 개발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이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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