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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년 수출전선 이상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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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윤상하 선임연구원 shyoon@lgeri.com

 

2009년 하반기에 우리나라의 세계 및 주요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위기 전 수준으로 회귀하였다. 환율여건의 변화에 따른 영향이 컸지만 향후에도 주력 수출상품에서 높아지고 있는 경쟁 강도 등을 고려할 때 수출시장에서의 도전요인은 확대될 전망이다.

 

2008년 9월 전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로부터 우리나라가 신속하게 탈출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수출의 빠른 회복을 꼽는다. 경쟁국들이 부진에 빠져있는 동안 우리 수출기업들은 환율 효과를 바탕으로 수출지역 다변화, 주력시장 및 품목 군에서의 수요변화 대응, 프리미엄 제품 출시 등의 전략을 통해 한 발 앞서 나갈 수 있었다.


제품 생산에 규모의 경제를 이룸으로써 치킨게임에서 우월한 지위를 확보한 것도 하나의 성공요인으로 꼽힌다(LG Business Insight, “우리나라 수출경쟁력 진단”, 2009년 7월 1일자 참조). 

 

그러나 우리나라의 빠른 수출증가세가 2009년 연중 지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시장 점유율은 작년 상반기 3.0%에서 하반기에는 2.8%로 하락하였다.


반면 주요 수출경쟁국들은 세계수요 회복과 환율여건 변화 등에 힘입어 전열을 재정비하면서 작년 상반기 동안 우리에게 잠식당했던 점유율을 하반기 들어 만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와 경쟁국들의 주요 시장별, 품목별 점유율 변화 양상이 2009년 상·하반기에 달랐던 원인을 살펴봄으로써 올 한 해 우리 수출에 어떤 함의가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작년 4분기 세계시장 점유율 위기 전 수준 회귀

 

먼저 우리나라와 주요 수출공업국들의 세계시장 점유율 변화부터 살펴보자. 우리나라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008년 4분기 2.7%에서 2009년 1분기와 2분기를 거치며 각각 2.9%, 3.1%까지 상승하였다. 점유율이 3.0%를 넘어선 것은 우리 수출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3분기 이후 하락하기 시작한 세계시장 점유율은 4분기에는 2.6%까지 떨어졌다(<그림 1> 참조). 6개월 만에 위기 이전인 2007~2008년 평균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진이 계속되던 2009년 상반기에는 세계 수입수요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수출이 선전했으나, 하반기에는 우리 수출의 전기 대비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면서 세계교역의 회복에 따른 교역증가 몫의 더 많은 부분을 경쟁국들이 가져갔다.

 

그에 따라 우리와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 중국, 대만, 독일 등 주요 수출공업국들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작년 하반기 들어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일본은 2009년 1분기 엔고 등으로 수출 급락세를 겪으면서 ‘일본 제조업 전체의 위기’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였다. 세계시장 점유율이 4.4%까지 급락, 199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4분기 들어 5.0%로 재상승하면서 자신의 2008년 연평균 세계시장 점유율을 넘어서며 경쟁력이 여전함을 보여주었다. 對선진국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은 글로벌 교역 위축과 선진국 경기 침체의 직접적인 타격으로 작년 1분기 수출이 크게 부진하면서 점유율이 9.0%까지 하락했으나, 3분기와 4분기 점유율을 각각 11.3%, 10.8%까지 끌어올린 결과 독일을 제치고 세계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하였다. 

 

대만은 1.5~1.6% 수준에서 지지부진하던 세계시장 점유율을 1.7%까지 높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독일의 경우도 비록 세계 최대 수출국의 지위를 중국에 내어주었지만 작년 4분기 세계시장 점유율이 다시 9.0%를 상회하는 등 수출이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국가들은 주요 수출시장 및 품목에서 우리나라와 경합도가 매우 높은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일본, 중국, 대만, 독일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상승했다는 사실은 우리나라의 몫을 이들이 빼앗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주요 수출시장을 대상으로 이들 경쟁국과의 점유율 판도가 품목별로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국시장, 대만에 점유율 빼앗겨

 

먼저 중국을 대상으로 한 수출경쟁의 경우 2009년 하반기의 승자는 대만인 것으로 확인된다. 대중수출 상위 국가들의 중국시장 점유율을 무역 데이터로부터 계산해 보면 대만의 점유율은 2009년 상반기 8.2%에서 하반기에는 8.8%로 대폭 상승, 2008년 하반기 수준을 다시 넘어섰다.


반면 우리나라는 상반기 10.3%, 하반기 10.1%를 기록함으로써 0.2%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다. 같은 기간 일본과 독일의 점유율 또한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그림 2> 참조).

 


중국시장에서 우리의 최대 경쟁국 중 하나인 대만은 2008년 말부터 작년 상반기까지 여타 국가들에 비해 더 빠르게 수출이 급락하여 어려움을 겪었지만 중국의 내수부양책에 따른 각종 중간재, 부품에 대한 수입수요 확대와 양안관계 공고화를 기반으로 작년 중반 이후 대중수출이 다시 탄력을 받는 모습을 나타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경쟁국에 비해 연초 대비 빠른 대중수출 증가세를 보였으나 하반기 들어 다소 둔화되면서 중국에서의 수입수요 증가만큼 대중수출을 늘리지 못하였다. 

 

LCD는 대만, 자동차는 독일에 점유율 잃어

 

좀 더 구체적으로 중국시장에서 주요 수출국들의 12개 대표 수출품목에 대한 경쟁 상황을 비교해 보았다. 이들 품목 중 우리나라의 중국시장 점유율이 작년 하반기에 하락한 품목은 총 7개이다(<그림 3> 참조).

 


이 가운데 우리나라가 2009년 상반기 38.3%로 역대 최고 점유율을 기록했던 LCD 및 부품은 하반기 34.1%로 4.2%p 하락한 반면 대만은 같은 기간 29.2%에서 35.6%로 점유율을 높이며 중국시장에서 우리나라를 다시 넘어섰다.


중국의 유력 TV 업체들이 가전하향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난 내수용 제품 제작에 대만의 대표적 LCD 회사인 AUO, CMO 등과 협력하기 시작하면서 이들이 중국시장용 중저가 패널을 대거 수출, 다시금 우리의 중국시장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대만의 대중수출에서 동 품목의 비중이 15% 안팎으로 매우 높기 때문에 중국시장 점유율 전체를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일본 LCD 품목의 중국시장 점유율 또한 수요확대의 영향으로 0.2%p 상승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자동차 및 부품의 경우 우리나라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상반기 9.1%, 하반기 8.1%를 기록하며 1.0%p 하락한 반면, 독일은 유일하게 비교대상국 중에서 동 품목의 점유율이 27.1%에서 29.5%로 상승하였다.


중국의 자동차 시장을 두고 경쟁하는 일본과 미국의 점유율 또한 우리와 마찬가지로 각각 0.4%p, 2.3%p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보조금 지급과 같은 정책 효과와 motorization 트렌드 등으로 대폭 확대되면서 2009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했다.


독일의 아우디, 벤츠, BMW 등을 포함한 유럽 업체들의 중국시장 점유율이 높아졌는데, 이는 중국의 고소득층이 프리미엄 이미지가 강한 유럽 브랜드의 자동차를 선호하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와 일본, 미국의 자동차 및 부품 업체의 대중수출 또한 호조세를 보였지만 적어도 작년 하반기에는 수입규모 확대 효과 이상을 누리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의 경우에는 전세계 증설물량의 47%가 몰려있는 중동 지역으로부터의 중저가 제품 유입으로 경쟁이 격화되면서 우리의 점유율이 하락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독일과 미국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상승하였는데, 양국 모두에 공장을 두고 있는 세계 3위의 석유화학업체인 라이온델바젤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저가 물량을 대량으로 쏟아냈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철강류와 가전 및 부품의 경우는 일본의 점유율이 각각 28.2%→30.4%, 9.3%→10.2%으로 상승하면서 하반기 동안 선전하였다. 고부가가치의 차별화된 제품 및 부품군이 엔고현상 완화로 가격경쟁력을 회복하면서 대중수출이 다시금 반등한 것으로 추측된다. 

 

미국시장, 중국과 일본의 선전

 

같은 방법으로 미국에서의 주요 경쟁국간 점유율 변화를 살펴본 결과 일본과 중국이 2009년 하반기 동안 크게 선전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중국과 일본의 점유율은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18.7%에서 19.3%, 6.0%에서 6.3%로 확대되었다. 반면 우리나라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같은 기간 2.7%에서 2.4%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4> 참조).

 


중저가 범용제품, 생필품 등으로 무장한 중국은 미국 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상반기에 비해 대미수출을 더욱 크게 늘렸고, 전통적으로 선진국 시장에 강점이 있던 일본은 엔고의 불리한 상황이 완화되고 비용절감, 구조조정 등의 성과가 조금씩 가시화되면서 미국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이룬 것으로 풀이된다. 그에 따라 작년 4분기에는 위기 이전의 점유율 수준에 거의 근접하였다.

 

통신기기 및 부품, 대만과 중국에 자리 내어줘 

 

작년 하반기 우리나라의 미국시장 점유율 하락 품목은 총 12개 중 8개이다(<그림 5> 참조). 그 가운데 유의해서 살펴봐야 할 것은 대미수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자동차 및 부품, 통신기기 및 부품 등이다.

 


먼저 자동차 및 부품의 경우 우리나라 업체들이 중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연중 대미수출 호조세를 나타내었음에도 불구하고 점유율이 하반기에는 4.9%로 상반기 대비 1.6%p 하락한 반면, 일본은 23.0%에서 24.8%로 크게 높아졌다.


도요타 사태가 발생한 올 1월 이후의 양상은 다소 다를 수 있겠지만 적어도 작년 하반기에는 일본 자동차 및 부품 업체들이 대미수출을 우리보다 더 크게 늘린 것이다.


엔화 하락에 따른 반사효과와 미국 소비자들의 소득수준 회복에 따른 고가 자동차 수요 회복, 연비가 상대적으로 뛰어난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선호 증가 등이 그 이유로 꼽힌다. 마찬가지 이유로 고효율, 고가의 독일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미국시장 점유율 또한 10.8%에서 11.3%로 상승하였다. 

 

휴대폰을 포함한 통신기기 및 부품의 경우 우리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18.6%에서 13.0%로 대폭 하락한 반면 중국과 대만은 각각 6.6%p, 0.5%p 상승하였다.


우리나라 휴대폰 중 우회생산을 거치지 않고 미국으로 직수출하는 품목은 대부분 프리미엄 전략 폰들인데, 미국에서 스마트폰 열풍이 불면서 애플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폰, HTC 스마트폰 등의 생산기지가 있는 중국과 대만의 선전에 점유율 측면에서 밀린 것으로 추정된다.


그 외에 반도체, LCD 및 부품의 경우에는 점유율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대미수출에서의 비중이 높지 않고 대신 중국, 멕시코 공장에서의 우회생산을 통해 미국시장으로 들어갈 완제품의 부품으로 사용되므로 점유율 하락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세계시장 점유율과 환율 상관계수 -0.8

 

2009년 상반기 우리의 세계 및 주요시장 점유율이 상승했다가 하반기 들어 다시 하락한 것은 1차적으로 환율 여건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2009년 하반기에 상반기 대비 7.3% 상승하였으며 반대로 세계시장 점유율은 3.0%에서 2.8%로 떨어졌다.


양자 간의 교차상관계수를 구해보면 4개월의 시차를 두고 -0.801로 나타나는데, 원화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약 4개월 후 우리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셈이다(<그림 6> 참조).

 


우리 수출의 경쟁력 강화로 인해 과거에 비해 환율의 영향력이 다소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환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비교대상국간 주요 품목 수입집중도 모두 높아 경쟁 치열한 구조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비용절감, 구조조정을 어느 정도 마무리한 비교대상국 기업들과의 경쟁이 격화된 것 또한 우리의 점유율 하락에 한 몫 하였다. 그 가운데서도 일본, 대만, 중국, 독일 등과는 대규모 설비투자를 바탕으로 한 제조업에 기반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산업 구조 측면에서도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들과의 경쟁 여건을 수입집중도로 판단해보면 우리와 일본, 대만, 중국, 독일의 주요 12개 수출품목에 대한 중국, 미국시장에서의 수입집중도가 모두 1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나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수출상품 구성인 것으로 확인된다. 

 

우선 우리나라의 중국시장에 대한 12개 품목 전체의 수입집중도는 2009년 1.56인 것으로 확인되며 일본과 대만, 독일이 각각 1.27, 1.59, 1.16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시장에서는 우리의 수입집중도가 1.88로 매우 높게 산출되며 나머지 국가들 역시 모두 1을 상회한다(<표 3> 참조).

 


중국시장에서 일본과 대만, 독일 중 최소 1개 국가와 수입집중도가 1 이상으로 겹치는 품목은 반도체, LCD 및 부품, 선박류, 철강류, 석유화학 등이며 미국시장에서는 그 외에 자동차 및 부품, 통신기기 및 부품, 가전, 기계류 등이 포함된다.


이처럼 같은 시장을 두고 경합을 벌이는 과정에서 경쟁국들의 수출이 특정 품목에 집중되어 있어 경쟁 강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다가 우리에게 유리했던 환율 여건이 반전되자 중국과 미국시장에서 일부 품목들이 점유율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제조업 소프트화, 경쟁국 재부상 등에 유의해야

 

2009년 하반기만 볼 때 우리의 세계 및 주요 수출시장 점유율은 위기 이전 수준으로 다시 회귀하였다. 물론 과도하게 절하된 환율에 의한 측면이 큰 만큼 원화 강세와 함께 어느 정도 조정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우리 제품의 위상과 경쟁력 유지가 향후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이다. 글로벌 교역에서 중국의 비중이 계속 높아지면서 우리나라가 세계시장 점유율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여타 경쟁국들의 몫을 빼앗아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 수출의 높은 성과와 세계시장 장악력을 감안하면 추가적으로 점유율을 늘리기는 쉽지 않다. 또한 스마트폰의 예에서처럼 하드웨어 중심으로 고도화된 제조기술에만 의존해서는 우리의 경쟁력이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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