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未來)
분명히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때를 가리킨다. 장차`` 장래`` 내일`` 앞날로 쓰이던 것이 언제부터인지 미래를 쓰기 시작해 이제는 "미래"로 써 놓으면 무조건 좋은 걸로만 여기게 됐다.
몇 번 지적했던 적 있듯이 ‘밝은 미래’도 있지만 ‘암울하고 처참한 미래’도 있다. 그런데도 미래만 쓰면 좋은 것인 양 미래를 갖다 붙인다.
장래나 장차`` 내일이나 앞날을 쓸 때에는 그래도 뭔가 어울리는 자리에 골라 쓰기도 했는데`` 이제는 무작정 "미래"라고 써댄다.
이처럼 한자어를 즐겨 쓴다는 것은 뭔가 확실치도 않다는 거고`` 흐리멍텅하게 넘어가자는 뜻하고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경남도청 앞에 위 사진 같은 게 붙어 있다. 한마디로 웃기고 있다. 오지도 않은 때나 오지 않은 날이 크고 작고 할 것도 없는데 더 크기를 바라고 있다.
저렇게 붙여놓고 수많은 공무원들이 하루에도 골 천 번 더 지나 다녔을 텐데`` 이거 하나 지적하고 바로잡지 않았으니 우리 수준이 이렇다!
저기서 만들어지는 온갖 해괴한 말들을 시청 군청에서 그대로 받아 시민들에게 알리고`` 방송사에서 그대로 받아 알리니 어른들도 학생들도 엉터리인지도 모르고 한자어를 마구 써댄다.
"더 밝은 내일"이나 "더 나은 내일"로 해야 할 것을 "더 큰 미래"라는 해괴망측한 글로 써 붙여 놨다. 기가 찬다!
이러니 방송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새로 500명 나왔다"고 해야 될 것을 악착같이 "신규확진자 500명이 발생했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창원 MBC아나운서는 말하는 거다!
"새로운"은 "신규"로`` "나왔다"는 "발생"으로 써야 잘한 것이 돼버렸다.
한자어 쓰기를 자제하고 쉬운 우리말이 있으면 우리말을 쓰자. 정 안되면 오래전부터 우리말처럼 써오던 한자어를 쓰고 제발 좀 일부러 어려운 한자어는 쓰지 말자.
너 장차 뭐가 될래?
우리 앞날을 내다보기 어렵다.
밝은 내일을 약속합니다.
우리 장래가 걱정된다.
이렇게 써오던 걸 모조리 "미래"로 쓰고 있고 미래는 좋은 말이 돼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