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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중독의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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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의학이나 심리학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중독(中毒)이다. 사전적인 의미를 살펴보면 생태학적으로는 <생체가 음식물이나 약물의 독성에 의해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일>이고 정신적인 면에서는<어떤 사상이나 관념에 깊이 빠져 정상적이나 객관적으로 사물의 이치를 판단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전자의 경우는 마약 중독이나 니코틴 중독 혹은 알코올 중독이 그 단적인 예들이고 후자의 경우는 요즈음 매스컴에 자주 등장하는 쇼핑 중독, 성형 중독 등 개인적인 것으로부터 집단적으로 이루어지는 종교 분쟁이나 그 결과 일어나는 이교도 학살 전쟁이나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는 민족 전쟁뿐만 아니라 각 정치집단의 지나친 이기주의로 인한 국가 혼란이나 인권 침해 또한 중독의 범주에 속하게 된다.


중독은 한마디로 어떤 생태학적, 정신적 목표에 깊이 빠져 그것이 독이 되어 병으로 표출됨으로써 타인에게도 피해를 주는 경우를 말한다.


심지어 같은 종교 내부에서 일어나는 종파 분쟁이나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6.25 전쟁, 특정 정치 집단이 자신들의 목표 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독재성을 발휘하거나 무소불위(無所不爲)의 정치 권력을 행사하여 국민들의 자유를 침해하는 경우도 따지고 보면 그들이 특정한 사상이나 이념에 편향적(偏向的)으로 중독되어 선량한 다수의 국민들조차 자신들의 적대적 상대로 간주하는 예들인 셈이다. 따라서  중독은 어떤 경우라도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올 공산이 크다.


문제는 생태학적이고 개인적인 중독이야 그것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할 수 있지만 단체적이거나 집단적으로 이루어지는 이념이나 사상의 중독은 자칫 흑백논리로 둔갑되어 자신들의 뜻에 반하는 상대에 대하여 맹목적이고 무조건적인 횡포를 부리기가 십상이어서 결과적으로 그들의 중독 상태가 사회나 인류 전체를 분열시키는 나쁜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이런 예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일비재(非一非再)하여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세계의 종교분쟁이나 민족 분쟁, 현대사에서의 공산주의와 민주주의의 대립으로 인한 냉전 상태 등도 따지고 보면 어떤 집단의 정신적 중독 상태의 병적인 결과물인 것이다.


어디 그 뿐이랴 한 가정이나 나라의 경우도 가족 구성원이나 나라 구성원 중의 일부가 어떤 정신적 중독 상태에 빠지게 되면 그들의 맹목적인 중독 상태가 문제 발생 시, 편향적(偏向的)인 오판(誤判)을 불러올 가능성이 많아 한 가정이나 나라의 다른 구성원들을 혼란에 빠뜨리거나 불행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만약 그런 오판(誤判)이 한 나라를 이끄는 정치 지도자의 정신적 중독 상태로 인하여 발생했다면 그 가공할 위험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게 된다. 이차세계대전을 일으킨 장본인들인 히로히또, 무쏠리니, 히틀러 등도 그들의 정신적 중독 상태가 병증을 일으켜 수많은 인류에게 불행을 안겨준 대표적인 본보기에 다름 아니다.


올해에는 우리나라도 또 다른 정치 변혁기를 맞게 된다.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이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소위 대권(大權)에 도전하는 후보자들이 나름대로 민생(民生) 살피기에 나서고 정책을 수립하는 등 자신의 목표 달성을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각종 매체나 언론에서는 그들의 동정을 주시하면서 소위 후보 검증을 할 준비도 하고 있다. 그런데 그들을 검증하려는 언론이나 시민 단체의 기준을 보면 너무나 단순하고 형식에 치우친 감이 없지 않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통일 등에 대한 후보자의 견해를 질문하고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들은 다음, 답변 중에 나오는 통계수치의 오류나 지적해 주는 식이다.


한마디로 너무나 지엽적(枝葉的)인 문제에 매달리는 경우가 흔하다. 그런 질문은 지도자의 덕목이나 인성(人性)과는 무관한 것이다. 말하자면 후보 검증 기준이 후보자의 내면을 철저히 파헤쳐 보는 점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간의 후보자 전력(前歷)을 통해 후보자가 국민들을 위해 펼친 정책의 허와 실에 대한 분석이나 평가를 바탕으로 한 질문이 기본이 되어야 하고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그의 정치 이력을 면밀히 분석하여 혹시 그의 성향이 어떤 정신적 중독 상태에 빠질 개연성이 있는지의 여부를 따져보는 것이 가장 우선 시 되어야 한다.


그의 지나친 아집(我執)이 중독 증세를 일으켜 나라 전체를 혼란에 빠지게 하지나 않을지, 그의 전력(前歷)으로 볼 때 권력 목표가 자신의 탐욕을 이루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는지의 여부, 그의 성향이 백성보다는 자신의 권력 유지에 집착하는 것은 아닌 지의 여부 등 주로 정신적 중독 상태의 위험성 여부를 검증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과도하게 섭취하면 건강을 해치는 법이니, 한 나라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의 일차적 덕목이 자신의 권력을 백성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 것이라면 무엇보다도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일차적이고도 가장 중요한 덕목은 그의 정신적 목표가 <백성들의 행복한 삶의 추구>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혹여, 자신의 이기적인 특정 목표에 권력이 사용될 우려가 있는 정신적 중독 상태에 빠져있는 인간형은 아닌 지의 여부를 철저히 따져보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대권 후보자 검증 기준인 것이다.

 

▲ 김일남 시인
약력

 ●강원도 강릉시 죽헌동 출생(1956)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와 관동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시와 비평>에 회산솔밭 등으로 등단(1989)

●한국문인협회 강원지부 및 강릉지부 회원

●관동문학, 강릉문학, 해안문학, 대관령시인들 회원

●제1시집<웃기지 말아요> 제2시집<즉물 환상> 제3시집<내 너에게 한마디만 하자> 제4시집<어부 일기와 털모자> 수필집<삶의 바다 자연의 바다>

● 현재 엔에스아이뉴스에  칼럼 연재 중

논산 나비(intertongi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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