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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지류정비 사업이 보여주는 4대강의 불안한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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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현 / 인제대

   토목공학과 교수

최근 정부는 4대강사업의 후속사업으로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지류정비 사업을 제안했다. 2015년까지 1단계 사업에 15조 1900억 원, 2단계 사업까지 합하면 30조원 안팎이 든다고 한다.

 

당초 4대강사업에는 없던 국가하천 및 지류하천을 대상으로 하는 이번 사업에는 특히 30곳 이상의 주요 지천에 30여개 이상의 댐을 건설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1단계 사업을 살펴보면 환경부는 수질개선 및 수생태 복원에 8조 4500억 원, 국토해양부는 홍수 피해 방지를 위해 6조 2000억 원, 농식품부 또한 농업용 저수지 둑 높이기에 540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정부의 4대강사업의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홍수예방 투자 및 복구비가 연간 5조원에 이르기 때문에 단기간에 예산을 집중하여 홍수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4대강사업을 통해 하천수의 수질을 2012년까지 2급수 기준으로 개선할 수 있으며, 본류 및 지천의 홍수위가 하강하여 홍수에 대한 근원적인 대책을 세울 수 있다고 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하천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부족한 수자원 확보, 수질 개선, 홍수 방어 등 1석 3조의 효과를 거두게 된다고 선전했다.

 

지류정비 사업은 4대강 실패의 은폐용?

 

4대강사업의 주무부처는 패스트 트랙(fast track, 준공일정을 맞추기 위해 설계와 시공을 병행하는 방식)과 돌관공사(突貫工事)로 발생할 수 있는 부실공사, 그 과정에서 생기는 하천생태계 파괴와 수질 악화, 그리고 과로와 사고로 쓰러지는 노동자들의 아우성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업을 전광석화같이 처리해 올 6월에 완공을 앞두고 있다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와중에 발표된 지류정비 사업은 결국 지금까지 진행한 4대강사업으로 정부가 주장한 목적이 달성될 수 없었다는 것 아니냐는 국민적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4대강사업의 문제가 심각하게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 추석 남한강 여주 인근에 쏟아진 호우로 인한 지천의 피해였다. 본류 중심의 과도한 준설을 추진하다보니 지천에 내린 호우로 지천 합류부에 과도한 침식이 발생한 것이다.

 

특히 유심히 볼 곳은 남한강 금당천으로, 정부가 지천 침식을 막기 위해 설치했다는 하상유지공(河床維持工)이 있었지만 홍수로 유실되면서 상류로 엄청난 침식이 일어난 것이다.

 

이런 현상은 남한강에서만 발생한 것이 아니다. 낙동강에도 이미 유사한 현상이 영강, 병성천, 황강 등에 나타나고 있다. 이들 지천에 대한 정비를 서둘지 않는다면 앞으로 홍수에 의해 지천 내 여러 시설이 피해를 입을 것이다.

 

결국 4대강사업을 지천정비사업으로 확장하지 않을 경우 현재 4대강사업의 결과를 유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홍수 피해를 피할 수 없게 된다. 결국 정부의 새로운 지천정비사업 제안은 곧 4대강사업이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고 만 셈이다.

 

4대강사업의 장미 빛 미래는 어디로 갔는가

 

4대강사업 발표 당시부터 홍수 피해의 유형상 본류보다 지류의 관리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본류 중심의 대규모 준설사업은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주장이 많았지만 정부는 본류에서의 준설이 홍수위를 훨씬 쉽게 떨어뜨린다는 효율성을 내세워 공사를 추진했다.

 

수질 개선도 지천에서 유입되는 오염원이 본류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지천 관리가 우선이라는 반론이 거셌지만 정부는 보(湺)를 만들어 물을 가두어두면 수질이 개선되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다는 억지논리를 폈다.

 

그렇다면 이번에 발표된 정부의 지류정비 사업은 도대체 무엇인가? 4대강사업이 제안되었을 때부터 정부가 홍보해온, 홍수로부터 해방되고 수질이 개선되고 수자원이 확보된다는 장밋빛 효과는 어디 갔는가?

 

그러고는 다시 지천 중심의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한 정비와 수질개선, 이것도 모자라 30개가 넘는 댐을 지천에 짓겠다고 하니 정부 발표를 아무리 살펴봐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4대강사업 완공 후에도 유지관리비는 연간 6000억 원 이상 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부는 4대강사업으로 강을 파헤쳐 만들어놓은 시설들에 대한 유지관리는 물론이고, 특히 홍수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16개의 보 운용과 관련된 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한 실정이다.

 

곧 장마철이 닥치지만 보를 어떻게 운용할지는 알려진 것이 없다. 보의 운용은 본류의 홍수는 물론 지천의 홍수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가동보(可動湺)가 잘못 운용될 경우 지천의 과도한 침식, 그리고 이로 인한 지천의 제방 피해 등이 예상된다.

 

끝을 모르는 재앙, 지금이라도 막아야 한다

 

정부는 과연 4대강사업으로 벌어질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판단하고 있는가? 정부가 이 문제를 올바로 인식하고 이번 지류정비 사업을 발표한 것이라면 먼저 국민 앞에 4대강사업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혈세 낭비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

 

하지만 지류정비사업마저도 유역 중심의 관리방식이 아닌 댐 중심의 정비방식이다. 이는 미래지향적이지 못할 뿐 아니라 고비용의 유지관리시설만 남길 것이라는 점이 더 큰 문제다.

 

그렇다면 무엇이 올바른 대책인가? 무엇보다 4대강사업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현재까지 진행한 사업에서 효용성이나 경제성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철거해야 한다.

 

정부는 공정률이 80%가 넘기 때문에 공사를 계속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주장하지만 4대강사업으로 닥칠 재앙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지금까지 투여된 예산을 매몰비용으로 처리하는 편이 경제적일 것이다.

 

4대강사업으로 인한 피해는 올해부터 발생될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그 끝이 어딘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당장 4대강사업을 중단하고 더 늦기 전에 원상복구에 나서야 한다.

<창비주간논평>

 

저자 소개

 

박재현 인제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대한하천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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