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매일 나사의 딥스페이스 네트워크 안테나들은 땅꾼자리 하늘의 빈 곳을 응시한다. 빈 곳을 향하는 것 같지만 안테나들은 언제나 신호를 포착한다. 이 신호들은 미세하지만 정보로 가득하다. 이러한 정보의 근원은 해왕성과 명왕성을 넘어 별들의 경계에 있다. 이것은 1977년 목성과 토성 관측 임무를 띠고 지구를 떠났던 보이저1호에서 오는 신호다. 이미 오래 전에 두 행성에 대한 관측을 끝낸 보이저1호는 거의 30년이 지난 현재에도 계속 항해하고 있으며 특이한 현상들을 계속 관측하고 있다. 전임 제트추진 연구소장이며 보이저 프로젝트 과학자인 Ed Stone은 “보이저호는 우주의 완전히 새로운 지역으로 들어갔으며 놀라운 정보를 계속 보내오고 있다”고 말한다.
▲ <그림1> 보이저1호 사진
보이저1호가 보내온 놀라운 정보들을 살펴보기 전에 먼저 보이저 1호의 현재 위치한 곳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
우리의 태양계(행성을 비롯해 모든 천체)는 해왕성 궤도보다 네 배 정도 큰 거대한 거품 내에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거품은 태양풍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천문학자들은 이것을 “태양권”이라고 부르며 그 바깥 면을 “태양권 덮개(heliosheath)”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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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2> 부엌싱크에서 모사할 수 있는 태양권덮개(heliosheath) |
Stone에 따르면 부엌의 싱크에서도 이러한 태양권 덮개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수도꼭지를 틀고 가느다란 물줄기가 싱크로 흘러가게 둔 다음 바닥을 보라. 물이 바닥을 치는 곳이 태양의 위치에 해당하며 방사형으로 퍼지는 물은 태양풍에 해당한다. 물의 두께는 점점 얇아지는데 결국 물의 퍼짐은 고리 모양을 만들며 멈춘다. 이 고리가 태양권 덮개다.
▲ <그림3> 태양권의 구조와 보이저 탐사선들의 위치, heliopause(태양권계면)
태양권 덮개는 은하 우주선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해 주기 때문에 인류에게도 중요하다. 은하 우주선은 초신성이나 블랙홀에 의해 거의 광속으로 가속된 아원자 입자들이다. 우주에 나가 있는 우주인들은 이러한 입자들에 노출될 수 있으며 이것은 위험한 일이다. 우주선들은 인간의 몸을 투과할 수 있고 DNA에 손상을 줄 수 있다. 다행히도 태양권 덮개는 많은 우주선들의 경로를 변경시켜 태양계 안쪽으로 도달하지 못하게 한다. 태양권 덮개의 자기적 요동은 입자들의 경로를 변경시켜 해를 주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인간은 우주탐사선의 얇은 벽에서부터 행성의 두꺼운 대기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보호막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태양권 덮개는 우리의 첫 번째 보호막이며 이것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보이저1호는 태양계의 수호자인 이러한 태양권 덮개에 대한 모습을 최초의 관측결과를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주요 사항은 다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자기 구멍(Magnetic Potholes) : 보이저 1호는 수시로 “자기 구멍”을 통과하면서 지나간다. 이곳은 태양권 덮개의 자기장이 거의 없어지는 곳으로 자기장의 세기가 보통 0.1나노테슬러에서 0.01나노테슬러 혹은 그 이하까지 떨어진다. 또한 자기장이 0.1나노테슬러에서 0.2 나노테슬러로 갑자기 증가하는 “자기장 돌출부”도 있다. 이러한 돌출부와 구멍은 예측할 수 없는 난류의 한 형태다. 그들이 우주선의 산란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 연구 중이다.
느려진 태양풍 : 태양권 덮개에서 태양풍은 기존의 어떤 예상치보다도 더 느렸다. 보이저1호가 도달하기 전에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는 태양풍의 속도가 시속 32만 킬로미터에서 48만 킬로미터 정도일 것으로 예측했었다. 하지만 보이저1호의 측정에 의하면 고작 시속 5만 4천 킬로미터였다. 이에 따라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비정상 우주선 : 태양권 덮개는 먼 우주 우주선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지만, 한편으로 분주하게 자체 우주선을 만들어낸다. 태양권 덮개의 안쪽 경계에서 충격파는 아원자 입자들에 에너지를 전달해 태양계 안쪽으로 날아가는 우주선과 같은 입자들을 만들어낸다. Stone은 “우리는 이 입자들을 ‘비정상 우주선’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에너지가 작기 때문에 은하 우주선만큼 위험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보이저 1호가 비정상 우주선이 생성된다고 생각되었던 태양권 덮개 안쪽 경계에서 엄청난 양의 비정상 우주선과 만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보이저호는 2005년 8월에 이 경계를 지났는데 놀랍게도 급작스런 우주선의 증가는 없었다. 4억 8천만 킬로미터를 더 지난 지금에서야 우주선의 강도는 증가하기 시작했다.
Stone에 따르면 이것은 매우 놀라운 것이다. 이러한 비정상 우주선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보이저1호가 계속 항해를 하면서 그 근원을 찾아낼 수도 있을 것이다. 태양권 덮개는 48~64억 킬로미터 정도의 두께를 가지고 있으며 보이저 1호는 앞으로 10여 년 동안 이곳을 통해 항해를 계속할 것이다. 이것은 엄청나게 넓은 새로운 탐사 영역이며 앞으로도 놀라운 일들이 많이 벌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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