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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누구를 위한 진보와 보수의 날갯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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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욱열 강남대 대우교수

(사)한국지역인터넷언론협회 회장

 

더위도 피할 겸해서 자주 들리는 대형서점을 찾았다. 그런데 몇 개월간 유심히 살펴보니 정치, 사회부분 베스트셀러는 온통 진보 쪽이 초강세이다. 물론 김대중·노무현 전직 대통령의 영향과 스타급 좌파 저자들의 맹활약이라고는 하지만 그 기세가 심상찮아 보인다. 자칭 강남좌파라고 불리는 조국교수의 ‘진보집권플랜’과 문재인의 ‘운명’은 내년 총선승리로 대선에서의 재집권을 향한 노골적인 선언인 셈이다.

 

여기에 비해 보수 쪽의 목소리는 찾아보기 힘들다. ‘보수집권 연장플랜’이란 책은 왜 없을까? 그 많던 보수학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라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필자가 우둔해서 그렇지 이 시간에도 보수집권연장을 위하여 소리 나지 않게 물밑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우리사회의 양극화처럼 서점가에도 진보와 보수에 있어서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深化)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우리사회에서의 진보와 보수란 용어를 사용한 유래를 살펴보면 광복 직후부터 1970년대 까지는 ‘좌익’을 사회주의 세력으로, ‘우익’을 자본주의 세력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되다가 1990년대 초부터는 ‘보수’라는 말로 우익과 자본주의 세력을, ‘진보’라는 말로 좌익과 사회주의 세력을 일컫는 관행이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어쨌든 한국사회에서 자유경제, 경제성장은 우익의 목표이고, 평등, 수익배분은 좌익의 목표로 굳어진 듯하다. 실제로는 ‘좌익은 사회주의 세력’을 ‘우익은 자본주의 세력’으로 표기 하는 게 맞는 말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미국의 대통령 입후보 경선에서의 일이다. 입후보자인 제시잭슨이 미국의 병폐를 고쳐야 한다고 주장하자 우익 진영에서 좌익이라고 비난을 했다. 이때 잭슨이 하늘을 가리키며 “당신네들 하늘을 나는 저 새를 보시오, 저 새가 오른쪽 날개로만 날고 있소? 왼쪽날개가 있고, 그것이 오른쪽 날개만큼 크기 때문에 저렇게 멋있게 날 수 있는 것 이오”라고 점잖게 반박했다는 내용이 있다. 국내에서는 리영희 교수가 책 제목으로 삼아 유명해 졌다.

 

이것은 진보의 날개만으로는 안정이 없고 보수의 날개만으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으니 좌와 우, 진보와 보수의 균형 잡힌 인식으로만 안정과 발전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맞는 말이다. 개인의 판단과 사회인식에서 균형점을 강조한 것으로 우리사회가 그런 균형점을 찾는다면 국민소득 이만불을 넘어서는 이때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우리가 오류하기 쉬운 것은 새는 좌우의 두 날개로만 난다는 한 측면만을 보는 것이다. 새가 좌우의 날개를 퍼덕이는 것은 몸통을 목적지로 날아가게 하기 위함이지 퍼덕임 자체는 아니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몸통이란 중도적 균형을 의미하는 것이며 집단사고에 휘둘려서는 결코 안 되는 개인들의 삶이다. 세간의 논란이 되고 있는 한진 중공업사태를 보면서 3차 희망버스를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의 결코 희망적이지 않은 목소리를 접하면서 결국 무엇을 위한 진보이며 무엇을 위한 보수인지를 스스로에게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판화가 이철수 씨는 그의 작품에서 “새는 좌우의 두 날개가 아니라 온몸으로 난다. 모든 생명은 저마다 온전한 세계이기 때문”이라고 외친다.

 

그렇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만 날지 않는다. 온몸으로 나는 것이다. 국민 없는 나라가 있을 수 없듯이 몸통 없는 날개 짓은 공허하고 날개 없는 몸통 또한 더더욱 가치가 없다. 우리가 온몸으로 이루어진 한 마리 새 인 까닭이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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