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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의 피를 먹고 사는 정치는 언제 끝낼 것인가?
기사입력 : 2012-04-19 오전 9:38:12

▲ 정종암 문학평론가/칼럼니스트
지역할거주의 청산 없이는 선진국 어렵다

 

이 땅의 유권자들은 언제까지 우매하게 당해야만 하는가. 정치꾼들은 언제까지 유권자를 이용하면서 표를 강탈하는 횡령이나 배임죄에서 손을 뗄 것인가. 22개 정당이 제19대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으나 18개 정당이 꽃잎처럼 사라져 갔다. 대한민국 특유의 양당구조와 지역주의에 쓰러진 그들은 삼라만상의 신들에게 하늘이시여!라는 단말마를 외친 채 칩거 또는 와신상담 중이다. 그러나 이대로는 그들의 꿈은 요원한 불길에 지나지 않기에 정치후진국인 대한민국에서는 어렵다는 현실이 암담할 뿐이다.

 

총선 결과를 그래픽으로 만든 한반도 지도를 보라. 어차피 북쪽은 2~3세대에 걸쳐 여전하고도 진정한 적색공화국인 것과는 다르지만, 남쪽의 경상도권은 진달래보다 더 진한 적색인 철쭉으로, 호남권은 개나리보다 더 진하디 진한 황색으로 새옷도 아닌 헌옷 그대로 다시금 입었다. 아예 세탁도 안 한 상태이다.

 

그러기에 전자는 적색공화국, 후자는 황색공화국인 듯하다. 이러한 지역할거주의에 다수의 힘으로 정의를 무너뜨리는 폐해가 심각한 선거판이었다. 소수에 의해 조종 또는 선동 당한 채 겉포장만 다수인 양 민주주의를 위장한 불순한 소수의 횡포가 지배한 결과였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뜻있는 후보들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그 지역주의를 허물겠다고 정의롭고 용감하게 출사표를 던졌다가 하나같이 다 쓰러졌다.

 

적색이든, 황색이든 이들 지역은 아주 한국적 고질병인 지역주의로 피를 먹고 사는 흡혈귀나 다름없는 정치 사기꾼들의 마당놀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마당놀이패들은 안방에서 거둔 과실이 유쾌하지 못한 승리임에도 도취해 일부는 압승이라고 꼴값들이다. 이건 어설픈 용어 차용의 표본적인 사례로 썩은 미소를 입가에 번지게 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거둔 것이나 마찬가지임에도 미안함도 없을까?

 

압승치고는 정말 싱거운 승리가 아닐 수 없다. 불공정한 게임은 개새끼도 자기 집 앞마당에서는 이기는 게 기정사실 아닌가. 지역주의도 모자라 무소불위의 권력인 정당공천제란 아주 더럽고 치사한 그들만의 룰에서 지방의원들의 목을 죄면서 선거운동원으로 강제 징입하여 지역민들에게 위화감까지 조성해 거둔 승리가 진정한 승리라고 그들만이 입을 수 있는 잠바를 뽐내는 꼴불견을 연출하나. 하수인으로 만들고, 하수인으로 전락한 그들만의 잔치가 펼친 활극이면서 풀뿌리 민주주의를 짓밟은 쿠데타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지방정치의 순기능이 없는 게 아니지만 풀뿌리 민주주의가 태동한 지 20년이 넘었다. 자신들의 이름표도 아닌 지역구 출마자의 이름표를 달고는 그들만의 잠바를 입고 텃밭 후보자의 당선에 기여한 지방의원들과 지방정치 희망자들의 비양심적인 작태는 혀를 내두를 정도의 난장판을 만들었다. 지역민은 안중에도 없이 마당쇠 역할이나 하는 지방의원 그들의 불쌍함을 넘어 얼마나 눈살을 찌푸리게 했는지 실로 양당의 텃밭정치는 난장판이었다. 자칭 잘난 유지나 세력가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비겁함을 자행했다.

 

그러했음에도 강 건너 불 보듯하는 그들의 최고 보스들이 이 나라를 자신만이 구할 수 있다고 대국민 사기극을 벌이면서 대선 정국으로 매진하는 대한민국이 슬프다. 한국판 특유의 정치판은 너무나도 예측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한다. 그 꿈도 화려한 추락에 꽃마차를 탈 지 모를 일에 누구나도, 어떠한 정치세력도 안심할 노릇은 아니다.

 

수도권이 아닌 지역주의에 기대 승리한 이들도 같은 선량으로 대우할 가치가 있을까. 천민민주주의에 기대 텃밭에서 승리를 거둔 이들에게는 금배지가 아닌 은배지나 동배지에 세비를 절반 정도 지급해야 할 것이다. 어차피 이들은 그들만의 소왕국에서 황태자 노릇을 하니까 무보수로도 괜찮을 듯하다. 지역의 지방정치 쓰레기도 누군가 치워야 한다. 그 쓰레기를 분리수거 하려면 먼저 각 당의 대권주자들은 정당공천제를 기필코 없애는데 앞장서지 않고는 자신만이 이 나라와 민족을 구하겠다는 꽃노래는 부르지 말라. 민주화와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지역주의는 정당정치의 발전이 없음을 깨닫고 그 폐해를 없애야 할 것이다.

 

필자/정종암

*칼럼니스트(시사평론가)이면서 신춘문예 등으로 등단한 문학인(시,수필,문학평론)으로, 구 미래연합 중앙당 대변인과 제19대 총선 영등포 갑구 예비후보를 지낸 정치인이다. 저서로는 보통사람들의 아름다운 도전, 쪽방촌의 밤, 내가 사는 이 좋은 세상에 등이 있다. 무료법률상담 요원과 봉사활동 등으로 서울특별시장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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