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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의 즐겁게 책읽기-
허영만의 만화 ‘식객’ 전27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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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의 만화 ‘식객’ 전27권

허영만 / 김영사

 

내 일찍이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 무릇 남아는 다섯 수레의 책은 읽어야 한다는 신조로 만화책 보기를 즐겨 했던바 이미 십 여세에 다섯 수레정도가 아니라 다섯 트럭 분량은 족히 될 만한 만화책 읽기에 도달하였노라.

 

더욱이 허영만이라는 만화가의 만화는 오래전 ‘각시탈’을 필두로 대한민국 만화의 지평을 열어 젖혔다는 ‘한강’과 ‘타짜’에 이어 만화영화의 전설 ‘날아라 슈퍼보드’까지 섭렵했다. 워낙 현장 취재와 허영만 만의 스토리텔링은 명성만큼이나 남달라 세월이가면 대저 한물간다는 기라성 같은 다른 작가와는 달리 여전히 먹히는 만화가였다.

 

그런데 어느 날 ‘동아일보’에 ‘식객’이라는 만화가 연재되고 있었던 거라. 다른 신문도 아닌 ‘동아’에.. 가뜩이나 ‘식객’이 연재된 2002년부터는 조중동의 포악함이 극에 달해 새로운 민주정부의 출현에 이만저만한 방해가 되지 않던 차에 볼 수도 없고 안 볼 수도 없는 상황이 됐다.

 

당시 ‘식객’이 얼마나 감동적인지 동아일보 구독자가 늘기 시작했다는 입소문은 ‘조중동 안 보기운동’을 전개하던 사람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결국 노무현대통령이 당선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밉다고 허영만 형님의 ‘식객’역시 ‘내 차라리 안보고 살으마’하는 각오로 임하고 있었다.

 

이 유명한 대한민국의 대표 요리만화 ‘식객’은 2002년 9월 2일부터 2008년 12월 17일까지 총 11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야기가 1,438회에 걸쳐 동아일보에 연재됐고, 쿡 인터넷 존에서 남은 이야기 연재를 진행하다가 2010년 3월 9일 연재를 종료했다.

 

‘식객’은 두 번의 영화와 한 번의 드라마로 제작이 돼 절찬리에 방영됐으며, 듣자하니 올해 시즌2를 준비 중이라고 하니 여전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럴 능력만 있다면 아예 에피소드별 드라마를 매주 준비해도 감동과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어디 추천이라도 해 보고 싶다.

 

이 만화책을 이번에 작심하고 읽게 됐다. 실로 10년 가까이 그리워도, 보고 싶어도 참다 참다 보게 된 것이니 그 감회가 정말 남달랐다. 드라마로도 빼놓지 않고 보아왔고, 영화로도 보았던 터라 대충 내용이 어떠할지는 눈감고도 파악한다고 자부 했으나 막상 첫 번째 에피소드부터 감동의 물결은 보는 내내 손에서 뗄 수 없을 정도의 파장을 보내는 것이었다.

 

만화스토리가 이렇게 잘 준비해도 되는 거야? 하는 생각과 만화의 재미라면 역시 과장과 뻥이 절반은 돼야 되는데 디테일과 스토리가 실생활에서 막 일어난 펄떡펄떡 뛰는 생생함이 묻어 나오고 있었으니 감동이 배가 될 수밖에. 역시 영만이 형의 역량과 저력을 다시 한 번 느끼는 순간이었다.

 

만화는 골방에서 컵라면 말아먹으면서 쌓아놓고 한꺼번에 읽는 맛이 최고다. 그러나 ‘식객’은 한 편 한 편 에피소드별로 생각날 때 천천히 읽는 게 훨씬 감동적이다. 하나씩의 이야기가 워낙 철저한 준비와 현장에 기반한 취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한꺼번에 보면 그 맛이 분산되기 때문이다.

 

십여 권 읽다가 문 득 이렇게 읽어서는 안 되겠다 싶어 에피소드한번 보고 다른데 관심 돌렸다가 다시보고 하는 방식으로 읽었다. 이 만화책은 아예 보관해가면서 음식 생각 날 때마다 에피소드별로 읽어도 좋겠다. 스물일곱 권 전질로 사다보시는 분도 많았나 보다 백만 권이 나갔다고 하는 것으로 봐서...언젠가는 나도 이거 전질로 구비해 놓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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