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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입양의 날…내년부터 양자도 친자와 같은 법률적 지위 보장

 

5월 11일은 제2회 입양의 날이다. 가정의 달 5월에 한(1) 가정이 한(1) 명의 아동을 입양해 새로운 가정(1+1)으로 거듭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입양에 대한 부정적 인식 전환 등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아직 입양에 대한 선입견에 둘러싸여 있다



2006년 입양아동 중 59%가 해외로


2006년 한 해 동안 입양된 아이의 수는 3231명. 그런데 절반이 넘는 1899명이 해외로 입양됐다. 1958년부터 2006년까지 15만9000여 명이 해외로 입양됐고, 국내에 입양된 아동은 6만9000여 명으로 전체의 30%에 불과하다.

 

 

해외 입양아동 누적숫자로 치면 세계 1위인 우리나라는 최근 입양대상 아동수가 줄어들어 입양아동 수도 줄어들고 있다. 입양아동의 90%를 차지하는 미혼모 아동은 2001년 3862명에서 2006년 2901명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금도 중국, 러시아, 과테말라에 이어 네 번째 ‘아동수출 대국’이다.


10여 년 전에 비하면 전체 입양에서 해외입양이 차지하는 비율은 낮아진 편이다. 1995년 전체 입양의 68%였던 해외입양은 점차 줄어들어 1999년 58%선으로 낮아졌다. 그러나 이후 평균 58% 선이라는 높은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유교문화로 인해 한국사회에 뿌리박힌 혈통주의와 가계계승 의식 등 국내 입양문화가 척박하기 때문이다.



척박한 국내 입양문화


지난 2~3월 한 결혼정보업체가 실시한 ‘미혼남녀 입양에 관한 의식조사’ 결과는 이런 현실을 잘 드러낸다. 미혼 남녀 421명의 75%가 ‘결혼 뒤 불임이라도 자녀를 입양할 의사가 없다’고 대답했다. 입양을 원치 않는 이유로는 ‘혈연중심 가족관계를 고수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61%로 가장 많았다.


특히 소득이 높을수록 입양을 꺼리고 있다. 지난해 입양부모 중 2005년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인 357만원 미만은 841명으로 전체의 63.1%를 차지했다. 지난해 아이를 입양한 부모의 직업을 살펴보면 회사원이 536명으로 40.2%를 차지했고, 농·상업 등 자영업자가 33.5%(446명), 공무원 9.1%(121명) 등이었고, 판·검사, 의사는 1.8%(24명)에 그쳤다.


장애아 입양에 대한 국내 인식은 더욱 열악하다. 2006년 장애 입양아 725명 가운데 국내 가정에 입양된 아동은 12명에 불과했다. 장애아동의 98.3%가 해외로 입양된 셈이다. 지난 10년간 국내에 입양된 장애아동은 전체 입양 장애아동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부모 중심의 입양문화


이는 우리나라의 입양문화가 부모의 만족 등이 중심이기 때문이다. 입양을 결심한 부모라고 하더라도 대다수는 건강하고 잘생긴 아이를 선호한다. 장애가 있는 아동은 당연히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많은 입양신청자는 여자아이를 선호하고 있다. 1970년대와 1980년대만 하더라도 입양된 아이 중 남자아이가 더 많았던 상황은 1990년대 중반 역전된다. 1995년 국내입양의 58.4%를 차지했던 여아입양은 2002년 이후 평균 65%에 달하고 있다.


이처럼 여아 선호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호적에 올리더라도 재산상속 등의 문제 발생 부담이 적고 남자아이보다 키우기 쉽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난해 해외에 입양된 아이 3명 중 1명은 장애아동, 10명 중 7명은 남자아이였다.



국가 위상 위해 해외입양 중단 검토


과거 정부는 해외입양 중단정책을 검토한 바 있다. 1989년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는 해외입양을 단계적으로 줄여 1996년부터 해외입양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밝힌 바 있다. 이 정책은 일부 유럽국가 등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고아수출국이라는 비난이 일자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손상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취해졌다.


그러나 이 결정은 1994년 번복됐고, 이후에도 해외입양 문제는 지속적으로 거론됐다. 김대중 전대통령은 1998년 10월 해외입양인 23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해외입양인에게 공식사과하기도 했고, 참여정부도 해외입양을 줄여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혀온 바 있다.


정부는 국내입양을 활성화시켜 해외입양을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 입양에 대한 국내 인식을 개선하는 등 국내입양의 문을 확대하지 않은 채 무작정 해외입양을 줄이는 경우, 선택받지 못한 아이들은 고아원으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왔다.

 


국내입양 활성화 위한 정부의 노력


정부는 2005년 ‘입양촉진 및 절차에 관한 특례법’을 개정해 올해 1월부터 입양수수료를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입양부모는 복지시설 등에서 아동을 입양할 경우 200만원 가량의 입양수수료를 시설에 내야 했다. 이는 입양가족의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해 국내 입양이 활성화되지 못했다.


또한 정부는 13세 미만 아동을 입양한 부모에게 월 10만원의 양육수당을 지원하는 한편 장애아동을 입양한 가족에게는 월 55만1000원의 양육보조금과 연간 252만원의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14일간의 입양휴가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독신도 입양할 수 있도록 자격조건을 완화했다.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새로운 민법에는 입양가족을 위해 친양자 제도가 도입된다. 양자라고 해도 친자와 같은 법률적 지위를 얻고 친부모와는 법적 관계가 단절되는 제도다. 과거에는 입양을 하더라도 입양부모의 성을 따르기 힘든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많은 입양부모는 입양신고 대신 친생자신고를 해왔다.


지난해 10월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05년 10월까지 실시된 국내 입양건수 1864건 중 입양신고는 46건(전체의 2.5%)에 불과했다. 97% 이상의 입양부모가 범법행위를 해왔던 것이다.


이밖에 정부는 입양아동의 보육시설비를 전액 지원하고 유치원 교육비로 월 10만~30만원씩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현해 공무원에 한해 실시하고 있는 14일간의 입양휴가제를 민간으로 확산시키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한편 정부는 5월 11일 서울 무역센터 컨벤션센터에서 국내입양 활성화를 위해 제정된 ‘입양의 날’ 기념행사를 열고 국내입양 활성화에 공로한 42명에게 국민훈장 목련장과 대통령표창 등을 수여한다.


이날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을 이는 스티브 모리슨(한국명 최석춘, 51) 한국입양홍보회 이사. 그는 14살 때 미국으로 입양돼 15년간 국제홀트아동복지회 이사로 활동하고 1999년 한국입양홍보회를 설립해 국내입양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포항 인터넷뉴스 제공(yoonsy022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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