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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한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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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9일은 우리 민족뿐만 아니라 인류의 위대한 유산인 “한글”을 반포(1446년)한지 560돌을 맞는 한글날이다.

 

올해 처음으로 국경일로 선포됐지만 한글날을 맞는 마음이 무겁다.

 

우리 모두가 한글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글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됐고, 우리 국력이 커가면서 세계 48개국 590여 개 대학에서 가르치는 국제적 문자가 됐으며 옥스퍼드대학교가 선정한 가장 우수한 언어로 선정했으며 또, 그만큼 가치 있는 글이다.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자기 말이 있음에도 그것을 표현할 문자를 갖지 못해 영어 알파벳을 빌려다 쓰는 궁색한 처지에 놓여있는 걸 보면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지 알 수 있다.


한글은 불과 24개의 낱자를 써서 한국인이 내는 거의 모든 소리를 표기할 수 있다. 그만큼 과학적이고 편리한 글자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글의 과학성과 아름다움에 대한 외국 학자들의 관심과 찬사도 매우 높다.

 

그러나 정작 본고장인 우리나라에서 한글의 처지는 고단하기 짝이 없다.

 

‘축하합니다’를 ‘ㅊㅋ’로 쓰는가하면, ‘초등학생’을 ‘초딩’으로, ‘즐겁게 감상 하세요’를 ‘즐감’으로 또는 ~여, ~염, ~하삼 등등 청소년 사이에서 유행하는 은어나 비속어, 축약어들을 보면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

 

지나치게 비약한 나머지 ‘외계어’로 불리는 것들도 있다. 글로는 도저히 쓸 수 없는 것들이 사이버 은어나 통신언어라는 이유로 네티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일반 국민의 언어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TV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진행자들이나 출연자들이 이런 축약어를 아무 생각 없이 쓰는 경우가 많아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방송에서 이런 축약어들을 일부러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갖게 한다.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국어실력이 빈약해 기획안이나 보고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못하는 신입사원들의 문장력에 혀를 차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어는 남북한 7천만 명만 계산해도 사용인구 세계 15위권에 드는 언어다. 우리 문화의 사명은 그 한글에 깊이와 아름다움과 정확성을 더하도록 가꿔가는 것이다.

 

국경일이 된 한글날을 그저 생일 잔칫상 하루 잘 차려먹는 날쯤으로 넘길 것이 아니라, 우리 겨레문화의 꽃을 어떻게 하면 풍요롭고 품위 있게 키워나갈 것인지 다 같이 생각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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