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레미 리프킨 지음 / 신현승 옮김 / 시공사
“오늘날 지구상에 존재하는 소의 수는 12억 8,000마리로 추산, 소의 사육면적은 전 세계 토지의 24%를 차지, 그들은 수 억 명을 넉넉히 먹여 살릴 만한 양의 곡식을 먹어치우고 있다.
소의 증가는 남아있는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주요한 요인이 돼 소 방목용 목초지로 개간되고, 사하라 이남과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남부 목장지대 사막화의 주된 요인이다.
축산 폐기물이 지하수 오염의 주요 원인이며, 소가 내뿜는 메탄은 지구 온난화를 초래한다. 수백만 명의 인간들이 곡식이 부족해 기아에 시달리는 반면 지구상에서 생산되는 전체 곡식의 1/3을 축우와 다른 가축들이 먹어 치우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사료로 사육된 육류, 특히 쇠고기 과잉섭취로 인해 풍요의 질병인 심장발작과 암, 당뇨병에 걸려 죽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환경적, 경제적, 인간적 해악과 피해에 관해서 별다른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쇠고기 소비문제는 미래 지구와 인류의 행복에 가장 큰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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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식의 졸말-재레미 리프킨 |
이 책, 『육식의 종말』의 머리말 요약이다. ‘제레미 리프킨’이 이 책을 통해 하고 싶었던 가장 중요한 내용이었을 것이다. 이 책은 2002년에 한국어로 번역돼 출판됐다. 미국에서는 이미 1993년에 출판됐다.
정확히 20년 전에 인류문명의 소고기문화에 대한 중간평가를 내려놓고 있었던 점을 확인 할 수 있는데 ‘제레미 리프킨’의 탁월함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고전들이 그러하지만 이 책은 지금 읽어도 현재 인류의 자화상을 보여주며, 인류가 극복해야할 매우 중요한 문제 중 하나에 대한 문제의식을 일깨워주기 충분하다. ‘제레미 리프킨’의 『엔트로피』나 최근에 발행된 『제3차 산업혁명』이나, 그밖에 『소유의 종말』과 『노동의 종말』, 『유러피안드림』 등 대부분의 저작들이 매우 뛰어나서 필독서로 꼽히는데 주저함을 못 느낀다.
대체로 뛰어난 저작이 한편이나 두 편 쯤 이고 나머지는 전작의 범위를 벋어나지 못하는 논리와 근거를 제시하는데 비해 ‘제레미 리프킨’은 발행하는 책 마다 나름의 새로운 논리와 방향을 일깨워준다. 그런 면에서 ‘제레미 리프킨’의 새로운 저작과 발언은 눈여겨보게 되는 것이다.
『육식의 종말』은 모두 6부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서는 소와 서양문명을 통해 인류와 소가 어떤 지위에서 관계를 맺어왔는지를 통찰한다. 2부 미국 서부 정복기 에서는 신대륙 미국의 우점종 이었던 버펄로의 전멸과정과 인디언의 추방 그리고 인간의 식량인 옥수수로 사육하는 육우정책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3부에서는 쇠고기의 산업화를 통해 쇠고기 해체공정과 자동화되는 정육공장에 대해 쇠고기기업화과정과 실제를 확인시켜준다. 이어 4부에서는 배부른 소떼와 굶주린 사람들을 통해 인간을 집어삼키는 소에 대한 ‘소와 인간의 사회학’을, 5부에서는 지구환경을 위협하는 소떼와, 6부에서는 육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의식구조 까지 그리고 육식의 종말이 오면 누리게 될 인간과 자연의 공존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좋은 책은 아무 때나 읽어도 좋다. 혹시 아직까지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한번쯤 꼭 볼 것을 제안한다. 우리에게는 2008년 광우병 파동 때 가장 많이 팔려나갔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지금쯤에서도 인류가 넘어가야할 과제 또 하나쯤 알고 있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