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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문트 바우만 (Zygmunt Bauman)
기사입력 : 2014-01-20 오후 03:20:13

김흥순 /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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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그문트 바우만
모든 것이 흐물흐물해진 이 불안정하고 예측 불가능한 사회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더 나은 삶을 발명할 수 있을까? 이 허물거리는 무한정한(혹은 그렇게 보이는) 자유는 우리의 축복인가 저주인가?

 

-지그문트 바우만 (Zygmunt Bauman)`액체 근대(Liquid Modernity)`중에서 한국 사회가 지그문트 바우만에 빠져들고 있다. `유행의 시대`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현대성과 홀로코스트`(새물결), `방황하는 개인들의 사회` `리퀴드 러브` 등 바우만의 책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1925년 유대인으로 태어나 제2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직접 체험한 뒤 홀로코스트, 마르크스주의, 현대성 등의 주제에 천착하며 깊이 있는 사유를 발전시켰다. 야만의 시대인 20세기를 관통한 뒤 예측 불가능한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이 현자의 통찰력은, 인간을 규정하는 조건들이 얼마나 무시무시하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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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5년생이니 올해 89세인 노학자의 저서가 유행한다는 것은 대단하다. 서구권 학자의 책이 대중에게 널리 읽히는 것은 슬라보이 지제크 정도를 제외하면 유례가 없는 일이다.

 

한국에는 최근 알려졌지만 바우만은 오늘날 가장 주목받는 `탈근대` 사상가다. 1990년 정년퇴직한 후 현재 리즈대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1989년 현대성과 홀로코스트 간의 뿌리 깊은 연관 관계를 분석한 `현대성과 홀로코스트`를 출간해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초기에는 정통 마르크스주의자로서 영국 노동운동과 계급 문제를 연구했으나 점차 근대성의 문제에 천착하면서 `유동하는 근대`라는 개념을 가지고 현대인의 불안정한 삶의 양식을 설명했다.

 

`액체 근대(Liquid Modernity)`에서 그는 개인의 해방과 자아실현, 시공간의 문제, 일과 공동체라는 삶의 거의 모든 영역이 `액체화`되었다고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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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삶에 대해 변화를 추구하고,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멈추지 않는 것이라 설명하는 것이다. 그는 유동하는 사회의 문화는 `유행의 시대`로 규정한다. 문화는 이미 소비시장의 지배를 받고 있으며, 유행에 종속된 현대인들이 소비하는 사회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화의 기치 아래 온 인류가 공유하는 똑같은 문화는 결국 초국적 자본이 최대한의 이윤을 얻기 위한 상품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바우만은 포스트모더니티나 포스트모던이라는 시대 규정 용어 대신, 자신이 만든 "유동하는 근대(리퀴드 모더니티)"라는 신조어를 사용한다. 이 시리즈의 책을 많이 펴냈고, 국내에도 <액체근대>, <유동하는 공포>, <리퀴드 러브> 등 다수가 소개됐다.

 

포스트모던이라 통칭되는 시대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 사회학적인 공로가 있다. "포스트모더니티"라는 단어가 한국어 상으로는 "모더니티 이후" 정도의 의미 말고는 말해주는 게 별로 없는데, "리퀴드 모더니티"는 이미지로 강력하게 다가오는 지점이 있다.

 

우리가 어떤 시대를 사는지에 대한 그림이나 조감도를 갖고자 할 때, 유력하게 참고할 만한 사회학적 통찰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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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활동 시 불가피하게 따르는 민간인 피해를 이르는 부수적 피해라는 미국 군사용어를 확장해 현대사회 전반을 진단했다.

 

부수적이라는 말 속에 도사리는 고의는 아니다라는 무책임함은 사회문제의 본질을 희석하며, 권리와 기회에 이미 존재하는 불평등을 암묵적으로 가정한다고 주장한다.

 

개인의 힘은 무력하고 사회적 연대는 힘들어진 개인주의 사회는 개인이 모든 걸 해결하거나, 낙담해 무너지거나를 요구받는 불안한 사회다.

 

바우만이 각광받는 것은 그런 시대에 연민 어린 시선을 가지고 발언하며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통찰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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