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녹색연합 평화생태국의 협조를 얻어 게재하는 것으로, 4대강 사업 이후 급속히 번지는 큰빗이끼벌레 현황과 4대강 생태계 파괴의 역력한 현장을 보도한 글임을 밝혀둡니다.
[완공 3년차, 4대강에 이사 온 큰빗이끼벌레
여름입니다. 당연한 듯 다시 찾아온 녹조와 함께, 올해는 큰빗이끼벌레라는 생물이 4대강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생김새가 특이해 ‘괴물’이라고 불리며 많은 기사를 장식한 큰빗이끼벌레, 이 친구는 왜. 4대강에 나타났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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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빗이끼벌레를 들고있는 대전충남녹색연합 김성중 활동가 |
으~?~! 커다란 큰빗이끼벌레를 들어 올립니다. 이곳은 금강 세종보 인근의 요트선착장입니다. 많은 예산을 들여 만든 요트선착장에 요트는 없고 큰빗이끼벌레만 있습니다.
대부분이 물로 이루어져있으며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고 사는 이 생물은 고여 있는 물을 좋아합니다. 작은 개체들이 모여 군집을 이루고 살아가는데, 흐르는 물에서는 뭉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유속이 있는 강에서는 살아가지 못합니다.
큰빗이끼벌레가 4대강에 나타난 이유는 한가지입니다.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보로 인해 강의 흐름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한강에서도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됐습니다. 강바닥에서도 큰빗이끼벌레가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수자원공사는 ‘큰빗이끼벌레의 서식은 4대강 공사와 무관하다.’며 미관상의 이유를 들어 강가의 큰빗이끼벌레를 수거하고 있지만, 이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임시방편일 뿐입니다.
환경부와 수자원공사는 큰빗이끼벌레의 독성에 초점을 맞추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포인트는 ‘4대강에 큰빗이끼벌레가 나타나게 된 이유’입니다. 정수역을 선호하는 큰빗이끼벌레가 4대강에 나타난 이유와 흐름이 멈춰진 강에 생겨나는 변화들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호소화湖沼化. 4대강이 호수처럼 변해가고 있습니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진리를 무시한 채 강행됐던 4대강 사업 때문에, 생태계에 교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올해도 녹조가 찾아왔습니다. 작년보다 더 이른 시기에 강을 뒤덮었습니다. 남조류의 세포수도 대폭 증가했습니다. 아래는 낙동강의 남조류 세포수 자료입니다. (출처 : 녹색연합 보도자료_링크)
총 8개 보 가운데 6개의 보에서 남조류세포수가 조류 경보 수준(5,000세포/㎖ 이상)을 초과했습니다. 6월의 일입니다. 2012년과 2013년에는 아무리 빨라도 7월 초에 조류경보수준을 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정도 앞당겨진 셈입니다.
6월의 남조류 세포수가 2012년과 2013년에 비해 폭발적으로 증가했음을 보여주는 표입니다. 강정고령보는 10만 세포수가 넘고, 달성보와 합천창녕보는 20만 세포수가 넘습니다.
- 녹조발생에는, 체류시간, 수온, 일사량, 영양염류 등의 요인이 영향을 미침. 최근의 이상고온, 강수량 저하 등도 녹조발생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음. 하지만 4대강사업 보 건설 이후 강의 흐름이 사라지고 정체시간이 크게 늘어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임. 보 건설 이후에는, 기온이 낮아지는 9-10월까지도 녹조가 확인되고 있음. 이것은 단순히 기온상승의 영향으로 보기 힘듦. 또한 4대강사업 이후 또한 물이 정체되어 호소화되면 영양염류가 강바닥에 침강됐다가 용출하는 현상이 가속화됨. 이에 따라 시간이 지날수록 녹조번무도 가속화될 수 있음.
식수원과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녹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문을 상시 개방하고 4대강재자연화 방안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돼야 함.
녹색연합 보도자료의 내용입니다. (140703_[보도자료_빨라지고 심해진 낙동강 녹조) 해마다 심해지고 있는 녹조현상. 앞으로 얼마나 더 심해질지 걱정이 됩니다. 수문을 열고 강을 흐르게 해야 합니다. 녹조가 발생하면 일부 보의 수문을 개방해 물을 흘려보내는 식의 방법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못합니다.
물이 흐르지 않아 생긴 변화, 강바닥의 변화입니다.
한강의 여주보 상류에서 채취한 모래입니다. 좌측의 시료는 유속이 0.13m/s정도인 가운데 구간에서 채취했고, 우축의 시료는 유속이 너무 느려 측정이 불가한 좌안에서 채취한 흙입니다. 두 시료의 차이가 눈에 확연히 보입니다. 유속이 조금이나마 있는 구간에서는 모래가 나왔고, 유속이 거의 없는 곳에서는 개흙이 나왔습니다.
금강 백제보 우안의 고정보 부근 강가에서 채취한 흙입니다. 아주 되직한 점토질입니다. 강모래는 물을 정화하고 생명을 키워냅니다. 하지만 공기가 들어갈 틈 없이 질퍽질퍽하고 악취 나는 이 흙에서는 원래 모래에서 살아가던 생명이 살 수 없습니다. 하상생태계 역시 호소화에 맞추어 변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각종 유기물질과 흙 입자들이 쌓인 이 퇴적층이 더 두꺼워진다면, 지하수와의 통수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한 유기물질로 인해 수질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보 구간 수생태계 모니터링 보고서의 내용을 전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보고서의 내용에도 유속 감소로 인한 생태계의 변화가 드러나 있었습니다. 4대강 사업 구간에서 전반적으로 고인 물에 살며 오염을 잘 견뎌내는 종들이 증가했습니다. 물고기도 그렇고 저서생물도 그렇습니다. 3년 가까이 보로 막혀 흐르지 못하는 강은 이렇게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강물이 이대로 계속 흐르지 못하게 된다면, 앞으로는 또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요.
한강의 이포보입니다. 많은 예산을 들여 만든 멋진 구조물. 누군가의 눈에는 이렇게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저 보가, 아니 댐이 막은 강은 단순한 물길이 아닙니다. 강은 흐르는 물, 물과 함께 흐르는 모래와 흙, 강물이 자연스럽게 드나드는 수변과 그 일대 모두를 아우르는, 생명이 살아가는 공간입니다. 물이 있고 습지가 있고 땅이 있어 다양한 생물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참으로 경이로운 곳입니다. 그 강을 배가 다니는 수로로 본 어떤 이 때문에 4대강이 망가져가고 있습니다. 다시 건강한 강을 보고 싶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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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제 1지류, 내성천의 흐르는 맑은 물 |
강이 흐를 수 있도록 수문을 열어야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보를 해체해야합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너무 늦기 전에 강을 다시 흐르게 해야 합니다.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면, 강은 그 놀라운 생명력으로 본래의 건강한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강의 힘을, 자연의 힘을 믿고 재자연화를 시작해야합니다.
글 : 평화생태국 이다솜
사진 : 평화생태국 황인철, 이다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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