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더가 몸을 던져 일하지 않는데 어느 누가 그를 따르리
‘박수칠 때 떠나라’ 라는 말이 있다. 정상에 있을 때 떠나라는 뜻일 수도 있고" 주위를 둘러보지 않고 위로만 향하려는 끝없는 인간의 욕심에 대한 적절한 타이름의 말일수도 있겠는데" 우리 고성군에 지금 이 말에 딱 어울리고" 귀감이 될 만한 아름다운 떠남이 있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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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농업협동조합 현 조합장인 최판진 조합장이 오는 3월 11일 실시되는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많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놀랐다.
한 해 5천4백억 원을 다루는" 어떻게 보면 고성 ‘최대의 경영체’라 해도 틀릴 게 없는" 고성농업협동조합의 최고 직책인 조합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마음을 굳힌 최판진 조합장은 ‘좋은 후배에게 물려줘 인재를 양성하는 것도 경영 못지않은 중요한 일이다’며 2선 연임을 끝으로 홀가분한 마음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최판진 조합장은 고성농협에 몸담은 지 36년째인 지난 2007년 3월 14일 조합원들과 대의원들의 전폭적인 동의 속에 무투표로 조합장에 취임해 지금까지 43년을 농업협동조합에 몸담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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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조합장은 ‘조합은 내 살과 같다. 농민과 농협만을 염두에 두고 내 청춘을 바치며 조합 속에서 살아왔다. 무투표당선 두 번으로 거대 조합의 조합장이 된 것도 농민과 농협 위한 나의 일관된 삶을 조합원들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또 자신들의 일처럼 해 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줬기에 가능했던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의 불출마 결정과 관련해서는 ‘참으로 깊이깊이 생각했다. 하루 만에 생각해 결정한 것도 아니다. 내가 걸어왔던 43년 농업 농협의 길이 자신의 영달을 위했던 것이냐 농업농촌을 생각하는 조직을 위한 길이냐고 자문했을 때 조직을 위해 걸어왔던 길이라고 당당하게 생각하고 오늘의 용퇴가 더 큰 길을 걷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자신에 찬 의지를 밝혔다.
최 조합장은 ‘또 선거에 출마할 수도 있고 열심히 하면 당선 될 수도 있겠지만 세 번을 거푸 욕심을 부려 당선되고 그만 두는 날에는 농협에 청춘을 바치며 이루어왔던 그간의 성과들이 모두 무너질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농민 위해 살아왔던 그 진정성들이 모두 수포가 될 것이다’며 떠날 때 떠날 줄 아는 진정한 용기를 보여줬다.
아울러 최 조합장은 ‘물러난다는 마음을 굳히니 43년간의 농협생활이 정말 자랑스럽다. 슬기롭고 명예롭게 조합원들의 축하와 격려 속에 나가고 싶다. 농협 생활 시작하면서 마음먹었던" 주춧돌을 놓겠다던 초심의 심정을 안고 퇴임하고자 한다’며 밝은 웃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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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어떤 면 행사장에 나가 마을 어른들을 만났는데" 아직도 원기왕성하게 일할 수 있어 보여 물러난다는 것이 아깝지만 ‘명예롭게 잘 물러나는 것’이라며 용기를 주고 크게 칭찬해 주던 얼굴들을 잊을 수 없다며 상기된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고성사회에서 이런 저런 여러 직책들을 맡아왔던 알만 한 사람들이 자꾸 물러나지 말고 더 하라고 재촉해서 놀라웠다고 말하는 대목에서 최판진 조합장의 진정성과 절제된 도덕성을 읽을 수 있었다.
자신의 용퇴를 환영하는 주위 사람들이 ‘최근 고성사회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마음들이 편치 않은 중에도 최 조합장의 용퇴 결정을 접하니 이보다 더 훌륭한 귀감이 될 일이 어디 있겠냐’며 좋아한다면서 쑥스러워했다.
특히" 최 조합장의 부인과 자식들도 ‘짐을 내리시고 편히 쉬시라’고 용기를 주고 격려해 무엇보다 힘이 됐다고 가족들에게 감사했다.
최판진 조합장이 용퇴를 굳히게 된 것도" 최근 고성사회가 너무나도 이상하게 흘러서 세상사는 것이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자신이 앞에 서서 모범을 보이는 것도 나름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일에 목숨을 걸고 질서를 어지럽히고 그럴 필요가 있을까 하는 마음을 밝히며 최근의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크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3월 11일 있게 될 동시선거와 관련해 최 조합장은 ‘지난번처럼 무투표로 진행돼 조합을 잘 이끌어갈 사람에게 힘을 실어주고 그렇게 되는 분위기였는데...’라고 말하며 자신한테 전폭적 지지를 보내며 두 번의 무투표 당선이 있었기에 오늘의 튼실한 고성농업협동조합이 건설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 조합장은 “깨끗이 해 물려주면 좋으련만 굳이 선거를 하려는데 마음이 아프다.”고 거듭 아쉬워했다.
최 조합장은 리더가 되기 위해 가져야 할 자세로 ‘책임자가(리더가) 몸을 던지지 않으면 절대 아랫사람들을 이끌 수 없다. 그런 모범을 보이라고 지도자를 시키고 지도자가 된 것이다. 다른 이들보다 급여도 많이 받고 대우도 좋은데 몸 던져 일하지 않으면 누가 그를 따르겠는가? 직원을 위해 희생도 해야되고" 때로는 직원들에게 소주도 한 잔 사 줄줄 알아야하고" 그런 정신으로 임해야 아랫사람들도 몸을 던져 일한다’ ‘윗사람이 하지는 않고 입으로만 이래라 저래라 하면 그 어느 누가 따르겠나’고 리더의 솔선수범을 최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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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정신과 농민만을 자신의 머릿속에 두고" 8년 조합장 임기동안 단 하루도 결석이 없었고" 서울 출장을 가도 기어이 하루 만에 다녀오면서 사무실에 들렀다 퇴근할 정도의 철저한 모범과 강력한 정신으로 오늘의 고성농협을 전국 최고로 만든 최판진 조합장" 농협생활 마지막으로 식구며 가족처럼 지냈던 대의원들이 준다는 공로패는 진정으로 감사히 받겠다고 연신 미소를 지었다.
최판진 조합장은 말한다. ‘아이들 결혼 다 했고 70인 내가 80을 살 거면 10년을 더 살 것이고 90을 살 거면 20년을 더 살게 되는데" 이제 자식들 다 결혼 했겠다. 뭘 더 욕심을 내고 할 게 있겠나~~’
최판진 조합장님" 그동안 참으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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