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성군 친절공무원 김상민 씨의 훈훈한 미담
기록에 묻혀있던 독립유공자를 찾아낸 친절공무원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평소 맡은 업무에 충실하고 신속한 민원처리로 다른 지역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칭찬이 자자한 고성군 행정과 김상민 기록연구사(48)다.
김 연구사는 고성군에서 기록물관리 지도와 지원" 정보공개제도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김 연구사는 지난 8월 행정과 사무실을 찾은 노부부의 민원을 처리하기 위해 평소처럼 친근하게 다가갔다.
이들 노부부는 구만면 최정희 씨(67) 부부로 일제강점기 <수형인 명부>에 증조부가 기록돼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군청을 찾았다.
앞서 노부부는 지난해 국가보훈처에 증조부인 최낙희 선생에 대한 독립유공자 공적심사를 의뢰했으나 올해 6월까지 답변이 없자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백두현 고성군수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백 군수는 국가보훈처 관계자와 통화 후 최낙희 선생의 활동내용과 수형사실에 대한 입증자료를 추가로 제출할 것을 조언했다.
최 씨의 증조부는 1919년 배둔장터 독립만세운동의 주도자 중 한 명인 최낙희 선생으로 당시 마산감옥에서 6개월간 옥고를 치렀다고 한다.
김 연구사는 이들의 사연을 듣고 <수형인명표 폐기록목록>에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노부부에게 정보공개제도를 활용할 것을 권유했다.
이후 김 연구사는 주말 근무까지 무릅쓰면서 마침내 <수형인명표 폐기목록>에서 최낙희 선생의 수형사실 기록을 확인하고 이를 최 부부에게 알렸다.
최 부부는 기쁜 마음에 한걸음에 군청으로 달려와 자료를 전달받고 <고등경찰관계적록>" <경남독립운동소사> 등 추가 자료 수집을 위해 타 기관으로 발걸음을 옮기려던 차에 김 연구사가 더 필요한 자료가 없는지 물었다. 김 연구사는 거리낌 없이 자신의 개인 소장 자료를 비롯해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 경남대학교 중앙도서관 등에서 원문이 제공 되는 자료를 찾아 전달했다.
덕분에 최 부부는 추가 자료를 국가보훈처에 제출할 수 있었고 8월 28일 국가보훈처로부터 최낙희 선생을 2019년 광복절 계기 공적심사에 토의에 부칠 예정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하마터면 기록 속에 묻힐 수 있었던 증조부의 희생정신이 친절공무원 김상민 연구사의 친절함과 적극성 덕분에 그 공을 인정받고 세상에 널리 알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최 부부는 지난 17일 백 군수를 다시 찾아 이 사실을 알리고 증조부의 독립운동공적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백 군수와 김 연구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최 부부는 “90세 노모가 뇌경색을 겪고 있다”면서 “더 빠른 시일 내에 공적을 인정받아 모친과 함께 영광을 누리고 싶다”고 말했다.
백 군수는 “앞으로도 주민들에게 감동과 신뢰를 주는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와 같은 친절공무원 사례를 널리 알리고 직원 모두가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