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원 도의원(고성 2, 경제환경위원회)
최근, 자치단체마다 고유의 지역성을 담거나 주민들과 친근한 캐릭터를 만들고 있다. 고성군과 이웃한 진주시의 경우 수달을 본 따 만든 관광 캐릭터인 ‘하모’가 진주시 본래 캐릭터인 논개를 뛰어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해외 사례의 경우 일본 규슈의 구마모토 현의 캐릭터 구마몬은 2010년 3월 만들어져서 지역 캐릭터를 벗어나 글로벌 캐릭터로서 인기를 끌었고, 캐릭터의 인기로 인해 구마모토현은 기존 계획을 변경시켜 신칸센 종착역이 될 수 있었다. 또한 구마몬 캐릭터의 매출은 코로나19로 인해 관광수요가 줄어들기 이전인 2019년에 1조 5천억 원을 넘었다. ‘하모’와 ‘구마몬’의 사례와 같이 지역을 연상시키는 상징물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고, 스토리를 입힌 상징물로 인해서 지역에 관광객이 찾아올 수 있도록 만드는 훌륭한 관광콘텐츠가 되기도 한다.
고성군에는 이미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 캐릭터인 ‘온고지신’이 있다. 필자는 이를 잘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새로운 스토리와 캐릭터를 만드는 것 또한 고려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이런 스토리 중 고성에서 월동하는 독수리를 스토리텔링하고 캐릭터화 하는 것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해마다 겨울이 되면 경남 고성군 기월리에는 멀고 먼 몽골에서 겨울을 보내기 위해 날아온 독수리가 가장 많이 찾아오고 있다. 이를 활용해 고성군은 올해로 4년째 12월 1일부터 3일까지 고성으로 날아온 독수리를 환영하고 보호하기 위해 ‘고성 독수리 생태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또한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날아라 고성독수리’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특색 있는 콘텐츠로 많은 관광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고성이 국내 최대 독수리 월동지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독수리 아빠’로 불리는 한국조류보호협회 김덕성 고성지회장이 겨울마다 식육점에서 얻은 돼지고기로 먹이를 주는 등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었다.
고성군을 상징하는 ‘새’는 지난 1982년 6월 이래 ‘까치’가 지정되었고, 이유로는 ‘예부터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는 길조로 유명한 까치는 고성군의 번영과 발전을 약속한다’고 고성군청 누리집에 기술되어 있다. 하지만, 영물이자 의로운 새로 여겼던 까치는 최근 들어 농작물을 해치고 전봇대에 집을 지어 전원 공급에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유해 야생조류로 지정되는 등 골치아픈 훼방꾼으로 전락했다. 이러한 까치가 군을 대표하는 새라는 것을 아는 군민들은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필자는 고성군의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군을 대표하는 ‘새’도 고성군민들의 삶과 스토리가 있는 새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고성군을 대표하는 ‘새’를 ‘까치’에서 ‘독수리’로 변경하고, 몽골의 독수리와 고성군민의 스토리를 엮고, 독수리가 고성에서 성장해서 다시 돌아가 하늘의 제왕으로 성장하는 스토리를 만들고 캐릭터화할 수 있다면, 보다 의미 있지 않을까?
오늘날 세계적으로 관심을 끄는 ‘문화콘텐츠 산업’은 문화의 요소를 발굴하고 그 속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매체에 결합하는 새로운 문화 창조과정으로 정의되고 있다. 계묘년을 뒤로하고 용의 해 갑진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12월 끝자락에서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송구영신의 의미를 되새겨 고성군이 가지고 있는 ‘독수리’라는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성군이 군‘새’ 변경을 시작으로 체계적 활용방안과 정책마련이 이루어질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