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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진정한 도시재생은 무엇일까?
기사입력 : 2024-11-13 오후 03: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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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구라시키시 미관지구를 다녀와서

- 고성군의회 김향숙 의원

 

도시재생이란 무엇일까?

요즘 어디를 가나 도시와 농촌이 앞다투어 마을 만들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표현은 도시재생, 도심재생, 원도심 살리기 등 제각각이지만, 그 목표는 분명하다. 사람이 떠난 곳에 다시 사람을 불러들이겠다는 것이다.

 

도시재생이 이벤트가 아닌 지속 가능한 사업이어야 하는 이유는 일자리와 경제적 파급력 때문이다. 큰 사업으로 단기간의 성과를 노리기보다는, 지속적인 정착을 위한 장기적인 시각에서 문제를 다뤄야 한다.

 

우리나라의 도시재생은 어떠한가?

현재의 도시재생은 단기 치적을 위한 프로젝트나 원도심 살리기 사업에 치중되어 있다.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나서서 역사적 가치를 지닌 오래된 건물들을 제대로 보존하지 않고 철거하는 일이 빈번하다. 새로운 건물을 짓는 데에만 몰두한 나머지, 보존해야 할 전통과 문화는 사라지고, 건물만 덩그러니 남아 운영비를 부담하는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

 

도시재생 사업이 성공하려면 단순히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전통을 보존하면서도 장기적이고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 지역과 장소의 특징을 잘 이해하고, 그에 맞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구라시키 미관지구에서 배운 점

이번 고성군의회 해외연수 기간에 일본 구라시키 미관지구를 다녀왔다. 구라시키 미관지구의 도시재생 프로젝트는 무려 66년에 걸쳐 성공을 거둔 사례다. 태평양전쟁 후 일본이 패망하자 구라시키 지역의 공장은 문을 닫고, 창고는 비고, 거리는 사람들로부터 외면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구라시키의 주민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들은 구라시키를 지키기 위해 민간운동을 시작했고, 1949구라시키 도시 아름다움 협회를 결성했다. 이어 흰 벽 보존 운동을 통해 1968년 구라시키시 전통미관보존조례, 1978년 구라시키시 전통적 보존지구 보존조례를 제정했다.

 

1990년에는 전통건물 보존지구 배경 보존조례까지 제정되어, 건물주조차 미관지구의 전통적 배경을 해치는 건축행위를 할 수 없도록 했다.

 

구라시키 시청은 이 조례를 기반으로 1979년부터 전통 가옥, 건물, 창고, 도로 등을 보수해 지금까지 533건의 수리를 완료했다. 또한, 1986년부터는 전선 지중화 사업을 시행했다. 그 결과, 인구 약 46만 명의 구라시키는 연간 관광객이 500만 명에 달하는 도시로 거듭났다.

 

구라시키는 전통 가옥과 거리를 보존하며 도시의 이야기를 되살렸다. 66년에 걸친 꾸준한 노력으로 오늘날 구라시키의 모습을 만들어낸 것이다. 지속적이고 끝없는 애정이 도시재생을 성공시키는 조건임을 구라시키의 미관지구에서 교훈을 얻는다.

 

어떻게 하면 우리 군만의 도시재생 사업을 만들 수 있을까? 우리 고성군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고성 송학동고분군을 비롯해 소가야의 역사를 품은 문화유산들이 지역 곳곳에 남아있다. 또한, ‘고성 공룡 발자국등 공룡과 연관된 많은 문화 관광 콘텐츠들이 다양하게 공존하고 있다.

 

우리 군만의 특색있는 도시재생 사업을 위해서는, 과거의 이러한 오랜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채, 현대적 감각으로 지역 소상공인들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2년마다 보직 이동이 이루어지는 담당 공무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도시재생 사업의 일관된 방향성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구라시키 미관지구의 사례처럼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점이다. 내 지역, 내 마을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바탕으로 도시재생을 위해 고민하고, 함께 행동해야 전통을 지키며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다.

 

구라시키 미관지구의 사례는 이러한 고민에 대한 귀중한 교훈을 준다. 단기적인 성과에만 치중하지 않고, 전통과 문화를 지키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구라시키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군의 도시재생이 새로운 방향성을 찾아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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