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에는 지각신경이 없어 통증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인데 그래서 간을“침묵의 장기”라고 부른다. 또한 간은 재생력이 왕성하다. 어느 정도 손상을 받아도 스스로 회복할 수 있으며 심지어 2/3를 잘라 내어도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간질환이 발생하더라도 나머지 간세포들이 전체의 역할을 해내며 스스로 복구하려 부지런히 노력하는데 그런 기간 동안에는 바깥으로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래저래 간의 이상은 발견이 쉽지 않지만 그래도 간이 우리에게 보내는 SOS신호는 있다.
이것을 잘 포착해내는 것이 심각한 간질환을 예방하고 신속히 치료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급성간염의 발병초기에는 과로를 한 것도 아닌데 일상생활을 하기가 힘들 정도로 피로하고 나른하면서 전신무력감을 느낀다.
또한 피로감과 함께 메스꺼움, 식욕부진으로 음식을 대하기가 싫어지고 심지어 토하기까지 한다. 이러한 증상들은 간세포 손상이 심할 때 일시적으로 간기능의 저하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들인데 이러한 증상들이 없어질 때쯤 황달이 나타난다.
황달은 눈의 흰자위나 온 몸의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황달이 있으면 소변색이 짙어져 콜라나 홍차色으로 보이게 된다. 황달이 있다는 것은 간장애가 상당히 진행되었다는 징후이고 황달이 심해지면 피부 밑에 담즙 산이 쌓여서 가려움증까지 생긴다.
A형 간염은 다른 간염과 달리 섭씨 38도 이상의 발열이 있는 경우가 많고 급성전격성간염 때는 가끔씩 의식장애도 동반되는 경우가 있다.
만성간염인 경우는 대개 자각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때로는 피로감, 전신권태감, 복부팽만감등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또한 피부변화로써 얼굴에 기미가 끼고 가슴과 얼굴에 여드름이 생기기도 하며 환자의 목이나 어깨, 앞가슴에는 거미줄 모양으로 가느다란 실핏줄이 보이는데 이것을 ‘거미상혈관종’이라고 한다.
손바닥 가장자리에도 정상인과 달리 유난히 붉은 홍색반점이 나타나는데 이것을 수장홍반이라고 해서 만성간질환으로 인해 모세혈관이 확장이 되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급, 만성간염환자 중에는 처음 진찰 시 의사가 간이 위치하는 오른쪽 갈비뼈 주위를 가볍게 치기만 했는데도 본인은 망치로 맞은 것처럼 고통스러워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환자들은 평소에 대개 오른쪽 갈비뼈 밑으로 뻐근한 느낌이 있거나 오른쪽 윗배가 불쾌하거나 심지어 통증을 느낀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원인은 간이 부어 있기 때문이다.
간이 부어 있다는 뜻은 간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부어 있는 정도는 간염이 심할수록 많이 붓게 된다.
또 만성간염 경과 중에 급성 악화되는 경우에도 황달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주로 B형 간염으로 인한 간염일 때 많이 나타난다. 자가 면역성간염은 만성간염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동반되는 자가 면역질환으로 인한 특유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급성간염은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고 다만 안정을 취하며 쉬는 것이 좋다. 안정을 취하면 신진대사가 감소하기 때문에 간의 부담이 줄어들고 간으로 가는 혈류량이 약 3배가량 증가되어 면역력과 자연치유력을 높여 줌으로써 손상된 간의 복구에 도움이 된다.
또한 급성 간염기에는 심한 식욕부진과 메스꺼움으로 인해 일반적으로 식사를 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시기에는 억지로 식사를 하려고 하지 말고 필요한 칼로리를 포도당과 비타민이 함유된 수액으로 대신하는 것도 좋다.
바이러스성 간염 중에서 C형 급성간염은 만성간염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기 때문에 급성 기에 인터페론과 같은 항바이러스 치료가 도움이 된다.
또한 B형 급성간염에서도 간염이 매우 중하거나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될 때는 항바이러스제인 라미뷰딘을 투여하기도 한다.
만성간염은 오랜 기간 진행되므로 치료에 있어 인내심을 가져야 하는데 급성간염처럼 자각증상이 심하지 않아 치료를 게을리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병이 악화되어 치료를 어렵게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정기적으로 병원을 다니면서 의사의 지시에 따라 치료를 계속해야 한다. B형 만성간염에 대한 기본적인 치료는 항바이러스제인 인터페론과 라미부딘(제픽스)이 있다.
그리고 최근에 나온 아데포비어(헵세라)이고 C형 만성간염의 기본치료도 역시 인터페론인데 최근에는 작용기전이 다른 항바이러스제인 리바비린과 인터페론과의 병용요법이 효과적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병용요법은 특히 바이러스 양이 많아 치료가 잘 되지 않는다고 알려진 1b형의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의 최종치료 목표는 바이러스의 근절에 있지만 그 외 간경변으로의 진행을 막고 간암발생을 억제하고자 하는데 더 큰 의의가 있다.
(도움말=안수열 박사/서울 우리들내과 간 전문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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