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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노무현 대통령께 드리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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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뉴스 칼럼니스트 정해룡
이 글을 올리는 저 역시 다니는 직장에서 어느덧 정년을 맞고 있습니다.


노대통령께서도 임기 5년의 직분에서 서서히 下山 길로 접어들었더군요. 下山길에는 작은 돌멩이, 풀뿌리 하나에도 조심하지 않으면 불각中에 발을 헛디뎌 굴러 떨어질 수도 있으니 매사에 눈을 똑바로 뜨시고 걸어가야 합니다.


‘참여정부’란 거창한 구호를 배낭에 매고 호기롭게 올랐던 임기 5년의 등산길을 한번 되돌아봅시다.


후보시절에 흘린 눈물에 동정해서든지 아니면 세상에 새 기운을 불어넣어 보자는 염원에서든지 그것에 힘입어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노무현 호(號)가 출범할 당시만 해도 기대에 부풀어 있었으나 어찌된 일인지 대다수 국민들의 먹고사는 민생과 국익을 위한 문제와는 하등 관계가 없는 사학법, 언론법 등을 4대 개혁입법이라며 치열한 샅바싸움으로 힘을 낭비했고 끊임없는 편 가르기와 언론과의 싸움, 국익을 위해서면 적과도 손을 잡아야 하는 마당에 자주를 내세우며 동맹인 미국과 껄끄러운 관계를 자초했고, 아랫돌 빼 윗돌 괴는 식의 줄기찬 회전문 인사나 물레방아 인사 등 통칭 코드인사다 하면서 편협한 인사로 날밤 지새웠고, 세금으로 부동산을 막겠다며 당랑거철(螳螂拒轍)식의 부동산정책실패 등은 ‘참여정부’의 참담한 성적표입니다.

 

사실은 대통령께서 재임中 하는 일마다 국민의 열렬한 박수를 받고 싶었는데 결과는 본의 아니게 그 반대로 되니까 실망하여 섭섭하고 안타까웠을 것입니다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대통령 못해먹겠다느니, 대통령 임기 5년이 긴 것 같다느니, 임기를 다 마치지 않은 첫 번째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는 등등의 막말은 하지 않으셔야만 했습니다.

 

대통령께서 힘들고 어려우시면 후보자 시절 대통령이 되고자 눈물 흘리던 초심으로 돌아가십시오.


그 때의 눈물은 내가 대통령이 되면 국민의 먹고사는 민생과 국가안위를 책임지겠다던 눈물이 아니던가요?


천하의 인재를 널리 구해서 국가를 경영하겠다던 눈물이 아니던가요?


소수 보다는 다수를, 분열보다는 일치를, 다툼보다는 화해를, 노사모의 대통령이 아닌 우리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던 눈물이 아니었던가요?

 

누구나 下山길은 외롭고 쓸쓸합니다. 특히 대통령께선 국민을 위해 무엇 하나 뚜렷이 족적을 남긴 것 없으니 초조하실 것입니다만 통영의 무지랭이 글쟁이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종점이 얼마 남지 않은 下山길의 길동무들을 과감히 갈아 치우십시오.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려 하지 말고 기존의 이정표가 제대로 박혀 있는지 잘 손질하여 다음 등산길에 오르는 후임자가 산길을 잃지 않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퇴임 후 언론과 정치에 훈수하겠다는 그 정력으로 이제부터라도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와 무엇이 국가안보를 위하는 길인지 그것에만 매진하십시오.

 

그러면 下山길이 편안하실 것입니다. 제발 그만둔다는 소릴랑은 못들은 것으로 하겠습니다. 부디 힘내십시오. 건승을 비옵니다.  

 

                                                         정해룡(인터넷뉴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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