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수의과대학의 강경선(45) 교수팀은 제대혈에서 다양한 조직으로 분화될 수 있는 성체줄기세포를 추출해 인슐린 분비 기능을 가진 췌장의 β세포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성체줄기세포를 췌장 세포로 전환해 당뇨병을 치료하는 방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 개발됐다.
지난해 영국 뉴캐슬대에서 제대혈 성체줄기세포를 간 조직으로 전환하기는 했지만 아직 논문을 통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데다 치료에 쓰일 수 있을 만큼 대량 배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강 교수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췌장 세포 전환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연구 성과의 논문 게재와 특허 출원까지 확정돼 당뇨병 치료에 큰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 교수는 "줄기세포는 스스로 복제하는 성질이 있으므로 이를 당뇨병 환자에게 주입하면 반영구적인 치료가 될 수 있으며, 최소한 수시로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불편함은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생아를 출산할 때 탯줄에서 나오는 제대혈(탯줄 혈액)은 백혈구와 적혈구 등을 만드는 조혈모세포를 포함하고 있어 그동안 백혈병 환자의 골수 이식 등에 이용돼왔다.
연구팀은 이번에 제대혈에서 조혈모세포 이외에 다양한 분화 능력을 지닌 비(非) 조혈모 계통 세포를 분리ㆍ배양함으로써 다양한 질환에 제대혈을 활용한 치료를 가능케 했다.
특히 제대혈은 국내에서 연간 약 40만명의 신생아가 태어나 공급이 안정적일 뿐만 아니라 신선한 세포를 사용함으로써 암세포로 변환될 위험성이 적고 연구 윤리 논란에서도 자유롭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와 같은 연구 성과는 미국에서 발행되는 국제 학술지 BBRC(Biochemical and Biophysical Research Communications)에 24일 온라인 게재된 뒤 3∼4월께 출판될 예정이다.
연구팀은 또 제대혈에서 세포의 다양한 분화를 일으키는 단백질 `Oct4` 등을 발견해 성체줄기세포로 만드는 원천 기술의 국제 특허를 출원한 데 이어 이를 췌장 β세포로 분화시키는 기술의 국내 특허도 획득했다. |
강 교수는 "연구 성과를 활용해 500만명에 이르는 당뇨병 환자들이 치료를 받으려면 공공 제대혈 은행이 활성화돼야 한다"며 "앞으로 제대혈 성체줄기세포를 췌장을 비롯한 다양한 장기 조직으로 전환하는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대구/김상일기자(yci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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