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벌어진 진보정치의 시련이 미래의 가능성마저 거두어들이는 건 아닌지 두렵다”

 

통합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강기갑 의원이 당 직책을 맡기에 앞서 전 국민앞에 석고대죄했다.

 

그는 14일 중앙위원회를 통해 비대위원장에 선출된 직후 기자회견장을 찾아 사죄의 큰절을 올렸다.

 

그는 “비대위원장으로서의 인사보다 국민 여러분께 사죄하는 마음으로 먼저 고개를 숙인다”며 “석고대죄를 위해 만배 사죄를 한다고 해도 당원동지들과 국민여러분의 마음을 풀 길이 없는 현실”이라고 참담함 심경을 밝혔다.

 

그는 “지금 벌어진 진보정치의 시련이 미래의 가능성마저 거두어들이는 것은 아닌지 두렵기도 하다”면서도 “하지만 온갖 비난이 쏟아진다고 하더라도 이대로 멈춰 있을 수는 없다고 추슬러 본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하나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다시 시작하겠다”며 “조속한 시간 내에 당을 재창당의 의지와 각오로 거듭날 발판을 마련하고, 국민여러분과 당원동지 여러분이 갖고 계신 마지막 기대의 끈이 끊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고친 놈 따로, 사죄하는 놈 따로...때린 놈들은 정당방위강변, 맞은 사람들은 석고대죄

 

갖은 수난을 거치며 탄생한 비상대책위가 과연 제대로 활동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지난 토요일 중앙위원회 폭력사태를 부른 당권파 대변인인 우위영 대변인은 “중앙위원들의 정당한 항의를 거부한 결과”라는 해명을 내놓으며 정당방위를 강변했다.

 

또, 당권파 장원섭 사무총장은 어제 오후부터 14일 오전까지 진행된 중앙위원회 온라인 투표가 무효라며 공동대표 ‘징계’를 엄포하는 등 상식수준에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을 단행한 집단이다.

 

또, 모든 일의 근원이자 화근인 이석기, 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의 사퇴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비대위의 활동 폭이 어느 정도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한편, 현재 부정 경선을 자행하고, 중앙위원회 난투극까지 벌이며 대표에 대한 집단 폭행을 가한 집단은 어느 누구하나 나서서 사죄를 하지 않는 반면, 이 상황을 해결해 보고자 당의 상황을 낱낱히 국민 앞에 밝히고, 아들, 딸뻘 되는 새파랗게 어린 대학생들로부터 집탄 폭행을 당하면서까지 중앙위원회 의장석을 지키며 결의안을 끌어낸 공동대표단을 비롯해 강기갑 비대위원장이 나서서 국민 앞에 거듭 용서를 구하고 고개를 조아리고 있다. 한 마디로 사고 친 사람 따로, 사죄하는 사람 따로인 상황이 바로 통합진보당의 오늘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