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렬 고성군수가 대선출마를 염두에 둔 김두관 경남도지사의 행보에 ‘시군순방 즉각 중단’을 요구하며 칼을 빼들었다.
14일 오후, 이학렬 군수는 최근 대선후보군에 이름을 올리며 여론에 오르내리는 김두관 지사에게 ‘도정에 전념하기 위한 시군순방을 하든지, 대선출마를 하겠다면 시군순방을 멈출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문건을 언론에 배포했다.
이 군수는 또, 경남도민이 불행해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도지사는 정치도지사가 아닌 일하는 도지사가 돼 경남의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을 더욱 굳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학렬 고성군수가 김두관 지사와 대립각을 세우며 비판의 칼을 뽑아든 것은 여론이나 각종 매체를 통해 김두관 지사의 대선 출마가 기정사실화 되는 현시점에서 3선 째 민선 군수를 지내고 있는 이 군수가 차기 도지사 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선제공격용으로도 해석 될 수 있다.
하지만 ‘김 지사가 당선을 위해 무소속의 가면을 썼다’는 지적과 ‘민주당 입당은 없으며 지사직 중도 포기도 없다’던 약속을 어기려한다는 점을 꼬집는 등 김 지사의 아킬레스근을 건드리고 있다는 점에서 김 지사도 대충 뭉개고 넘어가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아무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지지율이 갑자기 맥주거품 빠지듯 빠지면서 김 지사가 야권의 대선 유력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이 때 경남의 유력자들이 경남도지사 자리를 놓고 ‘저별은 나의별’ 하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사실이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것이어서 이학렬 군수가 선방을 날린 현시점이 적절한 시기로 보이는 한편, 도지사 자리를 꿈꾸는 다른 후보 군에서도 현재를 읽어내는 복잡한 계산에 들어갈 전망이다.
아래는 이학렬 고성군수의 대 김두관 지사 요구문 全文이다.
김두관 지사님! 더 이상 경남도민을 속이지 마십시오.
‘대선 출마 여론 떠보기 시․군 순방’을 즉각 중단하십시오.
지금 경남도민들은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김두관 지사가 대선 출마를 위해 도지사를 사퇴 할 것이다는 언론 보도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정은 뒷전인 정치 도지사의 모습만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사님께서는 지난 5월 2일부터 경남도내 시·군 순방을 시작했습니다. 6월 중순 순방이 끝나면 대선 출마 여부를 밝힌다고 하셨습니다. 시·군 순방은 도민의 애로와 건의사항을 듣고 이를 도정에 반영하기 위한 자리입니다. 대선 출마를 위한 지지기반을 만들거나 출마여부에 대한 여론을 듣고 반발을 무마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김두관 지사님께 강력하게 요구합니다. 시·군 순방을 계속하시겠다면 먼저 대선 출마 포기를 선언하십시오. 도민의 혼란을 덜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대선에 출마 할 뜻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시·군 순방을 즉각 중단하십시오. 시·군 순방의 순수한 목적이 왜곡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경남도민에 대한 최소한의예의이며 도리입니다.
그 동안 지사님께서는 경남도민을 두 번이나 속였습니다. 이제는 세 번째 속이려 하고 있습니다. 먼저, 도지사에 출마하면서 경남도민을 속였습니다. 두 번의 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신 분이 당선을 위해 무소속의 가면을 썼습니다.
둘째, 지사에 당선된 후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을 것이며 지사직을 중도에 그만 두지도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습니다. 그러나 도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민주통합당에 입당했습니다. 당선을 위해서라면 위장 무소속이든 무엇이든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지사직을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을 어기려 하고 있습니다.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시기를 저울질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맞는지 묻고 싶습니다. 시·군 순방이라는 명분으로 또다시 경남도민을 속이는 일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도지사 당선 후 2년 동안 지사님의 마음은 경남에 있지 않았습니다. 서울에, 광주에, 대전에 있었습니다. 이런 지사님께서 대한민국 번영 1번지 경남을 어떻게 만들 수 있단 말입니까? 지사님께서는 대한민국 대선 1번지 경남을 만들어 가고 있을 뿐입니다.
지사님의 최근 행보를 지켜보면서 저는 경남도지사는 정치도지사가 아닌 일하는 도지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더욱 굳히게 되었습니다. 경남도민이 불행해지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경남의 발전을 위해서입니다.
정치도지사는 김두관 지사님이 마지막이어야 합니다.
2012년 5월 14일 고성군수 이학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