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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두언 ‘방탄 국회’, 무기명 투표 방패삼아 서로 ‘네 탓’
  • 정치부 김현정 기자

원내지도부 총사퇴 카드 꺼내든 새누리 ‘짜고 치는 고스톱?’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부결 시킨 ‘방탄 국회’ 사건의 후폭풍이 몰아닥치고 있다.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를 비롯 원내지도부 총사퇴 입장을 밝힌 가운데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서로 ‘네 탓’을 하고 나선 것이다.

 

무기명 투표 뒤에 숨어 비난 여론을 피해가기 위해 꼼수를 부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여론의 역풍을 차단하기 위해 “민주통합당이 박지원 원내대표에 대한 검찰 체포를 미리 차단하기 위해 전술적으로 부결 시켰다”고 물 타기를 하고 있고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에 ‘뒤통수 맞은데 분하고 , 새누리당의 뒤집어씌우기에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이 정두언 의원 부결 이후 곧바로 이한구 원내대표를 비롯 원내지도부가 총사퇴한 것이 모두 미리 짜인 각본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새누리당은 오는 13일 원내지도부 사퇴 건을 의원총회를 통해 처리할 입장이다.

 

또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의 원내지도부 총사퇴가 또 다른 무책임 정치의 단면이라고 날을 세우고 있다.

 

“박지원 구하기 위해 민주통합당이 정두언 구했다고? 그러니 YS가 박근혜를 칠푼이라고 하는 것”

 

이와 관련, 박지원 원내대표는 12일 고위정책회의를 통해 “이한구 대표님 빨리 국회로 돌아오십시오. 새누리당 원내대표단이 사퇴하면 우리가 어떻게 노력해서 개원 국회를 이룩했고 지금 현재 국회 회기가 진행 중인데 국회가 마비되면 모든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현병철 인권위원장의 인사청문회, 내곡동 사저 특검법, 민간인 불법사찰 국정조사 등 7월 국회에 해결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정조사 위원도 임명하지 않고 미루더니 짜인 각본대로 이때를 기다린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 시절 내놓은 체포 특권 쇄신안이 어제 새누리당에 의거해서 무용화 돼 이것이 박 전 위원장에 미칠 영향만 생각해선 안 되고 국민을 생각하자”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에 대해서 새누리당은 결과적으로 국민을 속였다”며 “자기들이 그렇게 큰소리치던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하는 것은 한 달 만에 쇼한 것이 드러났다”며 “자기들 특권은 지키고 남의 특권은 버리는 이러한 일은 다시 한 번 국민들로부터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원칙과 소신을 강조하는 박근혜 전 위원장은 본회의 참석이 국회의원의 원칙과 소신이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그런데 자기 선거운동을 그것도 국회의원 스무 명을 데리고 지방에서 가서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자기 꿈 이뤄지면 뭐하냐. 국민의 꿈이 이뤄져야지”라고 꼬집었다.

 

그는 “새누리당 내부에서 마치 박지원이 자기 살려고 정두언을 구했다고 하는데 저는 민주당의 원내대표이지 새누리당의 원내대표가 아니”라며 “이런 이야기를 하니까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박근혜 전 위원장 더러 칠푼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조롱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김문수 도지사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김 지사가 박근혜 의원을 ‘사자’로 칭하자 ‘사자 아닌 칠푼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정두언 의원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표결 결과를 살펴보면 가결이 74표, 부결이 156표, 기권 31표, 무효 10표였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은 149명이고, 박근의원을 비롯 20여명의 의원은 11일 대전에 있을 정책 발표회에 참석하느라 본회의 표결에는 불참했다.

 

표 계산을 따져보면 새누리당 의원 전원이 부결표를 던졌고, 선진통일당이나 새누리당이 친정인 무소속 의원을 제외하고도 20~30명 정도의 민주통합당 의원은 자기 주관에 따라 부결을 던졌다는 소리다.

 

박주선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가 가결 148표, 반대 93표, 기권 22표, 무효 8표인 점을 감안해 볼 때 새누리당의 ‘여당 의원 무죄, 야당 의원 무죄’라는 비난은 피해갈 수 없어 보인다.

 

민주당이 당론 없이 의원들의 자유 투표에 맡겼다는 주장이 설득을 얻는 부분이다.

 

‘새누리 사전 의총 통해 정두언 부결, 당론 정했나?’

 

또, 새누리당이 당론으로 정두언 구하기에 나섰다는 누명을 벗을 수 없는 부분도 곳곳에서 발견된다.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보고되면 72시간 이내에 본회의를 열어 표결을 통해 가,부 결정을 내리게 돼 있다.

 

9일에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넘어왔으니, 12일까지만 본회의를 통해 표결처리 하면 된다.

 

11일 본회의 날짜를 요구했던 것이 바로 새누리당의 김세연 원내수석부대표였다.

 

새누리당의 요구에 따라 11일 본회의를 열고 정두언, 박주선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표결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11일부터는 대법관 인사청문회가 시작된다.

 

통상 본회의가 열리는 날은 본회의 개의 시간 전에 각 당은 당론을 정하기 위해 의원총회를 연다.

 

그러나 자유 투표를 당론으로 한 민주통합당은 의원총회를 열지 않았고, 새누리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었다.

 

이날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는 대여섯 명의 의원들이 자유발언을 했고, 그 의원들의 대부분이 정 의원에 대한 체포 동의안을 부결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새누리당의 의총 시간이 길어졌고 이로 인해 국회 본회의 시간은 예정된 2시를 훨씬 넘겨 3시가 가까워서야 새누리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입장해 본회의가 개의됐다.

 

방탄 국회 진실은? 무기명 투표!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에 따르면 “각 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본회의에서는 의사진행 발언을 하지 않기로 양당 원내수석부대표가 합의했다”며 “그런데 본회의장에서 새누리당의 남경필 의원과 김용태 의원이 직접 요청해 와서 허락해줬다”고 밝혔다.

 

김용태 의원과 남경필 의원은 이날 의사 진행 발언을 통해 정두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부당하다며 “무효표를 던져 달라”고 성토했다.

 

이와 관련 박기춘 원내수석 부대표는 “그 두 의원의 발언을 듣고 새누리당 의원 뿐 아니라민주통합당의 몇 몇 의원들이 동의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런데 주로 조선, 중앙, 동아일보 기자들이 전화를 걸어와서는 박지원 대표 구하기 위해 전략 투표를 했느냐고 묻는데 그건 택도 없는 말”이라며 “유독 조선, 중앙, 동아 일보만 이런 전화를 해 와서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정두언 방탄 국회’ 사건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빗발치는 가운데 서로 ‘네 탓’을 하고 있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진실 게임 양상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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