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무너지고 있다. (차기 대선을 위해선) 명분 있는 전선이 필요하다.
눈물을 흘릴 수 없는 불도저와 인간의 심성을 갖고 있는 세력간의 대결구도가 분명해져야 한다”
열린우리당 내 기획통 민병두 의원이 당내 정계개편 논의와 관련해 밝힌 견해다.
▲ 이명박 전 서울시장(왼쪽)과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 |
‘불도저’로 비유되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의 차별성이 분명한 ‘범여권’의 후보를 내세워 시대정신 등의 시나리오를 결합해 차기 대선 승리를 일궈내는 데 정계개편 논의의 의미가 담겨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 기저에는 이 전 시장과의 대결구도가 전제됐다.
여당 내부에서는 정계개편 논의와 맞물려 이 전 시장을 전제로 한 ‘대선구도 판짜기’가 전략적으로 논의되는 모습이다.
사실상 차기 대선을 이 전 시장과의 대결구도로 전제하고 지역·이념적 측면 외에`` 시대가치와 명분에서도 이 전 시장과 차별화할 수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전략이다.
과거처럼 호남을 기반으로 한 영호남 대결구도는 더 이상 승산도 없을뿐더러 명분에서도 약하는 것이다.
당장 한나라당의 지역기반인 영남을 흔들 후보를 내세워 시대가치와 명분을 담으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나름대로의 계산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조심스럽게 고개를 드는 것이 바로 ‘영남후보론’. 그 조짐이 예사롭지 않다.
‘영남후보론’은 노무현 대통령의 의중과 맞물려 이미 지난 5․31 지방선거 전부터 구체화 작업이 진행돼 왔다는 게 당 안팎에서 보는 시각이다.
지방선거 직전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부산정권’ 발언과 그가 “(민주당과의 통합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노 대통령의 의지”라고 한 언급은 사실상 구체화 작업이 진행됐음을 방증한다는 설명이다.
또 대통령 정무특보에 임명된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사석에서 ‘영남후보론’을 언급했다는 후문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당 안팎에서는 김혁규 의원에게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경남 합천 출신인 김 의원은 지난 93년부터 내리 3번 경남도지사에를 맡는 등 능력이 검증됐다는 평가다.
‘CEO 지사’라는 별명을 얻은 김 의원은 총리 후보 1순위로 거론되기도 했었다.
경영․행정 능력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인데 노 대통령과의 관계에서도 잦은 독대를 할 정도로 두터운 신임을 얻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관계도 호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온화하고 친화력 있는 성품으로 당내 신망도 높다.
‘영남 후보’라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시대정신과 가치를 결합하면 이 전 시장에 맞서는 ‘범여권후보’로서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평가다.
김 의원은 지난 2일 당 진로를 놓고 벌어진 의원총회 직후 노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은 지난달 열린 IPU(국제의원연맹) 총회에 참석해 주 제네바 북한 대사와 만난 이야기와 최근의 부산․경남 지역의 현안에 대한 내용을 전했다.
김 의원은 이어 자신에 대한 ‘영남후보론’에 대해서는 “올 연말까지는 당면현안 등 정기국회에 집중해야 한다.
정계개편 논의는 적절치 않다”는 말로 대신하면서 “연말까진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해 연말 이후의 움직임을 시사했다.
여권의 정치적 상황이 아직까진 ‘영남후보론’에 절대적 힘이 실리는 상황은 아니지만`` 정계개편을 둘러싼 당내 갈등 구조의 확산 정도와
고건 전 총리의 지지율 변화`` 오픈프라이머리 논의 결과 등에 따라서는 `김혁규 대선후보론`이 언제든지 탄력을 받을 만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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