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해안 청정해역 해양경찰이 지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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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영해양경찰서장 총경 이성범 |
태안해역은 본래 천혜의 풍광을 자랑하는 30여개의 해수욕장이 있는 아름다운 바다였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다른 일로 기억되고 있는 곳이다. 2007년 말에 일어난 태안반도 기름유출사건이다.
유조선의 충돌로 엄청난 양의 기름이 바다를 뒤덮으면서, 순식간에 바다가 죽어갔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이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보다 못해 걸레를 들고 태안으로 모여들었다. 사람들이 띠를 이루어 바닷가를 닦아내는 감동적인 장면은 해외에서도 연일 전파를 타고 나아갔다.
최근 태안의 아픔이 채 가시기 전에 올해 3월 충남 당진의 비경도 앞바다에서 4월에는 미국 멕시코만에서 연이어 기름유출 사고가 일어났다.
잊혀질 만하면 일어나는 기름유출 사고는 복구에 필요한 비용과 기간을 정확히 예측하기조차 어려운 큰 재앙이다. 어느 정도 복구가 되었다고 해도 생태계가 완전히 되살아나기 까지는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다.
우리 국민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태안 근처에는 생태계가 파괴되어 그때의 아픔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 남아있다.
이렇게 기름유출로 인한 환경파괴는 쉽게 복구될 수 없는 큰 상처를 생태계와 우리의 마음에 안겨준다. 그렇다면 이러한 재앙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예방법의 하나로 단일선체 유조선의 입항을 금지하는 방법이 있다. 단일선체 유조선은 선체의 외곽선을 이루는 외판이 한 겹으로 되어 있어 충돌 시 유류오염 사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1993년부터 이러한 단일선체 유조선의 입항을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토해양부도 2011년부터 단일선체 유조선의 국내 입항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예방과 더불어 사고 후 신속한 대응도 중요한 사항이다.「안전하고 깨끗한 희망의 바다」를 미션으로 바다를 지키는 해양경찰로서 신속한 대응에 대한 책임감과 긴장감은 항상 마음속에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지난 8월 12일 거제도 인근에서도 유조선이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났고, 여지없이 기름이 유출되었다. 이에 우리 통영해양경찰서는 인근 해역에서 경비 중이던 함정이 사고발생 상황을 무전기로 청취한 뒤, 신속히 상황을 전파해 청정해역의 기름오염 피해를 최소화 했다.
사고지역 인근해역을 경비 중이던 모든 함정과 대기 중이던 전 함정을 총동원해 현장으로 급파하여 사고선박 주변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즉시 사고해역 방제작업을 펼쳤다. 또한 해양경찰직원들과 자원봉사자, 민간업체 등의 방제인력이 동원되어 해안가에서도 대대적인 방제작업을 실시하였다. 이렇게 신속한 대응으로 해상의 기름띠는 전혀 발견되지 않는 성과를 거두었다.
남해안 해역은 미국 FDA가 지정한 청정해역으로 사고대응이 조금만 늦었더라도 죽음의 바다로 변해 버릴 수 있었기에 사고 후 초기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교훈을 주었다
남해안 청정해역을 지키겠다는 책임감으로 끝까지 기름을 제거하기 위해 모두가 힘을 모을 것이다. 또한 바다를 지키는 해양경찰로서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통영해양경찰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