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원 도의원(국민의힘, 고성2)
지난 2월 12일, 필자는 ‘기후변화에 따른 수산업의 과제와 대안’을 주제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수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수온 상승, 거대 태풍, 질병 등 기후변화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고 있으며, 특히 고성군은 어촌인구의 급격한 고령화와 감소라는 구조적 문제도 함께 겪고 있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3월 5일)가 발표한 2024년 수산물 생산량에 따르면, 어업 총생산량은 기상악화와 고수온 등으로 인한 자원량 변화, 어황 부진 등의 영향으로 2023년 대비 2.2% 감소하였으며, 연근해 생산량은 11.6% 줄어들었다.
또한 안정적인 수산물 공급 방안으로 여겨졌던 양식업도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수온 상승으로 인한 사료 공급의 차질, 각종 질병과 대량 폐사, 번식 장애 등이 발생하고 있으며, 비만도 감소 및 채묘 부진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어 피해 최소화와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고성군의 주요 산업 중 하나가 수산업임을 감안할 때, 기후변화와 인구 문제는 지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으며, 토론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고성군이 마련해야 할 우선적 대책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어장 관리 및 해양환경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
해양환경 보호는 지속 가능한 수산업을 위한 필수 과제로 정기적인 어장 청소와 행정지도 강화를 통해 사육환경을 고려한 양식 어장 재배치가 필요하다. 또한, ICT 기반의 스마트 어장관리 시스템을 도입하여 양식장의 환경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연안 자원 상황을 고려한 정치망 어업 구조조정과 맞춤형 양식 매뉴얼 보급도 병행되어야 한다.
둘째, 육종연구센터 유치를 통해 고수온 양식 품종을 개발·보급하여야 한다.
벤자리, 능성어, 잿방어, 검정줄전갱이, 바리류 등 경제성과 고수온 적응력이 높은 어종을 육성할 수 있는 도 단위 육종연구센터를 유치하고, 개발된 품종을 어업인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셋째, 재해 대응을 위한 ‘어업인 소득안정대책’이 절실하다.
해양수산부가 지원하는 양식장 재해보험에 모든 어업인이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보험료 지원을 통해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또한 경영 안정자금과 정책자금 이자감면 등 직접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고 군에서 자체 지원이 가능한 부분을 점검하여 어업인의 부담을 덜어야 한다.
넷째, 대규모 스마트 양식시설을 유치해야 한다.
‘바리류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 사업’의 무산에 대한 원인을 세밀히 분석하고 향후 사업 재추진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가장 높은 생산량을 보이는 ‘해만가리비’와 유사한 경제성을 보일 수 있는 어종의 대규모 양식시설을 유치하여 고성군을 국내 수산물 메카로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고성군 기후변화 대응 종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해양수산부의 ‘수산·양식분야 기후변화 대응 종합계획’을 바탕으로, 고성군의 해양환경과 수산업 특성을 반영한 지역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연구개발(R&D) 지원, 친환경 양식 기술 도입, 수산물 유통 구조 개선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정책을 마련하여 기후변화에 고성 어업인과 수산 분야가 적응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한편, 지난 수산업 관련 토론회 이후, 고성의 수산업계에 반가운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지난 2월 26일에 고성군 삼산면 용호항이 어촌신활력 증진사업에 최종 선정되어 총사업비 41억원을 확보한 것이다.
이로써 고성군은 2023년 동해면 우두포항, 2024년 하일면 임포항, 2025년 삼산면 용호항까지 연이어 어촌신활력사업에 선정되면서 총사업비 141억원을 확보하게 되었다. 또한, 지난 2월 27일에 2025년도 청정어장 재생사업에 고성군 당동만이 최종 선정되어 총사업비 50억 원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이는 고성군의 담당 공무원과 수산업 관계자의 노력이 결실을 이룬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며, 군민의 간절한 염원이 이뤄진 것이다.
이제 기후변화는 ‘대응’이 아닌 ‘생존’의 문제이다. 고성군이 기후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혁신 전략 수립을 통해 지속 가능한 수산업 기반을 마련하고 수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선도할 것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