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단일후보에 대한 갈등이 모두 털어지기를 바란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23일 끝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대표의 선거 캠프에서는 지난 17일 서울 관악을의 야권단일후보자 경선 과정에서 당원들에게 여론조사에서 나이를 속이라는 문자를 살포한 바 있다.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지자 이 대표는 재경선을 요구했지만, 민주통합당 김희철 의원이 재경선 수용을 거부하고 23일 무소속으로 후보등록을 강행했다. 이 대표도 이날 오전까지는 후보등록을 마치고 본선에서 관악을 주민들에게 심판 받겠다는 입장이었다.
이러한 이정희발 여론조사 조작 문자로 인해 야권단일화의 균열은 가속화 됐었다.
이러한 위기감으로 23일 오전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까지 급히 상경해 양당 한명숙, 이정희 대표와 회동을 하면서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이 대표는 결국 용퇴 결정을 내렸다.
이 대표는 이날 “몸을 부수어서라도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며 ‘생즉사 사즉생’의 각오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많은 분들이 긴 시간 애써 만들어 오신 통합과 연대의 길이 저로 인해 혼란에 빠졌다. 야권단일후보들이 이길 수 있다면 기꺼이 어떤 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보의 도덕성을 땅에 떨어뜨린 책임도 당연히 저의 몫”이라며 “몸을 부수어서라도 책임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거듭 사죄를 했다.
그는 “야권단일후보에 대한 갈등이 모두 털어지기를 바란다”며 “전국각지의 야권단일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거듭 거듭 읍소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야권연대의 가치와 긍정성을 훼손한 잘못이 훨씬 큰 사람으로서 부족함을 채우고 차이를 좁히며 갈등을 없애는 데 헌신해서 전국에서 야권단일후보를 당선시키겠다”며 “어렵게 이뤄진 야권연대가 승리하도록 반드시 정권 교체할 수 있도록 가장 낮고 힘든 자리에서 헌신하겠다”고 몸을 바짝 낮췄다.
‘야권연대 한 고비 넘어, 파국은 막았다!’
이 대표가 일찌감치 불출마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통합진보당의 한 파인 구 민주노동당계의 경기 북동부 당권파가 이 대표의 불출마를 막았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22일 한 인터넷 방송에서 이 경기 북동부 당권파 조직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부정한 바 있다.
야권단일화의 한 방법으로 여론조사 경선의 문제점도 제기됐다.
안산 단원갑에서도 민주통합당 백혜련 후보가 통합진보당 조성찬 후보에게 3표차이로 분패했으나, 여론조사 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나 백 후보도 경선 결과에 불복하고 출마를 강행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이 대표의 사퇴 후 백 후보도 기자회견을 통해 불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이 대표의 사퇴 후 야권연대 파국 직전까지 왔던 최대 위기를 어렵게 수습해 나가면서 국면 전환을 맞이했다.
진보신당은 이 대표의 후보 사퇴 관련 “이 대표의 문제가 진보진영 전체에 대한 비난으로 더 확산되기 전 국민께 사죄하고 후보직을 사퇴해야 했다”면서도 “늦게나마 사퇴와 불출마를 선택해 참으로 다행”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