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클릭이 잘못됐다는 말에 충격 받았다!”
4.11 총선에서 강남에 출마해 한미FTA 반대를 외치다 낙선한 민주통합당의 정동영 상임고문이 오랜만에 국회에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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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국회에서 열린 이석현 회장 주재 ‘정치개혁 모임 정동영 상임고문 초청간담회’에 연설을 위해 참석 했다.
그는 간담회에 앞서 기자들과 참석한 의원들에게 50페이지가 약간 넘는 조그마한 소책자를 나눠 주었다.
<‘담대한 변화, 준비된 약속’ 정동영>이란 제목의 인터넷 칼럼리스트 김영국씨가 인터넷에 게재한 글 3,000페이지 분량을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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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자에는 정동영 상임고문의 지난 3년간의 정치행보와 비전을 총정리한 서문과 준비된 약속 △반성문(미국 금융위기․용산참사) △보편적 복지 △부자증세(부유세) △경제민주화․재벌개혁 △노동권 보장․노동현장(한진중공업․쌍용차 등) △한미FTA독소조항 제거 전면재협상 △한번도 평화체제․남북화해협력 △4대강․SNS자유․언론자유․정봉주․나꼼수․강정마을․한지수․검찰개혁 등에 관한 입장을 정리한 본문으로 구성돼 있다.
그는 이날 본격적인 간담회에서 “민주당이 정권교체를 하기 위해서는 ‘정권교체’라는 단순 수식어 외에 선명한 노선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권교체는 반드시 된다...그러나, 정권교체 해서 무엇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을 제시해야 된다”
그는 “정권교체는 된다고 생각한다”며 “기본적으로 낙관주의자이기도 하지만 그 이유로는 첫 번째, 국민을 믿는다. 국민이 곧 시대정신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 5년의 경험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난 5년동안 뼈아픈 상실감과 분노가 뼛속에 다 새겨져 있다고 생각해서 저는 이긴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는 “그리고 동서양의 선거를 보면 다 경제가 나쁜데 정권을 재창출한 예가 거의 없다”며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였던 김대중 정부도 IMF상황에서 이뤄졌고, 미국에서도 노예해방이후 150년 만에 흑인 대통령이 탄생한 것도 경제 위기였다. 프랑스의 올랑드 정권 등장도 사르코지 실정과 경제난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저는 5년 전 정권을 빼앗긴 제 1책임자”라며 “당시 국민들은 747에 속은 것이다. YS정권 5년 동안 평균 성장률 7%였고, 김대중 정부에서는 5.4%, 노무현 정부 5년 동안 4.5% 그리고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평균 3.1%의 성장률을 보였다. 펴센트가 중요한 게 아니라 현장에서 듣는 아우성, 비명, 정말 못살겠다, 정말 죽겠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5년 전과 비할 바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2009년 재보궐 선거를 통해 국회에 돌아 온 이후 가장 먼저 한 일이 용산참사 현장이었다. 이후 한진 중공업 김진숙 해고 노동자 크레인 농성 해결, 전주운송노조 사태 해결, 쌍용차 해고 노동자 집회, 한․미FTA 집회 등 주로 억울하고 낮은 자들의 목소리를 내는 비바람을 맞는 거리였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정권교체는 5년 전의 경험을 비춰 볼 때 하나가 되지 않으면 절대 이길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그는 “상대방은 기득권의 카르텔, 재벌, 보수 언론, 기회주의 관료, 쿠데타 세력 그리고 보수정당의 이익을 공유하는 여러 가지 세력들이 공고하게 얽혀 하나가 돼 있는 반면 우리는 과연 거기에 비해서 얼마나 단결돼 있는가 하는 것도 생각해봐야 한다”며 “경선도 있고 대선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하나의 목표로 하나가 되는 대전제 조건 그리고 또 하나는 역시 색깔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과 다른 색깔 새누리당이 느닷없이 빨간 잠바를 바꿔 입었는데 우리의 정체성 이것이 국민들에게 앞으로 6개월 동안 확실하게 각인되는 것이 큰 조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 정당의 경우 저소득층 사회 약자들이 상대적으로 진보정당의 지지자이고 실제로 지지를 보내지만 최근 조사를 보다 보면 저소득층은 오히려 서민을 위하는 정당이 민주당보다 새누리당이라는 잘못된 이미지와 신호를 보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그래서 여기서 생각되는 것은 민주당이 정권교체 이 네 글자만으로 과연 국민의 가슴을 뛰게 할 수 있겠는가, 김대중 대통령으로 정권교체 될 때는 그 네 글자만으로 충분히 가슴이 뛰었다. 그 땐 정권교체 해서 뭐할 건데 라고 묻지 않았다”며 “오늘 현재는 국민 10명 중 3,4명은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으로 정권교체가 돼서 정권교체라는 생각이 현실이기도 하다. 그런 현실 속에서 정권교체 해서 무엇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그림과 그것이 이어지지 않으면 국민을 열정, 가슴 뛰는 상태로 만들 수 없다”고 쓴 소리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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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민주통합당이 되고 나서 실종된 것이 있다”며 “당내에서 치열한 가치 논쟁이 사라졌다. 노선 전쟁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FTA에 대한 논쟁이 사라지고 재벌개혁에 대해서 추상적인 이야기는 있는데 구체적인 실천이나 토론이 빠졌다”며 “큰 것은 정권교체 후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인가이고 작은 것은 가치노선인데 이는 이미 민주당 강령에 나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당이 도당이나 파당, 패당, 조폭과 다른 이유는 강령을 중심으로 뭉쳐서 정권을 봉원하는 사람들”이라며 “127명의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강령의 실천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령 중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 같은 것은 상당부분 여당에 빼앗긴 그런 이미지가 있다. 실체는 다르지만...”이라며 “그러면 민주통합당은 어떻게 할 것인가. 제가 3~4년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한 것으로 확신하자며 그것은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강령 중 재벌 개혁, 경제 민주화, 사람 중심 경제, 노동의 가치, 보편적 복지, 평화 통일 노선 등 거대한 목표와 추상적인 것은 있지만, 강령 실천에 있어서 이것을 증명, 증거해야 한다”며 “그것은 어떻게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사안에 대해서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미지는 새누리당이 빼앗아 가지만 실천은 못한다”고 말했다.
“전염병이 돌아 22명이 죽으면 온 나라가 뒤집혀지는데 쌍용차 22명 목숨은 ...”
그는 “쌍용차 문제도 해고 노동자와 가족들이 지난 2년 사이 2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전염병이 돌아서 22명이 죽으면 온 나라가 뒤집혀질 사안이다. 그런데 22명이 목숨을 끊고 2600명의 해고노동자와 가족들이 나락을 헤매는데 그 분들에게 여의도는 너무 멀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권교체 후에 쌍용 사족들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 가 그림을 쥐어주지 않는데 그 분들도 유권자다. 만 명에 가까운 유권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사람이 그 사람이고 그 정당이 이 정당이고 라는 냉소주의와 패배주의에 빠져 있는 한 열정이 일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또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제과협회 회장의 인터뷰를 보니까, 이명박 정부 들어서 빵집이 동네에 8,000개가 있었고 프렌차이즈가 3,000개가 있었는데 이 정권 4~5년 거치면서 8,000개는 5,000개로 줄고 재벌은 3,000개에서 5,200개로 늘었다. 이는 곧 시간이 가면 동네 빵집이 소멸하는 것”이라고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했다.
이어 “뚜레쥬르, 파리바게트 같은 대형 프렌차이즈를 강요받고 안 받으면 옆에 또는 앞에 낸다고 위협을 받고 울며 겨자 먹기로 받고 인테리어 시키는 데로 하고 이런 게 지금 동네 빵집의 현실”이라며 “이렇게 쇠약해져가는 동네 빵집들에게 민주당이 뭔가 해결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거창한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등 큰 문제도 좋지만 이런 문제들에 대해 재벌, 대기업 빵집들의 횡포를 공정거래 위반이거나 실정법 위반 부분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개입하고 견제함으로써 야당은 야당의 역할을 보여줘 그들에게 우리를 대변하는 정당이 새누리당이 아닌 민주당이라는 인식을 갖게 했을 때 정권교체가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핸드폰 기기값 담합, 30만원 토해내게 하면 민주당 집권한다”
그는 또 핸드폰 회사들이 담합해 기기 값을 실제가격보다 30만원 정도 올려 받아 소비자에게 그 부담을 고스란히 돌리는 사례를 들어 “이런 가격 담합만 못하게 제대로 공정경제가 작동한다면 소비자에게 30만원 버는 이런 것에서 민주당의 해결 능력을 보여야 한다”며 “이 문제와 관련해서 SNS상에서 세금혁명당이라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집단 소송을 준비한다고 한다. 민주당이 세금혁명당과 연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담합 기업들이 30만원을 토해낸다면 정권교체가 된다고 본다”며 “이렇게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사안에 대해서 민주당이 문제 해결 능력을 보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12월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노선과 비전이 있어야 한다”며 “정치공학적인 접근이 아니라 이런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서 구체적인 노력 이런 것이 우리한테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민주당이 강령집을 소책자로 제작해 전당원들에게 배포해 숙지하게 해야 하고 시민들에게 전파해 인식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당사의 외벽에 강령을 달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2012년 선거는 봉우리가 두 개인 선거다”
그는 이날 특히 진보 노선 강화를 주문했다.
그는 자신의 대선 출마시기에 대해서는 “고심 중에 있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지만, 당의 노선과 관련해서는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당의 가치와 노선에 대한 정권교체 이후에 뭘 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의식이 실종됐다”며 “총선 때처럼 어젠다의 실종이 대선에서도 이어지면 힘들어 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례대표 경선 문제로 발생된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해 “정권교체로 가는 과정에서 어려운 장애가 발생했다”며 “통합진보당을 지지하는 10%의 진보적 유권자분들을 12월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연대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문제를 깊이 있게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12년 선거는 봉우리가 두 개인 선거”라며 “전에는 가운데가 제일 높은 봉우리가 하나인 선거로, 가운데가 제일 많은 중간층 유권자가 몰려 있었기 때문에 중원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이 필수적이었던 반면, 사회경제적 양극화로 생겨난 봉우리가 두 개인 세상, 물론 가운데 유권자가 많지만 어느 한쪽 다 편을 들어버리는 확실하게 보수면 보수 , 진보면 진보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한 그런 세력과 정당이어야 가운데 있던 유권자가 자신감을 가지고 열정을 가지고 지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4.11 총선 이후 당내에서 지나친 좌클릭이 총선 패배의 원인이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충격 받았다”며 “뭘 좌클릭했다는 이야긴가. 우리는 민간인 사찰 하나가지고 선거를 치르지 않았냐. 전략에 실패했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그는 “2010년과 2011년도에 민주당이 논쟁하고 중도개혁주의 라는 당의 강령이 사실상 진보적 민주통합당으로 바꾸어냈던 과정에서 경제 민주화와 복지국가 두 기둥을 중심으로 민주당 강령에 담아냈던 연장선상에서 관성을 가지고 갔어야 한다. 통합된 과정에서 이 부분이 실종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수 차례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17일 대선 출마에서 ‘성장’을 이야기했던 문재인 상임고문의 전략에 대해 “우리가 강조하는 것은 삶의 질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민주당이 정권으로 바뀌면 쌍용, 한진, 용산, 콜텍, 비정규직, 취직 못한 젊은이들 청년 백수들에 대한 뭔가 새로운 틀 거리에 경제운영 방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내 모바일 경선에 대해서 “민주당의 에너지는 아래로부터 나와야 하니까 아래로부터 힘을 얻기 위해서는 새누리당 보다는 진취적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찬성 입장을 피력했다.
"박근혜 대세론은 확실하다, 안철수 야권에게 보물"
한편,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원장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박근혜 위원장에 대해서는 “박근혜 대세론은 확실하다”며 “그것을 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말했다.
안철수 원장에 대해서는 “야권으로서는 보물”이라고 추켜세웠다.
이 간담회를 주최한 민주당 정치개혁 모임 이석현 의원은 정 고문의 장점으로 △현장정치 △뛰어난 SNS 소통능력 △ 소신을 꼽았다.
이날 모임에는 김우남 부회장 및 임내현 간사, 오제세, 백군기, 서영교, 최민희 등 21명의 의원들이 자리했다. 전주고, 서울대 동문이자 MBC입사동기인 신경민 전 대변인도 일찍부터 자리에 참석해 정 고문의 강연을 귀담아 듣고 틈틈이 메모하는 성실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