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대표 등 대국민 사과...이한구 원내대표 사퇴 건 결론 못 내려
새누리당이 정두언 의원의 체포동의안 부결 관련 7월 중으로 불체포 특권 포기에 걸맞은 가시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면서 이를 행하지 않을 경우 출당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국회 쇄신을 외치면서 스스로 19대 국회에서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을 버리겠다고 한 약속이 19대 국회 임기 시작과 함께 자당 의원 구하기에 나서 정두언 의원만 체포동의안이 부결된데 따른 역풍을 강하게 맞고 있다.
이한구 원내대표를 비롯 원내지도부가 총사퇴안을 표명한데 이어 이를 처리하기 위해 13일 의원총회를 열었다.
대권 가도에 걸림돌 될까 `화들짝 놀란` 박근혜 발길 돌려 의총 참석 ‘뒤늦은 강경 발언’
자신이 대권 행보에도 큰 타격을 맞게된 박근혜 의원도 예정된 대구, 경북 일정을 미루고 이날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의총에 앞서 박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정두언 의원이 직접 해결하라”며 대국민 사과 등을 촉구한바 있다.
이한구 원내대표를 포함 원내지도부 총사퇴에 대해서도 원론적으로 동의를 표한 바 있다.
새누리당은 오전부터 이날 오후까지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이한구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홍일표 원내대변인은 “의총에서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과 관련해 첫째, 대국민 사과 여부 둘째, 체포동의 처리 절차에 대한 제도 개선 여부 셋째, 원내대표 사퇴에 관한 의원총회의 입장 넷째, 정두언 의원 탈당문제에 대한 의원들을 물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의원들은 모두 이번 표결 결과가 국민들의 눈에 제 식구 감싸기로 비춰진데 대해 크게 반성하고 첫 번째, 대국민 사과를 해야 된다고 뜻을 모았다”며 “둘째, 차제에는 체포동의 처리와 관련된 절차를 개선해 본인이 원하면 체포 동의 없이도 영장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원내대표 사퇴 건에 대해서는 “쇄신 작업 마무리를 위해 복귀해야 된다는 의견과 이번 회기까지 만이라도 마무리하고 사퇴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과 사퇴 번복은 책임회피의 인상을 줄 수 있으므로 사퇴를 인정하고 조속히 새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나뉘었으나, 사퇴를 인정하고 조속히 새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체적으로 많은 것으로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기한을 정하지 않고 의원총회를 통해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뚜렷한 결과는 도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한구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결과와 상관없이 사퇴 입장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정두언 스스로 7월 임시국회 회기 안에 불체포 특권에 부합하는 가시적 조치 취하라”
다만 정두원 의원에 대해서는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된다는 의견과 당을 위해 탈당해야 된다는 의견이 나뉘었다”고 밝혔지만 이후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정 의원 스스로 불체포 특권에 부합하는 가시적 조치를 7월 임시국회가 끝나기 전까지 취하고 이를 행하지 않을 시에는 당 차원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차원의 조치란 출당을 말하는 것으로 대선을 앞둔 박근혜 의원의 앞날에 헤를 끼칠 우려가 크다는 위기감의 발로로 해석이 된다.
다만 정두언 의원은 “이번 임시국회가 끝나는 즉시 검찰이 영장을 다시 청구하면 바로 법원에 출두할 것임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다”고만 했다.
박근혜 한 마디 떨어지고 한 나절 만에 황우여 대표, 서병수 사무총장, 황영철 비서실장 대국민 사과
이후 황우여 대표와 황영철 비서실장, 서병수 사무총장은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황 대표는 “국회의원 회기 내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겠다고 국민 앞에 약속했다”며 “그러나 지난 11일 정두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됨으로서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내지 못했다. 저는 당대표로서 이런 다짐과 약속을 못한데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여러분 앞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조아렸다.
정두언 구원자 김용태 “정두언 부결이 대국민 사죄할 내용이라면 나부터 징계하라”
그러나 정두언 구명에 적극 나섰던 김용태 의원은 황 대표 사죄 이후 곧바로 기자회견을 자처해 당장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정두언 체포동의안 부결에 대해 원내지도부가 총 사퇴하고 당 대표가 사과하는 것은 당이 특정 정파에 의해서 지배되고 있다는 사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당장 박근혜 의원을 정면 겨냥했다.
그는 “정두언 체포동의안 부결이 정말로 대국민 사죄할 내용이라고 한다면 그것을 주도한 저부터 당에서 징계할 것을 요청드린다”며 “당원권 정지든 출당이든 기꺼이 감수하겠다”고 극렬히 반발했다.
이어 그는 “정두언 의원은 현재 피의자 신분으로 영장실질 심사조차 받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회의원이 아니라 일반국민으로서도 무죄 추정 원칙에 입각해 출당을 요구한 것은 도의상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렇듯 정두언 체포 동의안 부결 사태에 대한 민심이 심상치 않아지자 박근혜 의원이 나서서 이례적으로 강경발언을 쏟아내면서 대국민 사과를 언급한 이후 신속하게 당 지도부가 나서서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이 오히려 불을 끄기는 커녕 오직 박근혜 대선 가도를 위해 당이 움직인다는 인상을 주고 있어 역효과가 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민주, “박근혜, 체포동의안 처리할 땐 뭐하고 이제 와서...”
일각에서는“ ‘박근혜 사당화’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조롱했다.
야당도 박근혜 의원의 발언을 두고 “이율배반적”이라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지난 11일 본회의에서 정 의원에 대한 체포 동의안을 처리할 당시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자당 의원들 20명을 데리고 대전에서 정책 발표회를 가졌다.
민주통합당 김 현 대변인은 “박근혜 의원의 뒷북 발언이 황당하다”며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겠다는 약속과 반대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는 동안 무엇을 하고 이제야 책임지겠다는 발언을 하는가”라고 따졌다.
이어 그는 “박 의원의 발언은 매우 이율배반적”이라며 “새누리당이 박근혜의 한 마디에 좌우되는 일인정당이라는 것은 국민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 새누리당에서 체포동의안 같은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 박근혜 의원이 검토하지도 않았다면 이는 좌충우돌, 난장판 정당이라고 해야 할 것”이라고 융단폭격을 쏟아냈다.
정두언 체포 동의안 부결 사태 후폭풍이 좀처럼 쉽게 가라앉지 않을 조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