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의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맡고 있던 김형주 전 의원이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지고 자신의 고향인 경남으로 내려왔다. 진주MBC가 주관한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들 간의 토론회가 막 끝난 뒤, 한 음식점에서 그를 만났다.
기자 : 먼저 경남도민들에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도민들께 대한 인사와 함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형주 : 경남도민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사천시 출신으로 얼마 전 까지 박원순 서울시장을 도와 서울시정을 꾸려왔던 김형주 입니다. 저는 일찍이 청년운동과 시민사회운동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활동을 거쳐 17대 국회의원에 당선돼 환경노동위원회와 산업자원위원회에서 의정활동을 한바 있습니다. 정계에 입문 이후 여러 부침이 있었습니다만 박영선 최고의원의 대변인과 한명숙 대표 선대본 홍보본부장, 박원순 서울시장 상황실장을 지내고 지난해 11월부터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맡았습니다. 제가 쌓았던 여러 경험들을 고향 경남을 위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경남을 만들고자 합니다.
기자 : 경남지사에 출마하게 된 배경이 있다면?
김형주 : 여기저기 흩어져 있지만 경남에는 훌륭한 유무형의 자원들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경남이 훌륭한 자원들을 갖고 있지만, 그동안 낡은 정치의 틀로 경남의 지도자들이 관심을 두지 못하고 패권주의적으로 도정을 이끌어 오는 겉치레 도정에 그쳤다고 봅니다. 저 김형주는 문화관광이나 항공우주 산업, 글로벌네트워크라고 하는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국제관계 전문가로서 실질적 투자유치 능력을 갖추었다고 자부하면서 그동안의 여러 경험들을 바탕으로 경남이라는 구슬을 실에 꿰어 진정한 보석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경남도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해 있고, 이번 도지사 선거는 대선 승리의 주춧돌이 돼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재인이든 안철수든 그 분들에게 표를 얹어줄 수 있는 매력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제가 비록 경남에서의 인지도는 떨어지나 새 상품으로의 궁금증, 그런 매력으로 다가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람도 민주당에 있다는 것을 보여 줄 수 있고, 민주당의 자존심을 높여 줄 수 있는 후보라고 자신합니다.
또, 어차피 야권단일화를 거쳐야 해 권영길 후보나 이병하 후보로부터도 이런 정도의 인물이라면 노동계와 시민사회의 표도 줄 수 있겠다는 정체성과 역사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민주당 후보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그런 점에 있어서는 앞섰다고 생각하고 있고, 또 새누리당의 홍준표 후보와도 맞짱 뜰 수 있는 국회의원의 경험도 있는 것이 저의 경쟁력이라고 봅니다.
기자 : 김 후보는 어린 시절이나 학창시절은 어땠습니까?
김형주 : 학창시절 저는 평범했습니다. 제 이력에서 알 수 있듯이 극렬한 운동권은 아니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통영초등학교도 다녔고, 뒤에는 진주 봉래초등학교도 다녔습니다. 진주에서 저희 집은 청해수산이라는 어묵공장을 했지요. 공장 자전거를 끌고나와 진주중학교 운동장에서 타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 한산대첩 축제 때에는 큰 군함을 탔던 기억도 납니다. 남해안의 아름다운 일출과 낙조를 보고 자라며 꿈을 키우고 추억을 물들였던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아름다운 남해안을 가슴에 품고 살아왔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대학은 83학번이고, 84년도에 2대 독자로 6개월 방위복무를 했습니다. 85년도 복학해 86년부터 학과회장을 맡았었고, 87년 6월 항쟁 속에서 학내활동을 하게 됩니다만 앞에서 말씀드렸던 바처럼 극렬 운동권은 아니었고, 그저 많은 친구들과 나름대로 의미 있는 학창시절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졸업을 앞두고 졸업준비위원장을 맡았었는데 당시에는 그런 직위로 웬만한 회사에 취직이 수월하게 될 수 있었습니다만 그 추천권을 야간학부나 가난한 친구들을 위해 줘버리고 막상 저는 취직을 하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쌍방울에 10개월 다닌 적도 있습니다.
그러던 중 외대운동권이 규합되고 동유럽에서는 페레스트로이카 열풍이 불면서 동구지역에 대한 외국학술연구가 관심을 끌게 되고, 학술운동연합이 결성돼 지금의 성공회대 조연희 교수 등과 함께 학술운동을 벌이며 그때 대학원총학생회장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기자 : 특별히 청년운동을 하고 KYC(한국청년연합회) 회장을 맡은 계기가 있습니까?
김형주 : 95년도 러시아 갔다 와서 청년정보문화센터에 신영복 선생님의 특강을 들으러 갔다가 우상호 임종석 이인영 등을 만나면서 센터에 가입하게 되고 당시 난립한 청년단체들에 대한 통합을 추진하던 중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창당한 새천년민주당에 이인영 등 많은 청년운동 하던 동료들이 입당을 하면서 그들이 저더러 새 패러다임에 적합한 인물이라며 KYC대표로 밀어 대표가 됐습니다.
그러다보니 2000년 총선연대 할 때 지금의 서울시장인 참여연대 박원순 변호사도 만나고 민화협 청년위원장도 하게 되고, 반부패 국민연대 등 여러 단체와 함께하면서 생각지 않던 관록이 생기게 된 것이지요.(웃음) 그 관록이 총선에 출마해도 될 정도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경력이 만들어진데다 박사학위를 갖고 시민운동가로 활동하자 박원순 변호사가 아름다운재단에 참여해 달라고 하면서 오늘의 깊은 인연을 맺게 된 겁니다.
기자 : 정계입문을 하려고 평소에 마음을 먹은 겁니까?
김형주 : 당초에는 그런 마음이 없었는데 우상호 임종석 이인영 같은 친구들과 가족처럼 지내다보니 자연스럽게 정치와 가깝게 되고 또, 도전해 볼 수도 있겠다고 자신감도 가지게 된 겁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선생이나 대학교수의 길을 가고 있겠지요.
기자 : 개혁에 대한 포부를 안고 여의도에 입성했는데 기성정치권에 대해 느낀 점은 어떻습니까?
김형주 : 기성정치권에 많이 실망했지요. 국회의원들이 세미나나 연찬회 갈 때를 생각해보면 참 어처구니없어 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시민사회에 있을 때 세미나도 많이 해 봤지만 우리가 세미나 한 번 추진하려면 한 달 전부터 이메일 주고받고 공부해 나름대로 알차게 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는데 국회에서는 버스에 모두 올라타서 세미나 장소에 도착할 때까지 어디에서 뭘 하는지도 모르고 가다가 버스 안에서 나눠주는 자료집 보고 현지에 내려서 사진 한 장 찍으면 끝나는 지경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는데 제대로 정책정당이겠어요? 이러니 각자가 이말 저말 하게 되고....가치통합이 힘든 거지요 그런 면에서 상당히 실망스러웠습니다.
기자 : 정치와 정당혁신이 대선에 중요한 이슈가 됐는데 이에 대해서 하실 말씀은요?
김형주 : 정치혁신은 부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정당명부제나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 지역구를 축소하고 전국구를 늘여 국민대표성을 높여야하겠고, 정당 내부로는 정책역량과 정책에 대한 책임성이 강화돼야 할 것으로 봅니다. 예를 들면 정권을 잡았다 정권을 놓으면 그 사람들이 청와대에 있다가 다시 정당으로 복귀해 그런 성과나 경험들이 축적이 돼야하는데 우리나라는 대통령 뽑아 놓고 난 다음에 한 3년 지나거나 퇴임 6개월 앞두면 탈당을 시켜버리잖아요. 돌아오지 않는 거잖아요. 청와대 있다 실패하면 다시 당으로 와서 당직자가 돼서 잘못됐으면 뭘 잘못했는지 파악해 다음선거에 대비해야 하는데 우리는 그냥 잘라버리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정당에 주인이 없는 겁니다. 당직자들도 다음 우리 당의 장이 누가 될 건가만 생각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어른들이 없고 역사가 없는 것이지요.
기자 : 노무현 대통령시절 국회의원 중 러시아어를 할 줄 아는 유일한 의원이라서 러시아 순방에 수행한 걸로 알고 있는데 가까이서 본 노무현 대통령은 어떤 분이었습니까? 노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느낀 바를 말씀해 주십시오.
김형주 : 2000년 KYC 지방자치아카데미 당시 슬로건이 ‘청년이여 고향에 돌아가 시장이 되자’였는데 당시 아카데미에서 처음 만난 노무현 대통령이 제게 악수를 하면서 ‘함께 합시다’라고 했어요. 뭘 함께 하자는지 몰랐을 정도였습니다.
노 대통령은 소탈하면서도 굉장한 공부 광이었습니다. 어떤 정책에 대한 깊이도 깊이지만 현실사회에 대한 이해가 너무도 깊은 분이었습니다. 혜안을 가진 지도자였습니다. 그러니까 관점으로는 깊이 보지만 포기할 줄도 알고...그런 현실에 다른 사람이 따라오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도 양해할 줄 아는....그러나 자기의 정확한 철학에 대해서는 굽힐 줄 모르는 그런 정말 탁월한 선지자적 지도자라 생각합니다.
기자 :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현 박원순 시장 캠프에서 활동하시다 서울정무부시장을 지냈는데요. 박원순 시장의 리더십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김형주 : 박원순 시장은 지장입니다. 시대변화를 정확하게 읽고 모든 정책적인 대안을 고민하고 그 대안적 현장에 직접 가보는 그런 정책의 달인입니다. 전 세계적인 글로벌 가버넌스에 세계적인 리더입니다. 시민사회운동시절 물론 협찬을 받아서 다녔습니다만 목민관클럽 지방자치단체장들을 데리고 일본 독일 영국을 다니면서 교육을 시킨 사람입니다. 정말 행정의 달인은 아닐지라도 정책의 달인은 분명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공무원들이 다 따라 하려면 무척 힘들 것입니다.
기자 : 청년운동가에서 국회의원으로, 또 서울시정무부시장을 하면서 많은 경험을 하셨는데 경남도지사가 된다면 어떤 일들을 하고 싶으신지요.
김형주 : 경남의 1차 산업부터 서비스 문화관광산업까지 잘 다듬어서 세계적인 전문투자자와 함께 친환경적이고도 지속적이고 매력적인 경남, 그리고 가장 재미있는,....외국인들이 가고 싶어 하고 보고 싶어 하는 곳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우리 경남이 산 좋고 물 좋고 바다 좋고 들 좋은 곳 아니겠습니까? 그 아름다운 곳이 이명박 정권의 4대강사업으로 혼탁하게 된 점은 너무 안타깝습니다. 이를 되 돌려놓고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고 싶습니다.
또 한 가지는, 뚝심의 리더십을 가진 훌륭한 김두관 전 지사가 도정을 이끌었지만 박원순 시장 같은 세계적 네트워크라든지 세계적 흐름에 대해서는 조금 부족했던 점이 있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집니다. 경남이 아무리 훌륭한 요소들을 갖추고 있지만 구슬이 서 말 이라도 꿰어야 보배인 것처럼 글로벌적 시각과 글로벌네트워크 확보는 필수요소라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의 국제적 감각과 서울시정 경험이 경남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 본인은 어떤 리더가 되고자 합니까?
김형주 : 협치와 위키디피아 식의 정책을 펼치려합니다. 경남은 330만 인구를 갖고 있는데 이는 전체 인구의 6.5%입니다. 면적은 전체면적의 10%입니다. 예컨대 70만 명의 인구를 불리는 프로젝트를 성사시켜보자. 그런 아이디어를 내고 폭 넓게 교감하면서 가자. 물론 세계적 경기불황입니다만 경기를 살리는 것이 사람이 북적거려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수도권으로 가지 못하게 하는,...소통과 전문가들의 결합이 가능한, 그런 논의를 같이해가면서 도민들과 함께 가고 싶습니다.
저는 또 서울을 사겠다는 것도 통한다고 봅니다. 경남의 공무원을 서울에 파견하고 경남의 기업들이 서울 사무실을 얻어서 돈벌이를 해 세수 확대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울 경남 교류활성화라든지 기업이 더 좋은 환경에서 일 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기자 : 야권 단일화 문제는?
김형주 : 반드시, 무조건 단일화에 임할 것입니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