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학회 전신 부일장학회 실소유주 故 김지태씨 부인 “죽기전에 해결 됐으면...”장탄식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이 대선 출마를 밝히는 시점에 박정희 군사정권이 강탈한 정수장학회의 전신 부일장학회의 실소유주 김지태씨의 유가족과 시민사회 등은 정수장학회 환원 문제를 집중 거론하고 나섰다.
박근혜, “국민의 아픔 같이 나누고 함께 해결하겠다”...5.16 군사정권이 강탈한 정수장학회 유족들의 아픔은?
박 의원은 10일 오전 10시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경제민주화 △생애주기별복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국민의 아픔을 같이 나누고, 함께 해결하면서 국민 모두가 각자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에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18대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우리 정치는 국민들에게 절박한 삶의 문제가 아니라 민생과 상관없는 정쟁과 비방에만 몰두해있고, 정치가 국민을 안심시키기는커녕 안보까지 걱정하게 만들고 있다”며 “이제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을 국가에서 국민으로, 개인의 삶과 행복 중심으로 확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16 군사반란의 잘못된 체제 바로 잡자는 것”
같은 시각 국회에서는 정수장학회의 전신 부일장학회의 원소유주 故 김지태씨의 유가족 부인 송혜영 여사와 장남 김영우 씨가 민주통합당 배재정, 전해철 의원과 민주언론연합 박석운 공동대표, 언론자유시민연대, 이호진 부산일보 지부장, 언론노조 강성남 수석지부장, 백기완 독재유산 정수재단 환수와 독립언론 부산일보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기자회견을 갖고 ‘정수장학회 전 이사장 박근혜 의원에게 묻는다’는 공개 질의서를 발표했다.
7월 14일은 박정희 정권이 김지태씨 소유의 MBC와 부산일보 주식을 강탈해 정수장학회(구 5.16 장학회)를 설립한지 50년이 되는 날이다.
김지태 씨의 부인 송혜영씨는 팔순 노구를 이끌고 국회를 찾았다.
몸이 많이 안 좋은 상태에서도 아들 김영우 씨와 며느리의 부축을 받아 마이크 앞에 서서 “김지태씨와 1962년 부일장학회를 강탈당하던 당시 옥고를 치르고 몸이 안좋다”며 “그 때 제가 서울에 살았는데 중앙정보부에서 와서 강제로 끌고 가 형무소에 넣었다. 그곳에서 제가 한 달 반을 있었다. 그런데 (김지태) 회장님이 구속되고 나서 사흘 만에 풀어 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내 나이가 팔십인데 죽기 전에 이 문제가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故 김지태씨의 장남 김영우씨는 “5.16 군사 반란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이명박 정권이 이어 받았고 박근혜가 받아치려는 그런 경각에 와있다”며 “그래서 과거사를 정리하자는 차원이 아니고 오늘의 5.16 군사반란의 모든 잘못된 체제를 바로 잡자는 그런 자리”라고 말했다.
“박근혜, 강탈한 장물로 끝까지 대통령 선거 치를 작정인지 말 좀 하라”
그는 “저도 박근혜한테 두 가지만 물으려고 한다”며 “정수 장학회 그 재산은 모두 강탈한 장물이요 그것으로 끝까지 대통령 선거를 치를 작정인지 말을 좀 하라. 또 혹시 세상이 거꾸로 뒤집혀서 권력을 장악하게 되면 또 다시 언론을 장악해서 선량한 사람들의 재산과 권리와 자유를 강제적으로 강탈할 작정인지 박근혜는 답하라”고 촉구했다.
과거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 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 민간위원을 역임했던 서울대학교 한홍구 교수는 “과거의 잘못을 바로 잡지 않은 사람은 또 다시 그 잘못을 반복한다”며 “시간이 지나면 장물은 가져도 되는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수장학회 실소유주 박근혜라는 건 하늘도 알고, 땅도 알고, 자신도 알고 있을 것”
민주언론 박석운 대표는 “눈 가리고 아웅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누가 봐도, 어린애가 봐도 박근혜 의원이 정수장학회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것은 다 안다. 하늘도 알고 땅도 알고 자신도 알고 있을 것이다. 눈 가리고 아웅해서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수장학회의 핵심 재산들이 언론사와 직접관계 돼 있다”며 “부산일보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고, MBC의 지분 30%, 경향신문사 사옥 몇 백 평을 보유하고 있다. 이 재산들은 반드시 원상회복 되고 언론의 자유를 위해서도 공공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택 언론노조위원장은 “박근혜 의원이 대선 출마 슬로건으로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라고 했는데 언론노동자들의 염원이자 꿈 이런 것들을 짓밟고 과연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는 어디에 설 수 있냐”고 물으면서 “그것은 우리 국민 모두의 ‘내 꿈’이 아니고 ‘네 꿈’이 이뤄지는 나라 일 뿐이다. 그 꿈은 시대의 염원과 상식과 정신에 어긋나는 도착적인 집단들의 탐욕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박근혜 의원이 국정을 좌지 할 만한 최소한의 자질이 있는지 시금석을 이 문제를 통해서 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호진 부산일보지부장은 “그가 꿈꾸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 줄 모르겠지만 오늘 기자회견문에 나와 있는 내용들에 대해서 명확하게 답변하지 못한다면 그 꿈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고심하고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2007년 5월 29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가 내린 정수장학회 강제헌납 판결을 어떻게 생각하는 지 △박근혜 의원과 뗄 수 없는 관계인 현 정수장학회 이사장 최필립씨를 누가 이사장 자리에 앉혔는지 △박정희 군사정권 시절 국가권력을 동원회 이뤄진 수많은 민간의 인권과 재산권 침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 답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위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박근혜 의원의 대답이 국민들의 선택 기준이며, 검증의 일부분”이라며 “정치인이기에 앞서 상식적인 한 인간의 기준으로 양심에 거리낄 것 없는 대답을 성실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재차 촉구했다.
“박근혜, 박정희가 약속한대로 정수장학회 원소유주에게 돌려줘야 한다”
또 국회에서는 민주당 초선의원 네트워크 ‘민초넷’이 주최하고 부산일보 해직기자 출신 배재정 의원이 주관하는 ‘박근혜 의원과 정수장학회’를 주제로 하는 한홍구 교수의 특별강연이 개최됐다.
한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故 김지태씨 소유의 부일장학회가 어떻게 군사정권에 의해 강탈당했으며 그 과정에서 5.16장학회를 거쳐 정수장학회로 재탄생하게 됐는지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날 국회의원 신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이 강연회에는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이미경, 이낙연, 인재근, 신경민, 유인태, 은수미, 임수경, 유대운 의원 등이 강연을 청취했다.
이해찬 대표는 “정수장학회는 5.16 이후에 설립자를 강압해서 뺏어서 만든 장학회”라며 “5.16장학회로 내려오다 정수장학회로 왔는데 박근혜 의원은 정수장학회의 이사장을 오랫동안 해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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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는 “2005년에 이 장학회가 문제 된다 싶으니 이사장직을 내려놓고 최측근 인사를 내세우고 나와는 관계없는 장학회라고 했는데 공직자의 태도는 아니라고 본다”며 “정수장학회는 부산일보, 부산 MBC 지분을 가지고 있고 MBC 본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장학회다. 누가 봐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박근혜 의원이 사회 환원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명확하게 정리하는 것이 옳다. 그래야 공직자로 떳떳하게 행보를 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박근혜 의원이 대통령 후보를 하려면 자기 주변 정리를 해야 한다”며 “박정희 대통령이 멀쩡한 사유재산을 빼앗아 정수장학회를 만들었는데, 반드시 그 분이 약속한대로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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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홍구, “정수장학회가 박근혜 대선 가도의 치명타는 아니지만, 스텝 꼬이게 할 수는 있을 것”
이날 강연을 한 한홍구 교수는 “지금의 언론사 파업 사태의 뿌리는 박정희 언론 장악에 있다”며 “지금도 정수장학회가 10조원 가까운 재산을 관리하며 언론사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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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수장학회를 해체해 유족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맞다”며 “그 방법으로는 정수장학회를 해체하고 재산을 모두 국가에 반납해 국가가 다시 출연해서 부산지역 시민사회가 다시 모여 고인을 뜻을 받들어 장학회를 다시 설립하는 방법이 있고, 아니면 정수 장학회 법인은 그대로 두고 정관과 명칭을 바꾸고 지금 이사진이 총사퇴해서 가는 방법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5.16장학회(정수장학회의 옛 명칭)에 남겼다는 ‘음수사원(飮水思源)’을 지적하면서 “물을 마실 때 그 근원을 생각하라는 음수사원의 원뜻을 실현 시켜주는 게 박정희의 꿈도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그는 “우리 사회가 제대로 된 사회라면 적어도 장물은 주인의 손으로 돌려주는 것이 맞다”며 “원주인에게 돌려주고 원주인의 뜻으로 훨씬 더 고인의 뜻에 맞게 하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민주당에도 적극적으로 정수장학회 문제 해결을 나서주기를 당부했다.
다만, 그는 정수장학회 문제를 대선에서 박근혜 의원을 이기기 위한 필승 카드로 사용하는 데 대해서는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정수장학회 문제를 민주당에서 힘을 쓰고 밀어붙여야 하지만, 박근혜 의원의 치명타는 아니라고 본다”며 “이 문제는 권투에 비유한다면 박근혜의 스텝을 느리게 하고 스텝을 꼬이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정타는 민생문제”라면서 “과거사 죽어라 해봐야 민생문제 안 풀리면 아무소용 없다는 것을 절절하게 깨달았다. 본령이 민생문제다. 그래야 정수장학회 문제도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 준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 꼭 대선에서 승리해서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같이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정수장학회의 탄생과정
1962년 박정희와 그의 부하들은 정권 연장의 꿈을 위해 언론사를 소유하기로 한다. 그 상대로 부산일보를 지목한다. 이 때 박정희 정권은 부산일보를 소유한 사업가 김지태 씨를 잡아 놓고 부산일보와 MBC, 부산MBC 주식을 포기 할 것과 부일장학회의 기본 재산인 서면일대 토지 10만평을 내놓으라고 요구한다.
이를 거절하던 김지태 씨는 당시 젊은 부인 송혜영씨와 자신이 사주로 있는 회사의 간부들이 구속되고, 자신도 관세법(밀수입).국내재산도피방지법.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 행사죄. 농지개혁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징역 7년을 선고받자 재산포기각서를 작성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송혜영 씨는 1960년 남편과 서독 여행 후 귀국할 때 미화 6200달러(당시 한화 1000만환) 상당의 7캐럿짜리 다이아반지와 사진기를 밀수했다는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관세법으로는 세관을 통과할 때 반지를 손에 끼고 들어오면 구두신고를 한 것으로 간주했기 때문에 송혜영 씨에게 밀수죄 적용은 부당한 것이었다.
중앙정보부는 나중에 송혜영씨에게 압수했던 다이아반지를 돌려주었다. 송혜영 씨는 구속된 지 한 달 반 만에 남편 김지태씨가 구속되고 사흘 만에 석방됐다. 김지태씨는 부산 서면 일대 토지 10만평도 박정희에게 양도하고 석방 된다.
박정희와 그 부하들은 김지태의 재산으로 5.16 장학회를 설립하고 이것이 1982년 박정희의 ‘정’자와 육영수의 ‘수’자를 따 정수장학회로 이름을 바꾸게 된다. 정수장학회는 현재 부산일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고, MBC의 지분 30%를 소유하고 있다.
서울 중구 정동의 경향신문사 사옥 약 750여평의 토지도 소유하고 있다. 정수장학회 이사장은 박정희의 최측근들이 이어왔다. 1995년부터 2005년까지는 박근혜 의원이 이사장을 맡았고, 이사장 재직시절 2억 5천 3백 5십만 원의 연봉을 수령했다.
현재는 박근혜 의원이 육영수 여사의 영부인 역할을 대리할 때 공보담당관이었던 박근혜 의원의 최측근 최필립씨가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최필립씨는 박정의 전 대통령을 임금님이라 칭하고 박근혜 의원을 ‘임금님의 큰 영애’로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