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기사는 지난 6월 14일 거제교육지원청(교육장 김복근)이 거제시 남부면 명사해수욕장과 장사도에서 「거제사람․거제사랑」희망교육 실천이라는 이름 아래 실시했던 ‘2012년 상반기 학교운영위원 연수’에 참여했던 경남산업고등학교 최양희 학교운영위원이 거제인터넷뉴스에 기고한 연수 참가 후기로, 학교운영위 운영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커 그 全文을 그대로 싣는다.
아래는 최양희 학교운영위원의 기고문 全文이다.
경남산업고 학교운영위원 최양희
- 학교운영위원회 교육 단 3분! 불쾌했다.
- 운영위원장협의회 3백만 원 모아 교육장에게 전달하기도
올 해 대학에 입학한 큰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이었을 때부터 참여한 학교운영위원회 활동이 초,중,사립고,전문계고를 거치면서 거의 10년째다.
휘청거리는 유람선에서 학교운영위원 연수는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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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학교에서 온 문자 ‘학교운영위원회 연수 6월14일 9시 장사도’. 무슨 학운위 연수를 장사도에서 어떻게 한다는 것인지 잘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작년에 계룡산에서 학교운영위원회 연수에 학교에 있어야 할 학생들을 계룡산에 불러올렸던 기억을 떠올리며 장사도에 애들을 동원시킬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어떤 기발한 연수인지 궁금해서 참석했다.
다행히 아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제법 강한 바람 때문에 장사도 가는 유람선은 사회자가 중심을 잘 잡지 않으면 비틀거릴 정도로 출렁거렸는데 그 흔들리는 유람선에서 학교운영위원회연수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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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학교 학교장, 운영위원 5명을 참석시키라는 교육청 공문에 따르면 유람선에 승선한 운영위원들은 어림잡아 300명이 넘었을 것이다.
9시30분쯤 승선해서 모 초등학교 주무관의 섹스폰 연주, 개회선언, 교육장인사, 학교운영위원회협의회 임원소개와 격려사, 경남교육정책동영상시청, 거제교육 주요 업무안내와 토론까지 11시에 마치는 것으로 되어있었다.
섹스폰연주 2곡 후 교육장인사말이 끝날 즈음에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에서 3백만 원을 모아서 교육장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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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와 함성이 터졌다. 이해 할 수 없는 장면이다.
학부모들에게 학교운영위원이나 학부모회 참여를 권유하면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돈이 많이 들잖아요’ 할 때마다 ‘요즘은 학교에서 돈을 걷지 않으니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설득하곤 했는데 교육장이 직접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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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복근 교육장의 선상에서 인사말 |
학교운영위원하려면 돈 좀 써야한다는 것을. 오늘 여기 참여한 운영위원들은 각 학교에 돌아가면 학교행사 때 돈을 걷어 후원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 할 것이고 학교도 당연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교육당국은 말로만 불법찬조금 걷지도 말고 내지도 말라고 하면서 다 빈 소리였다.
교육장이 직접 보여주었다.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에서 후원을 한다 해도 만류해야 하고 교육청 예산으로 집행해야 한다.
엄청난 예산을 들여서 학교운영위원회협의회에 부담을 주면서까지 실시한 장사도연수의 또 다른 문제점은 학교운영위원회가 무엇인지?
얼마나 중요한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에 대한 기본 교육을 기대했건만 교육은 오전10시20분에 시작하여 23분에 끝났다.
세계신기록이 아닐까 싶다.
학교운영위원회를 10년 정도 해오면서 안타까웠던 부분은 학부모운영위원이든, 지역운영위원이든 학교운영위원회의 역할이나 그 중요함을 잘 알지 모르고 임기를 마친다는 것이다.
학교운영위원들이 잘 몰라야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운영위원회 회의도 빨리 끝나고 학교장이 편하다는 것을 이해는 하겠지만 3분은 너무 짧고, 불쾌했다.
각 학교운영위원들은 학교에서 요청하는 일에는 운영위원으로써 참석해야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바쁜 일을 미루고 참석했는데 경남도교육청, 거제교육청 홍보행사에 동원된 느낌이었다.
그리고 교육과장의 학교폭력에 대한 간단한 교육이 있었고, 두 학교의 성의 없고, 형식적인 사례발표와 관리과장의 신설학교 추진현황 설명이 이어졌다.
심지어 배 뒤쪽은 음향시설이 지원되지 않아 이것마저 들리지도 않았다.
계획된 학교운영위원들과의 토론은 시간 부족으로 생략하고 오전 11시쯤 장사도에 도착하여 배에서 내려 기념촬영을 했다.
학교운영위원회는 학부모들이 학교에 참여할 수 있는 유일한 법적기구이다.
교육청에서는 학교운영위원들이 그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교육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거제교육지원청은 바쁜 운영위원들을 불러놓고는 연수를 빙자한 관광을 시켰다.
좋은 구경 했다고 좋아하는 운영위원들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별 의미 없는 연수에 실망감을 나타내는 운영위원들도 많았다.
거제지역 초,중,고 학교운영위원들이 한자리에 모였을 때 거제교육장은 학교운영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좀 더 나은 교육환경을 우리아이들에게 만들어 주는 것이 교육장의 가장 큰 역할이다.
거제교육장으로 부임하여 각 학교 스쿨존은 한번쯤 돌아보셨는지, 돌아보셨다면 연초초등학교 스쿨존이 얼마나 위험한곳인지 학교 정문 앞에서 버스, 대형트럭이 유턴을 할 때마다 어린아이들이 얼마나 조마조마하게 학교에 등교해야하는지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작년까지 500명 이하 학교가 무상급식 대상이었는데 올 해부터 동지역 학교는 초등학교4학년부터 무상급식이 적용되어 전교생 500명이 안 되는 마전초, 능포초 1,2.3학년들이 무상급식 대상에서 제외된 것을 알고 있는지, 교육청에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대책이 있는지 알고 싶다.
거제교육지원청은 지난 해 거제지역 모든 초,중학교 학생들을 한날 동시에 ‘걸어서 거제 한바퀴’라는 갑작스럽고 일방적인 행사참여 통보로 각 학교를 혼란스럽게 만들었고, 학교운영위원회 연수를 계룡산에서 한다 하면서 아이들을 동원시켰다.
올해는 6월 1일 학부모들이 가장 바쁜 오후3시부터 5시까지 삼룡초에서 ‘행복한 삶을 위한 철학과 교육관’이라는 주제로 2012년 상반기 학부모 대학에 초,중.고 학부모회장들을 대상으로 강좌를 열었다.
학교에서 참석을 요청하면 학부모회장 입장으로 안 갈 수도 없고 해서 있던 일도 미루고 참석을 했더니 알맹이 없고, 말장난하는 강의에 화가 나서 중간에 강의실을 나왔다.
내가 나 온 후 절반이상 학부모들이 자리를 떠났다고 들었다.
거제교육장께 부탁드린다.
형식적이고, 생산적이지 못한 행사에 더 이상 귀한 예산 쏟아 붇지 말았으면 한다.
낮은 자세로 거제지역 학생, 교사, 학부모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
학원 말고는 갈 곳이 없는 우리 청소년들을 좀 안타깝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보이기 위한 교육행정 이제 그만하시고 제대로 된 학교운영위원회연수를 빠른 시일 내 다시 실시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