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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산불 대응을 위한 임도 개설과 방화수 설치, 미래 숲을 지키는 길
  • 고성인터넷뉴스2025-04-10 오후 06: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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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쌍자 고성군의회 의원


최근 전국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며 인명과 재산 피해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기후 위기와 이상기온이 반복되면서 산불은 더 이상 특정 계절의 문제가 아니라 일상적인 재난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산림이 넓고 마을이 산자락에 인접한 고성군과 같은 지역은 산불 발생 시 초기 대응이 늦어질 경우 피해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산불 발생 시 지상 진화 차량은 산속 깊은 곳까지 진입하기 어려워 신속한 대응에 한계가 있고, 헬기만으로는 강풍 속에서 빠르게 번지는 불길을 제어하기엔 역부족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산림 내 임도(林道)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임도는 단순한 산길이 아니다. 이는 진화 인력이 가장 먼저 접근할 수 있는 통로이자, 불길의 확산을 차단하는 방화선이며, 긴급 구조와 물자 수송을 위한 핵심 기반시설이다. 실제로 임도 인프라가 잘 갖춰진 지역은 산불 진화 속도가 빠르고 피해 면적도 작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하지만 임도 개설을 둘러싼 환경적 우려도 간과할 수 없다. 무분별한 개설은 숲 훼손과 토양 유실, 야생동물 서식지 단절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일부 지자체에서는 필요성 검토 없이 실적 위주로 임도를 개설하거나 예산 부족으로 사후 관리를 방치한 사례도 있었다.

 

이제는 단순히 임도의 수를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과학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드론, 위성지도, GIS(지리정보시스템) 등을 활용해 산불 위험 지역과 바람길, 지형을 정밀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임도망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토사 유실을 줄이기 위한 생태 배수 공법, 비포장 대신 투수성 포장재를 활용하는 방식 등 친환경 시공도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 여기에 정기적인 유지관리, 우기 대비 안전 점검, 침수 및 붕괴 방지 시스템 구축 등 사후 관리 체계도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아울러 산 주변 마을에는 방화수를 설치해 주민들이 화재 초기 단계에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여건을 갖추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방화수는 단순한 물탱크가 아닌,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최전선의 방어선이 될 수 있다.

 

산불 대응은 사후 복구보다 사전 예방이 훨씬 효과적이다. 불이 나고 나서 후회할 것이 아니라, 불이 나기 전에 제대로 된 길을 만들고 대응 체계를 갖추는 것, 그것이 우리의 숲을 지키는 진정한 시작이다.

 

고성군을 비롯한 각 지자체가 산불을 일시적 위험이 아닌 상시 재난으로 인식하고, 보다 정밀하고 지속 가능한 대응 체계를 마련해주기를 기대한다.

 

*** 글 속 주장은 고성인터넷뉴스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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