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들의 반란’, 조직·계파가 이끌던 정당정치 갈아 치우나?
‘엄지(스마트폰에 친숙한 이용자들을 지칭하는 신조어)들의 반란’이 대한민국 정당 정치에 변화의 물결을 가져올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민주통합당의 새지도부를 뽑는 선거가 9일 모바일 투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 |
민주통합당은 새지도부를 뽑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일반 국민들도 투표가 가능하도록 모바일 투표 방식을 채택했고, 또 국민참여 선거인단의 선택 70%를 반영하는 파격적인 대표 선출방안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민주통합당 당원이 아닌 일반시민들도 통합민주당의 새지도부를 뽑는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모바일투표 44%가 20~30대, ‘정치혐오’ 젊은층 관심집중
국민참여 선거인단은 1인 2표를 행사할 수 있으며 모바일 투표 신청자는 9일부터 14일까지 정해진 시간 동안에는 언제든지 모바일 투표가 가능하며, 현장 투표를 신청한 자는 15일 고양 킨텍스에서 실시되는 현장 경선 투표에 참여 하게 된다.
민주통합당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9시 선거인단 마감 시간까지 모두 77만 1,273명(당비당원 12만 7,920명)이 국민선거인단 등록을 완료했고, 이중 모바일투표 희망자가 88%에 달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도 20~30대 선거인단이 44%를 점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한 마디로 민주통합당 전당대회가 대한민국 정당 정치사에서 일찍이 찾아 볼 수 없는 흥행 대박을 기록했고, ‘젊은 엄지’들에 의해 앞으로 민주통합당을 이끌고 갈 지도부의 얼굴이 결정 된다.
이에 따라 선거 판세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9명의 후보자들도 ‘젊은 엄지’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자신들의 정책을 강조하는 정책 중심의 선거로 이끌고 있다. 기존의 인지도와 조직, 계파 선거는 더 이상 선거의 결정 요인이 되지 못한다.
이 같은 민주통합당의 전당대회에 대한 높은 관심도가 정당에 대한 지지율도로 이어져 민주통합당의 지지도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난 2004년 열린우리당 이후 8년 만에 1위 탈환에 성공했다는 보도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는 것을 보면 일단 통합 자체는 성공했다는 평가도 가능해진다.
일정한 요건을 갖춘 국민에게 주어지는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총선, 지방선거, 대통령 선거도 아닌 한 정당의 당대표를 비롯 지도부를 뽑는 정당 선거에 이 같은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데에는 일단 ‘정당의 문턱이 낮아졌다’는 단편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다.
더 나아가서는 기존의 정당정치로는 변화를 원하는 국민의 선택을 받기 어렵게 되었다는 점이다. 바꿔 말하면 변하지 않으면 국민들에게 언제든지 버려질 수 있다는 경종을 울린 셈이다.
기존의 정당원 또는 대의원들의 의사에 따라 대표와 지도부가 결정되던 ‘그들만의 리그’에서 너와 내가 뽑은 ‘우리의 대표, 우리의 지도부’가 탄생하게 될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
민주통합, 4월 총선·12월 대선 ‘일단, 희망이 보인다!’
민주통합당내에서도 국민선거인단 ‘흥행 대박’이 4월에 치러질 총선과 12월 치러질 대선까지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희망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우선, 투표율이 높고 그 중에서도 젊은층이 투표에 참여하게 되면 한나라당보다는 민주통합당에게 유리하다는 것은 지난 17대 대통령 선거와 18대 총선에서 확인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역대 최저인 46.1%의 투표율을 보였던 지난 18대 총선에서 60세 이상의 투표율은 65.5%였던 반면, 20대 후반 투표율은 24.4%에 그쳤다. 또 제 17대 대통령 선거에서 최종 투표율은 63.0%였으며, 50대 투표율이 76.6%로 최고를, 20대 후반 투표율이 42.9%로 최저를 기록했다.
반면,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당선된 지난 2011년 4.27 재보선 분당을 국회의원 선거도 평일 치러진 재보선 선거 치고는 높은 투표율인 49.1%를 기록했고, 지난 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도 48.6%의 높은 투표 참여율을 보였다.
민주통합당 국민선거인단 흥행 바람이 성공적인 지도부 선출을 통해 4월 총선까지 이어진다면 민주통합당의 필승이 예상된다. 물론, 그 전에 선행되어야 할 점은 ‘엄지들의 변화에 대한 요구’를 읽고 이에 민주통합당이 얼마만큼 부응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