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 구희연․이은주 지음/거름
2013년 충북도는 화장품&뷰티산업 세계박람회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중간보고회를 갖기도 했다. 충북의 화장품관련 기업 수는 51개, 한해 생산액이 약 1조3천억 원 으로 전국 2위의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박람회를 기획하게 된 계기다. 충북에서 떠오르고 있는 화장품에 대한 약간의 상식적 기반이 필요할 것 같아 찾아본 책이 바로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많이 바를수록 노화를 부르는 것이 화장품’이라는 것이다. 필자들은 “화장품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으로서 현실을 받아들이고 알리는 작업은 너무 힘든 것”이었음을 고백한다. 또한 2년 전 한 리서치 회사가 화장품 관련 설문조사를 했는데 화장품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계층은 30대 여성으로 기초 제품을 평균 8개, 색조제품은 평균 7개를 사용한다고 한다. 하루 36번 온몸에 독을 바르는 헤프닝이라며 실소한다.
지은이들은 ‘과연 화장품이 이들이 보여주는 멋진 광고 화면처럼 먹지 말고 피부에 양보해도 될 정도로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재료를 사용하고 있을까?’ ‘우리가 늘 바르는 로션, 에센스, 크림, 심지어 스킨 등 거의 모든 화장품에 보습제가 들어 있다. 이걸 죄다 바른다는 것은 식사를 하면서 밥과 우동과 스파게티와 자장면을 한 그릇에 넣고 비벼 먹는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폭로한다.
외국의 경우, ‘독일은 연방보건성의 자연 화장품에 대한 정의, 유럽연합의 규정 및 BDIH규정 등에 의거하고 있어 가장 까다롭기로 소문나 있다. 독일에서 천연 화장품이라 말하는 기준은 원료 채취부터 제조 공정까지 모든 생산 과정에서 어떠한 화학성분도 넣지 않고 만들어진 제품을 이른다. 나아가 제품 출시에 앞서 꼭 필요한 독성실험도 ‘3-R-원칙’에 따라 동물실험이 아닌 세포 독성검사, 피부 배양검사, 광독성 검사 등으로 대체하고 있다. 특히 유럽은 미국 다음가는 큰 시장이지만 화장품에 있어서만은 ‘유럽이 최고다’라는 유럽 기준의 전통과 명성은 미국도 넘어설 정도로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사실 대부분의 국내 화장품 회사들은 동남아나 중국 등 아시아권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는 화장품을 수출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 국내사들은 매출액의 70~80%가 내수로 유지되고 있을 정도로 내수시장이 튼튼하다. 그래서 굳이 환영도 하지 않는 유럽에 진출해 이미지를 깎아 먹을 생각이 전혀 없다.
경기불황이 예상되는 가운데에서도 2009년 우리나라 화장품 시장은 6%대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매출액 규모도 7조원을 돌파할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경제성장률 -6.9%의 하락세, 민간 소비 증가율-13.4%에도 불구하고 화장품시장은 -0.2% 하락에 그쳤을 만큼 국내 화장품 내수시장은 기초 체력이 튼튼하다. 국내 화장품 시장은 마켓사이즈로만 봐도 세계 7,8위 수준이다. 당연히 스스로 바꿀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그러나 이들은 “발암 의심성분, 환경호르몬 의심 성분, 알레르기 유발 성분, 피부에 깊이 침투하는 합성 계면활성제 첨가여부를 확인 할 수 있다면 이 책의 집필목적을 달성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에도 드디어 ‘2008년 10월 화장품의 전성분 표시제가 시작됐기에 다행’이란다. 전세계가 이렇게 변하고 있을 때 우리도 국제기준에 발맞춰 천연, 유기농 화장품 제조와 유통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정비할 필요가 있단다. 지금부터라도 유럽의 기준을 따라가는 혁신만이 대안이라는 이들의 주장을 곱씹을만하다.